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
201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
  • 쿨투라 cultura
  • 승인 2020.08.10 12: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평론가, 문화예술인 100명이 선정한
작년 최고의 영화는 김현석 감독의 <아이 캔 스피크>!

  김현석 감독의 <아이 캔 스피크>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가 『201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 최고 한국 영화와 외국 영화로 선정되었다.
  추천위원은 <아이 캔 스피크>는 “아픈 과거를 침묵 속에 묻어 두었던 한 여성이 청문회에서 위안부로 당했던 아픈 과거를 당당하게 고백하기까지 벌어지는 변화를 웃음과 눈물 속에 풀어내 보”임으로써,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뜨거운 감자처럼 작동하는 콘텍스트 속에서” 강렬한 파장을 일으키며 새삼 “침묵 깨기와 연대의 힘”의 소중함을 웅변한 “좋은 영화”(유지나)로,  <덩케르크>는 “1940년 5월 26일부터 6월 4일 까지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 해변에서, 도버해협과 독일군 사이에 고립되어 발이 묶인 33만 여명의 연합군이 영국으로 귀환한 역사적 사실”을 여느 “전쟁영화의 장르적 관습을 위반하고, 다른 관점에서 전쟁에 접근”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관객들로 하여금 다른 방식으로 전쟁영화를 소비하게”하며, 더 나아가 “아이맥스 카메라와 대사의 절제” 등을 통해 “영화의 본질을 체현體現하는 영화”(이채원)로 평했다.
  2018 제90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요시되는) 편집상과 음향상, 음향편집상을 수상한 <덩케르크>가 2017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각색상, 남우조연상 등을 거머쥔 <문라이트>(배리 젠킨스)나 각본상, 남우주연상을 안은 <맨체스터 바이 더 씨>(케네스 로너건) 등 ‘작은 걸작’을 제치고, 그것도 압도적 우세로, 외국 영화 부문 최우수 영예를 차지했다는 것은 어느 모로는 의외인 감이 없지 않다. 허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을 향한 대한민국 영화식자들의 각별한 팬덤이나, <태극기 휘날리며>(강제규)나 <고지전>(장훈) 등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덩케르크> 같은 특별한 수작 전쟁영화와 조우한 적이 별로 없었다는 이 땅의 영화 현실 등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로 다가서기도 한다. 따라서 그 영예가 <덩케르크>라는 특정 텍스트를 넘어 감독과 해당 장르에 수여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들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에 반해 <아이 캔 스피크>의 영예는 적잖이 의외로 다가선다. 2017 제 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주로 나문희 선생이 연기상을 휩쓸고, 더러는 김현석 감독이 감독상(청룡상)을 받은 적은 있어도, 최우수작품상을 안은 적은 없기 때문이다. 본 기획위원과의 대담에서 감독도 인정했듯, <아이 캔 스피크>의 소위 영화적 완성도는 적잖이 아쉽다. 감독부터도 완성도면에서 “약간 역부족인 듯한 결함이 있”다고 밝혔다. 종합 포털 다음의 영화편 전문가 평점에서도 영화는, 김현석 감독이 “사실 거의 완벽한 영화”이며, “정말 만장일치의 영화라고 생각”한다는 <1987>(장준환)의 7.9점(10점 만점)과, “감독으로서 정말 부”럽고, “김윤석 선배가 감독으로서 하고 싶은 걸 다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남한산성 >(황동혁)의 7.6점에 이어 7.2점으로, 2018 오늘의 한국 영화 10선 중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영화는 6.1점의 <택시운전사>(장훈) 포함 다른 세 편과 최후의 영광을 위해 막판까지 경쟁을 벌여야 했다.
  사실 상기 4편 가운데 그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 한들 나름의 수긍에 값할 만했다. 당장 득표수에서 막상막하였다. 만약 득표로만 결정했더라면, 다른 영화가 선정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기획위원들은 과연 어느 영화가 ‘오늘의 영화’라는 취지에 가장 부합할 수 있을지 열띤 토론을 펼쳤다. 그것은 영화적 완성도를 뛰어넘는, 더 크고 깊으며 더 유의미한 어떤 영화 정신 내지 시대성을 담보하고 있어야 했다. 그 관점에서도 어느 영화가 선택되더라도 무방했다. 결국 기획위원들은 소재 주제의 의미도 그렇거니와,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이나 캐릭터 묘사 등에 서 조금이라도 더 성숙하고 설득력 있다고 여겨지는 <아이 캔 스피크>로 결정했다.
  유지나 위원의 평문 도입부가 눈길을 잡아끈다. “‘어떤 영화가 좋은 영화인가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면, 영화텍스트가 이 세상이란 콘텍스트 속에서 내 삶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자문해보곤 한다. <아이 캔 스피크>를 거듭 보면서 좋은 영화에 대한 감각적 경험을 새삼 하게 된다. 시차를 두고 다시 볼 때 더욱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을 가진 작품이 좋은 영화라는 깨우침이 그것이다.”  
  <아이 캔 스피크>와 <덩케르크> 외에 다른 18편의 선정작들도 주목에 값한다. 예외 없이 ‘오늘의 영화들’로 손색없다. 안타깝게 비-선택된 영화들 중에도 그런 예들이 있음은 두 말할 나위 없다. 선정의 다채로움만큼 스무 개의 리뷰들도 다채롭다. 그 어느 해 못잖게, 아니 그 이상으로 그 외연과 내포가 넓고 깊다. 꼼꼼한 일독을 권한다.

  『2018 오늘의 영화』는 작년에 개봉한 영화 중에서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좋은 영화 20편을 선정. 그 선정 영화에 평론들을 덧붙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책의 뒤에는 김현석 감독의 대담을 실었다. “평론적으로는 천시 받는 경향이 있어도, 로맨틱 코미디가 좋다”는 그의 발언은 그의 영화 <아이 캔 스피크> 같은 반전의 묘미도 안겨주며, 그동안 연출해온 그의 영화세계를 더욱 깊고 세심하게 살피게 한다. 더불어  “1,000만 관객 영화를 위해 100억짜리 예산의 영화를 하며, 제가 하고 싶지 않은 코드를 잡고 싶진 않”다며,  “중간 예산 정도의 영화라도 제 코드의 영화를 하고 싶“다는 김현석 감독의 대담은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물론 후배 감독들에게도 좋은 선행 자료가 될 것이다.
  이 책의 설문에 참여한 추천 위원으로는 강유정 곽영진 김남석 김시무 맹수진 배혜화 송경원 신귀백 장석용 황영미 황진미 등 영화평론가와 문화예술인을 포함한 100명이다. 기획위원으로는 유지나(영화평론가, 동국대 교수), 전찬일(영화평론가, 조선대 초빙교수), 손정순(시인, 쿨투라 편집인) 이 참여했다.
  『2018 오늘의 영화』는 단순한 앤솔러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연대하여 ‘문화예술운동’의 실천적 차원을 의도하고 있다. 이 작은 시도가 동시대 문화의 중핵中核과 조우함으로써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여린 물줄기들이 꾸준히 연대해 나가 언젠가 세계 영화사에 <한국 영화>라는 사조思潮가 만들어지리라 믿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