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
2017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
  • 쿨투라 cultura
  • 승인 2020.08.0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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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문인 선정, 작년 최고의 시는 나희덕 시인의 「종이감옥」
최고의 시집은 송찬호 시인의『분홍 나막신』

 

  작년 한 해 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기억에 남았던 좋은 시와 시집을 모아 열여섯 번째 『2017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이하『2017 오늘의 시』)를 내놓는다.

  서정시는 확실히 근대의 ‘저편’을 응시하고 꿈꾸는 상상적 양식임에 틀림없다. 물론 시인들은 가파르기만 한 현실을 확연히 대체하는 ‘다른 현실’이 아니라, 근대 너머의 꿈으로 가 닿는 대안(對岸)이 ‘시적 현실’이라고 믿는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식민지 세대, 전쟁 세대, 4·19세대, 유신 세대, 386세대, X세대, IMF세대, 스마트폰 세대 등 다양한 시간적 단층들이 아슬아슬하게 공존하고 있다. 모두 시간의 단층으로 구별되는 가설적 구획일 뿐이다. 하지만 경험적 세대론이 전혀 무망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저마다의 고유한 경험과 기억이 자신만의 개성으로 살아 움직이는 ‘시간예술’로서의 시를 써가는 것일 테니 말이다. 이제 우리는 아직도 팽팽한 언어로 ‘시적 현실’을 구현해 가는 이들의 기억과 감각을 따라가면서 열린 마음으로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다.


  2017년『오늘의 시』는, 이러한 ‘시적 현실’을 보여주는 기능을 충실하게 감당하려고 한다. 그러한 바람을 바탕으로 하여 이 책은, 우리 시단의 다양한 풍경을 깊이 사유할 수 있는 유력한 미적 근거들을 갖춘 수많은 가편들을 수록하였다. 많은 동료들로부터 지지를 받은 시편과 시집은, 미적 완결성과 개성적 목소리를 아울러 견지함으로써,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성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이번 설문 조사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발표되었던 시편 가운데 나희덕 시인의「종이 감옥」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그의 시편은 시인에 대한 시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을 몰라도 그의 실루엣이 보이는 시편, 보편적으로 시인이 어떤 존재인지 잘 몰라도 짐작하게 하는 시편이 아닐 수 없다. 일차적으로는 시인의 일과와 고뇌와 공간을 볼 수 있고, 더 자세히 보면 오래된 책 냄새와 책장 사이의 먼지 냄새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원고지, 책, 문자, 언어 속의 삶을 사는 것이 바로 문학하는 이의 숙명이자 본질일 텐데 그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 시에서 만날 수 있다.


  시집으로는 송찬호 시인의『분홍 나막신』(문학과지성사)이 선정되었다. 이번 시집에는 한 인간이 핏줄처럼 애착하는 것들이 많이 들어 있다. 내면의 핏방울들이 들어 있기 때문에 시집 제목 역시 ‘분홍’이 되었다. 또한 이 시집의 특징은 환상성인데, 환상성은 특히나 사랑에 관련된 작품들에 자주 등장한다.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의 속삭임이 들리는데 그것이 다 환상이었다니 잃은 상실감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특히나 이 시집에 고루 실려 있는 시인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에 관한 시들을 읽으면 환상성 아래 감추어진, 문학 자체에 대한 단호한 결의를 느낄 수 있다.

 

좋은 시를 선정하기 위해 『2017 오늘의 시』는 100명의 시인, 문학평론가, 출판편집인을 추천위원으로 추대, 좋은 시 80편(시조 20편 포함)을 선정, 수록하였으며, 작년 한 해 동안 발표된 시집 가운데 ‘좋은 시집’으로 평가되는 18권의 시집(시조집 4권 포함)들도 선정하여 소개하였다. 그리고 기획위원들의 「2017년 한국 시의 지형과 지향」이란 주제의 좌담은 최근 시의 지형과 지향을 살피며, 오늘의 시에 대한 전망과 기대를 시의 행간으로 읽고 있다. 또한 말미에 붙인 나희덕 시인 인터뷰(나민애)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리게 하는” 나희덕 시인의 그동안의 시적 성취와 시세계를 엿볼 수 있는 귀한 지면이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 시단은 시에 대한 믿음으로 2017년 이후의 풍경을 꿈꾸게 될 것이다. 지난 한 해의 시적 성과들은, 이러한 시적 과제에 확연하고도 분명한 미학적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탄탄한 미적 완결성을 두루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이 책이 우리 시대의 이러한 과제들에 대해 유추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자료가 되기를 바란다.

 

2017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목차

 

펴내면서

 

2 0 1 7 오 늘 의 시

강형철 자본주의_14

고두현 공룡 발자국_16

고영민 무화과_17

고진하 당신 발을 씻기며_18

공광규 율곡사_20

곽효환 해질 무렵_22

김경주 슬픔은 우리 몸에서 무슨 일을 할까?_24

김기택 야생_26

김명인 어부의 세계_28

김보람 내부 기지국_30

김선태 얼굴_31

김성춘 _33

김영란 마른 꽃_35

김영찬 불쑥 솟아오르는 still-life, 정물화_36

김용택 그런 날_38

김이하 흐린 하늘이 더부룩하여_39

김일태 눈독, 저 장미_41

김종태 샹들리에가 있는 고서점_42

김중식 _44

김태형 염소와 나와 구름의 문장_46

나희덕 종이감옥_48

류인서 개종_50

맹문재 초두부 한 그릇_52

문정희 거위_54

문태준 불안하게 반짝이는 서리처럼_56

민병도 나팔꽃 시편_57

박기섭 믐빛_58

박명숙 능소_60

박시교 고백_61

박찬일 상징으로 남겨 놓으시게_63

박현덕 가을 능주역_64

박형준 실보 고메라_66

박희정 하얀 두절_69

변종태 은행나무 아래서_70

손영희 문산 택시 승강장에서_72

신용목 지나가나, 지나가지 않는_74

신필영 물망초 시편_76

안희연 고리_78

양문규 큰으아리_80

엄원태 가을의 묵서_82

오승철 꽃타작_84

오종문 한밤, 을 치다_85

유안진 아내에게 순종하다_86

유재영 이슬_87

이규리 일회용 봄_88

이기철 저 식물에게도 수요일이 온다_90

이덕규 그땐 좋았었지, 불타면서_91

이명수 12초 동안_93

이문재 풍등風燈_95

이상호 나무_97

이숙경 야싯골 다랑이_99

이시영 형제를 위하여_101

이우걸 시집_102

이은규 매핵梅核_104

이은봉 짐승_106

이재무 국화 앞에서_108

이정환 시스루_110

이태수 유리창_112

이태순 가시_114

임성구 아련함에 대한 보고서_116

임채성 곰소항_118

장석남 사랑에 대하여 말하여 주세요_120

장석원 장맛비를 쏟아내는 하역 노동_122

장옥관 검은 징소리_124

장이지 가파도_126

장재선 피에타 앞에서 우는 여자에게_128

전기철 으슬_130

정끝별 봄의 사족_131

정용국 눈이 몰고 온 시_133

조승래 가족 사진_134

조용미 내가 없는 거울_135

조정인 모과의 위치_137

진은영 천칭자리 위에서 스무 살이 된 예은에게_139

차주일 기우는 동그라미_143

천수호 눕듯이 서듯이 자작자작_145

천양희 엉뚱한 생각_147

최동호 난세의 춘란_149

하재연 검은 도미노_150

함기석 수학자 누Nu 16_152

함명춘 귀천_155

 

2 0 1 7 오 늘 의 시 집

고 은 시집 초혼_162

길상호 시집 우리의 죄는 야옹_164

김민정 시집 아름답고 쓸모없기를_166

김혜순 시집 피어라 돼지_168

나태주 시집 꽃장엄_170

도종환 시집 사월 바다_172

171-13 1904.1.9 1:28 AM 페이지9

서정춘 시집 이슬에 사무치다_174

송찬호 시집 분홍 나막신_176

신달자 시집 북촌_178

이달균 시집 늙은 사자_180

이선균 시집 언뜻,_182

이승은 시집 얼음 동백_184

이장욱 시집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_186

이종문 시집 아버지가 서 계시네_188

장철문 시집 비유의 바깥_190

허 연 시집 오십 미터_192

홍성란 시집 바람의 머리카락_194

황동규 시집 연옥의 봄_196

 

오늘의 시기획 좌담 _ 시 기획위원

2017년 한국 시의 지형과 지향_198

 

나희덕 시인 인터뷰 _ 나민애

시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리게 하는 것_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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