[movie]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hybrid) 영화제’
[movie]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hybrid) 영화제’
  • 해나(본지 에디터)
  • 승인 2020.07.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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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4th Buche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가 7월 9일에 개막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장르영화 팬들이 매년 기대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한 BIFAN이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 중 오프라인 영화제와 온라인을 병행하는 첫 사례다.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유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왓챠’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BIFAN 온라인 전용 페이지를 개설해 7월 10일부터 16일까지 7일간 영화제 초청작 69편을 상영하기로 했다. 온라인 상영관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가 아닌 PC를 통해서만 접속 및 관람이 가능하다. 시·공간적 제약을 해소해 영화를 관람할 기회를 확대하면서도 ‘영화제를 통해 영화를 감상’하는 고유의 관람 경험을 보존하기 위해서이다.

〈여고괴담 리부트: 母校〉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여고괴담 리부트: 母校〉가 상영된다. 한국 공포영화의 ‘클래식’이자 이미연, 김규리, 최강희, 공효진, 송지효, 서지혜, 오연서 등 많은 스타들을 탄생시키기도 한 ‘여고괴담 시리즈’의 최신작인 이번 영화는 시리즈의 기본 맥락을 유지하면서도 공포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해석을 보여준다. 드라마 〈SKY 캐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서형이 고교시절의 기억을 잃고 모교의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로 출연하며, 영화에서는 그녀의 등장과 함께 과거와 연관된 사건들이 하나둘씩 벌어지며 공포스러운 상황이 전개된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의 아역으로 출연한 김현수와 〈귀향〉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배우 최리가 주연을 맡으며 기대감을 높인다.

〈SF8〉

  그리고 영화와 드라마의 크로스오버 프로젝트인 〈SF8〉이 이번 영화제에서 선공개된다. MBC, 한국영화 감독조합(DGK), 웨이브(wavve)가 손잡고, 수필름이 제작한 이 작품은 한국판 오리지널 SF 앤솔러지 시리즈를 표방하며 판타지, 호러, 재난에 AI, AR, VR, 로봇 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을 통해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SF8〉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기술발전을 통해 완전한 사회를 꿈꾸는 인간들을 그려낸다. 한국영화감독조합에 소속된 김의석, 노덕, 민규동, 안국진, 오기환, 이윤정, 장철수, 한가람 감독이 참여하여 각 40분 러닝타임의 작품을 선보인다. 7월 OTT 플랫폼 웨이브를 통해 감독판이 선공개를 앞둔 가운데 이번 영화제를 통해 한발 앞서 〈SF8〉을 극장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으로 ‘패밀리 존’을 준비했다. BIFAN은 장르영화의 특성상 제한 연령이 높은 작품들이 주로 상영되므로, 기존에 영화제에 참여했던 영화 팬들 중에서는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부족해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아쉬움을 덜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패밀리 존’이다.

〈하늘의 푸르름을 아는 사람이여〉

  이 프로그램에서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실사 아동영화로 초등학생 진구가 동자승들과 함께 도둑을 잡기 위해 길을 떠나는 이야기를 다룬 용민네 감독의 〈액션 동자〉, 서로 다른 시대에 살고 있는 두 12세 소녀가 신비한 마법의 힘으로 서로의 시간대를 바꾸는 이야기를 담은 피에르 꼬레 감독의 판타지 영화 〈마고와 마게리트의 환상의 시간여행〉, 언니를 좋아하던 남자를 짝사랑하고 함께 연주하고 싶었던 소녀의 사랑을 그린 나가이 타츠유키 감독의 〈하늘의 푸르름을 아는 사람이여〉, 1943년 제작되어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은 영화 〈돌아온 래시〉의 리메이크작 〈래시 컴 홈〉이 상영될 예정이다.

  장르영화산업진흥 프로그램과 해외 거장 감독의 강좌 등 관련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극장은 정원을 채우지 않고 ‘객석 간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운영한다. 오프라인 행사인 감독과 관객의 만남은 철저한 방역작업 뒤 진행할 예정이다. 또 개·폐막식과 초청작 상영회 등 오프라인 행사를 대폭 축소하고 영화제에 사용할 오프라인 극장 8곳을 3곳으로 줄였다.

  BIFAN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영화제를 진행하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내심 이번 영화제가 ‘새로운 영화축제의 모델’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왓챠와 부천국제 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올해 처음 시도하는 온라인 상영관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맞춘 새로운 모델로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신철 BIFAN 집행위원장은 “온라인 상영관 운영은 BIFAN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라며 “변화의 시기에 영화제와 OTT 플랫폼 간에 시너지 모델을 구축하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쿨투라》 2020년 7월호(통권 7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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