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규모를 축소하여 정상 개최하는 베니스국제영화제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규모를 축소하여 정상 개최하는 베니스국제영화제
  • 설재원(본지 에디터)
  • 승인 2020.09.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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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정 감독(낙원의 밤), 비경쟁 부문 초청

  초청작 라인업을 축소하여 정상 개최

  올해로 제77회를 맞이한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9월 2일부터 9월 12일까지 정상 개최한다 . 물리적 개최를 포기한 칸영화제 등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의 주요 영화제가 온라인으로 개최되거나 취소되었지만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오프라인 개최를 결정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베니스 본섬과 리도섬 두곳에서 열리며, 초청작 라인업을 축소하여 정상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예년보다 5편 가량 줄어든 50~55편의 장편 영화가 초청될 예정이다. 이 중 약 20편은 경쟁 부문에서 상영된다.경쟁 부문의 심사위원장은 배우 케이트블란쳇이 맡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비경쟁 부문인 Sconfini 부문은 올해 진행되지 않는다. VR 부문의 경우 온라인에서 상영되며, 고전영화를 위한 베니스클래식섹션은 8월 25일부터 31일까지 시네마 리트로바토 페스티벌에서 따로 진행했다.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예술감독 알베르토 바르베르라는 “영화와 섹션을 최소한으로줄이면서 개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이 축제가 (코로나19) 위기로 큰 고통을 겪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가 됐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상당수의 영화인들이 우리와 동행할 것이며, 여행 제한으로 직접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과 온라인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할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훈정 감독 <낙원의 밤>, 비경쟁 부문 초청

  ‘황금사자상’의 주인공을 가리는 경쟁 부문에는 이탈리아 영화 4편을 포함, 유럽권과 미국권, 멕시코, 아제르바이잔, 이스라엘, 러시아, 이란, 인도, 일본 등의 작품이 라인업을 이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 영화는 경쟁 부문에 진출하지 못했다. 다만 이번 베니스영화제에는 한국 느와르의 새로운장을 연 <신세계>, 미스터리한 전개와 신선한 액션이 돋보인 <마녀>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강렬한 전개, 새로운 시도가 더해진 작품세계로 관객을 사로잡아온 박훈정 감독의 신작 <낙원의 밤>이 비경쟁 부문(Out of Competition)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한국 장편영화가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2016년 김지운 감독의 <밀정> 이후 4년 만으로, 올해 공식 초청작 중 유일한 한국영화다. 알베르토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은 “<낙원의 밤>은 최근 몇 년간 한국 영화계에서 나온 가장 뛰어난 갱스터 영화 중 하나“라며 ”박훈정 감독은 정형화되지 않은 복합적인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각본 집필능력과 더불어 인상적이고 거장다운 연출력으로 전폭적인 관심을 받을 만한 작가다. 분명히 그의 이름은 앞으로 더욱 많이 알려질 것이다”며 초청 이유를 밝혔다.

  박훈정 감독은 “아름다운 남녘의 제주 바다와 하늘을 담고 그 안에 핏빛으로 얼룩진 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배경과 스토리가 주는 아이러니함을 관객들이 각각의 입장에서 흥미롭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공식 초청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오는 9월 영화제 프리미어를 통해 전 세계 최초로 선보일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밀정>, <안시성>을 통해 독보적 매력을 발산한 엄태구와 <죄 많은 소녀>에서의 압도적 연기로 만장일치 호평을 받은 배우 전여빈, <독전>에서 잊지 못할 악역을 완성한 차승원의 강렬한 시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 이기영, 드라마 <나의 아저씨>, <손 the guest> 등에서 굵직한 캐릭터를 소화해온 박호산의 합류로 강렬한캐스팅 라인을 완성해 기대를 더한다.
 

  명예 황금사자상은 쉬안화 감독과 틸다 스윈튼 배우

  또한 베니스국제영화제 조직위 측은 홍콩 영화감독 쉬안화(73)와 배우 틸다 스윈튼(59)이 9월 열리는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공로상인 ‘명예 황금사자상’을 받는다고 밝혔다. 쉬안화 감독은 1997년 <풍겁>을 시작으로 <서검은구록>(1987), <여인사십>(1995), <반생연>(1997), <심플라이프>(2011), <황금시대>(2014) 등20여 편의 장편영화를 만들며 홍콩 영화의 ‘뉴웨이브’를 이끈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 이 가운데 <심플라이프>는 2011년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랐고, 2014년에는 ‘황금시대’가 폐막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조직위 측은 쉬안화를 “현시대 아시아의 가장 존경받는 감독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수상자인 틸다 스윈튼은 1986년 <카라바조>(데릭 저먼 감독)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올란도>(1993, 샐리 포터 감독), <딥 엔드>(2001, 스콧 맥게히·데이비드 시겔 감독), <영 아담>(2003, 데이비드 맥킨지 감독), <케빈에 대하여>(2011, 린 램지 감독), <문라이즈 킹덤>(2012, 웨스 앤더슨 감독), <닥터 스트레인지>(2016, 스콧 데릭슨 감독) 등 50여 편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파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1991년에는 <에드워드2세>(데릭 저먼 감독)로 제48회 베니스영화제 볼피컵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설국열차>(2013), <옥자>(2017)등에 출연해 한국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조직위 측은 틸다 스윈튼의 프로필을 소개하며 “세계적인 히트작인 <설국열차>와 <옥자>에서 봉준호 감독과 함께 일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은 다니엘라 루케티의 <라치>

  한편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은 불륜으로 위협받는 부부의 결혼 생활을 소재로 한 이탈리아 출신 다니엘레루케티의 작품 <라치(Lacci)>가 선정됐다. 베네치아 영화제 개막작으로 이탈리아 영화가 상영되는 것은 10여년 만에 처음이다. 영화제 주최 측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모든 입장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관객 사이에 빈 좌석을 두는 방식으로 안전거리를 유지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모든 티켓은 온라인으로 판매된다.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영화제로 칸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손꼽힌다. 지난해 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에게 주어졌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 열리는 세계적 규모의 영화제인만큼 제7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의 영광은 과연 어떤 작품에게 돌아갈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 《쿨투라》 2020년 9월호(통권 75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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