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생각하는 푸른 영화축제
[movie]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생각하는 푸른 영화축제
  • 이정훈(본지 객원기자)
  • 승인 2020.07.30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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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서울환경영화제 17th Seoul International Eco Film Festival

  JTBC와 환경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제17회 서울환경영화제(이하 SEFF)가 7월 2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영화제는 ‘에코 어스(ECO US, ECO EARTH)’라는 슬로건 아래 전 세계에서 출품된 3천여 편의 영화 중 57편을 골라 상영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생각하는 푸른 영화 축제로 진행된다. 최열 조직위원장은 “한편의 좋은 영화는 감동을 주고, 세상을 바꾼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많은 분들께 위로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영화제 개최에 관한 소감을 밝혔으며, 이명세 집행위원장은 ‘디지털 영화제’로 변모하는 새로운 SEFF에 대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탄소 절감 영화제를 선도하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전하기도 했다.

  SEFF는 환경을 테마로 하는 아시아 최대 환경영화제로, 그동안 지속 가능한 영화제를 지향하며 탄소 절감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특히 17회를 맞이한 올해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환경에 대한 이슈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는 만큼, 지금 이 시기에 필요한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 집행위원회에서 세심하게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실제 전체 출품작 수가 총 3,132편으로 전년 대비 50퍼센트 증가했고, 팬데믹 상황이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여 인류 문명사에 대한 반성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과 관련 이슈들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에 따라 27개국 총 57편의 영화가 상영되며, 그중 이번 영화제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프리미어 작품 수 역시 작년에 비해 약 38퍼센트(월드 프리미어 1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편 및 아시아 프리미어 21편, 코리아 프리미어 14편) 증가했다.

개막작 토마 발메스 감독의 〈라야의 어린 스님〉

  개막작으로는 토마 발메스 감독의 〈라야의 어린 스님〉이 선정됐다. 전기와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은 부탄의 ‘라야’ 마을에 위성 TV와 스마트폰 등 문명이 들어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전례 없는 연결과 접속의 시대를 사는 우리가 어떻게 환경을 지각하고 타인과 관계 맺는지를 관찰한다.

  이 외에도 사회적 억압에 맞서는 여성들을 그려내는 작품들로 주목받아온 강유가람 감독의 신작 〈우리는 매일매일〉, 부산 지하철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을 통해 미래를 관찰하는 〈언더그라운드〉, 월성 핵폐기물 처리장 문제를 다루는 〈월성〉, 산업화로 인해 사라진 제주 질그릇을 복원하려 하는 젊은 도공의 이야기 〈사일의 기억〉 등의 국내 작품을 비롯해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의 설립자 클라우스 슈바프와 그레타 툰베리의 만남을 다룬 〈다보스포럼〉, 하비에르 바르뎀과 카를로스 바르뎀 형제가 참여한 ‘남극해 보호구역 지정 운동’을 다룬 〈생츄어리〉 등 생태계 위기를 진단하고 환경 문제를 고발하는 비판적 작품들과, 공존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지속 가능함을 이야기하는 신작들을 소개하며 관객들에게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제17회 서울환경영화제는 ‘디지털 영화제’로 진행된다. 특히 JTBC와의 업무 협약으로 디지털, 방송, 극장상영 등 디지털 중심의 하이브리드 영화제로 운영되는데, 소통에 대한 관객들의 아쉬움을 보완하기 위해 해외 게스트들과의 랜선 만남을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선보인다. 서도은 프로그래머는 ‘디지털 영화제’ 방식과 관련해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탄소 절감을 위한 친환경적인 축제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해왔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디지털 방식을 병행하며,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축제로 20회, 30회까지 해나갈 수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오프라인 행사 역시 ‘집단행사 방역관리 지침’에 따라 철저히 대비하겠다며 “면 마스크 활용 등 최대한 우리 주변에서 행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고 관객들에게 미리부탁하기도 했다. 상영작의 대부분은 SEFF 홈페이지를 통해 상영하며, 7월 4일(토), 7월 5일(일)에 일부 상영작에 한해 성수 메가박스에서 극장상영도 기획되어 있다. 디지털상영, TV 특별방송, 극장상영 등 디지털 중심의 하이브리드 영화제를 처음으로 시도하는 SEFF는 7월 2일(목)부터 7월 15일(수)까지, 총 14일간 진행된다. 영화제에 관한 정보를 친절하게 담은 카탈로그를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볼 수 있다.

 

 

* 《쿨투라》 2020년 7월호(통권 7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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