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Theme] 〈2020 아이콘〉
[12월 Theme] 〈2020 아이콘〉
  • 쿨투라 cultura
  • 승인 2020.12.0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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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호 Theme ‘2020 아이콘’

● 이번 12월호 테마는 쿨투라가 선정한 ‘2020 아이콘’이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한 해, 우리를 다독여주며 빛났던 올해의 ‘아이콘’을 선정하여 각 분야의 전문가가 그 성과를 짚어보았다. 영화 부문은 <남산의 부장들>에서 ‘김규평’ 역을 맡아 독보적인 연기력을 펼친 배우 이병헌을, 드라마 부문은 <악의 꽃>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이준기를 아이콘으로 선정했다. 문학 부문은 SF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수 없다면』으로 데뷔해 주목받은 소설가 김초엽을, 미술 부문은 전방위적인 예술을 선보이는 미술가 김기라를 아이콘으로 선정했다. 음악 부문은 올해 BTS와 함께 세계적인 활약을 펼친 그룹 블랙핑크를, e-스포츠 부문은 <리그오브레전드> 2020 월드시리즈에서 우승 드라마를 선보인 담원 게이밍(DWG)을 아이콘으로 선정했다.

 

● 제40회 영평상 시상식의 이모저모를 소개하고, 영화평론가 전찬일이 선정한 ‘세계 영화 100선’도 선보인다. 서종택 교수의 「갤러리 에세이」에서는 <새>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있는 사진작가 민병헌의 작품을 다뤘으며, 갤러리 전시는 화집 출간과 함께 연 박치호展과 가야얼마루 개관展, 박수근미술관을 탐방했다. 또한 미국에서 유튜브로 세계인들에게 시조의 묘미를 알리는 한류 전파자 마크 피터슨 교수를 김준철 특파원이 인터뷰하였으며, 시나리오 쓰기와 대중문화, 드라마, 문학, 영화, 미디어, 연극 리뷰를 비롯한 <제주프랑스영화제>와 <제5회 충무로영화제>도 방구석 독자들을 찾아간다.

 

● 힘든 한해였지만 문화읽기를 함께하며 쿨투라를 애독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새해에는 더욱 새롭고 흥미로운 코너와 다양한 필자들로 찾아갈 것을 약속드린다. 2021년은 코로나 종식과 함께 움츠렸던 문화도 활짝 기지개를 펴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하며,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쿨투라 선정, 올 한해 반짝반짝 빛났던 ‘2020 아이콘’은
이병헌, 이준기, 김초엽, 김기라, 블랙핑크, 담원 게이밍

당신은 힘들 때 누가 먼저 떠오르나요?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올 한 해, 쿨투라는 우리를 다독여주며 반짝 반짝 빛났던 ‘2020 아이콘’을 선정하여 12월호 테마로 꾸몄다.

 

‘2020 아이콘’

쿨투라는 영화부문 이병헌 배우, 드라마부문 이준기 배우, 문학부문 김초엽 소설가, 미술부문 김기라 작가, 음악부문 그룹 블랙핑크, e스포츠부문 담원 게이밍을 올 한해 가장 빛났던 ‘2020 아이콘’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이들을 각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윤성은 영화평론가, 주찬옥 드라마작가, 허희 문학평론가, 이선영 미술평론가, 김지혜 문화부 기자, 이경혁 게임평론가가 그 성과들을 짚어보았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2020 아이콘’ 이병헌 배우에 대해 “단언컨대, 올해의 아이콘입니다”이라고 평한다. 이병헌은 올 초에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우민호, 2019)에서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아 한층 더 성숙하고 능란해진 연기력을 과시했다. “수많은 연기자들 중, 명실공히 '스타'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이들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또한, 진정한 ‘배우’로서 연기력을 인정받고 독자적인 티켓 파워를 갖게 되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둘 중 하나의 위상만 누린다 해도 대단한 인물임에 틀림없지만 드물게는 둘 다 충족시키는 사람도 있다. 1990년대 초, 청춘 드라마로 데뷔해 일약 스타가 된 후, 2000년대에 K-드라마의 해외 진출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곧 할리우드에서도 주목하는 배우가 되었으며, 국내에서는 언제부터인가 3-4년에 한 번씩 각종 영화상 트로피를 휩쓸다시피 하는 연기자, 이병헌이 바로 그런 인물”이기에 쿨투라는 영화부문 ‘2020 아이콘’으로 이병헌 배우를 선정했다.

주찬옥 작가는 드라마부문 ‘2020 아이콘’ 이준기 배우에 대해 “반전 매력 복합장르 이준기”라고 평한다. “이준기의 매력은 그 반전에 있다. 우선 눈이 묘하다. 외꺼풀이라 옆으로 길게 찢어진 날카로운 눈매다. 대개 예쁜 남자는 웃어도 예쁘고 입 다물고 있어도 예쁜데 이준기는 느낌이 다양하다. 웃을 땐 여자보다 더 아름다운 해맑은 미소년이지만 입 다물고 무표정해지면 차갑고 냉정해 보인다. 냉혹한 자객 내지는 살인마 표정까지 나온다. 이정도면 다양하다는 범주를 넘어서 극과 극을 달린다고 해야 하나?” 라고 평한다. “공길이라는 강렬한 캐릭터에서 이미 멋지게 빠져나와” 고난이도 사이코패스 역을 멋지게 연기한 <악의 꽃> 이준기 배우를 쿨투라는 드라마부문 ‘2020 아이콘’으로 선정했다.

허희 문학평론가는 문학 부문 ‘2020 아이콘’ 김초엽 소설가에 대해 “21세기형 과학소설(가)의 얼굴”이라고 평한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10만부 넘게 판매됐고, 해외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맺었으며, 문단의 유력 문학상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고, 영화 <벌새>의 감독 김보라는 이 책에 수록된 단편 「스펙트럼」을 원작으로 차기작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초엽은 “문단의 창작 윤리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소설의 가치가 한 사람의 삶보다 우선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밝히면서 논란에도 불구하고 무대응으로 일관한 대형 출판사와의 작업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보이콧을 선언했다. 기득권을 가진 대형출판사 눈치를 보지 않고 신인 작가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운 일인데, 그 어려운 일을 결행해 김초엽은 뭇 독자의 호응을 받았다. “작가가 쓰는 문학과 작가가 사는 삶을 일치시키려는 노력의 한 가지 사례”를 보여준 김초엽 소설가를 쿨투라는 문학부문 ‘2020 아이콘’으로 선정했다.

이선영 미술평론가는 미술부문 ‘2020 아이콘’ 김기라 작가에 대해 “전방위적 작품을 추동하는 다면적 정체성”이라고 평한다. 그것은 “그의 대표작품 목록에 미술보다 더 종합적인 예술인 연극과 영상 등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과 영국에서 회화와 조각을 전공했지만 문화연구 또한 그의 전공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자전적 이력으로 본다면, 정치적으로 경직됐던 80년대를 지나 90년대 ‘문화의 시대’를 청년기에 보낸 흔적”이기도 할 것이다. 김기라의 작품은 전방위적이고 그를 추동하는 정체성 또한 다면적이지만, 삶이든 예술이든 수박 겉핧기 식으로 다룰 수 없기에, 그 자신이 전문가여야 하고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설득하고 대화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회화든 조각이든 영상이든 설치든 아마추어 식으로 대강 때운 적”이 없다는 김기라 현대미술가를 쿨투라는 미술부문 ‘2020 아이콘’으로 선정했다.

김지혜 기자는 대중음악부문 ‘2020 아이콘’ 그룹 블랙핑크에 대해 “블랙핑크의 ‘세계적 영향력’은 단순한 음악의 인기로만은 설명되지 않는다”고 평한다. “2020년은 블랙핑크가 펼친 ‘진풍경’으로 가득한 한 해였다. 최근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블랙핑크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팝스타 1위로 선정했다. 역사상 한국은 물론 그 어떤 아시아아티스트도 오르지 못한 고지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에서 블랙핑크가 보여준 압도적인 영향력은 이들이 선취한 ‘K팝 셀러브리티’로서의 이미지가 세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음을 보여준다. “2016년 8월 데뷔 이래, 계속해서 정점을 갱신해온 5년이었다. 데뷔하자마자 K팝 시장을 장악하고, 곧 월드투어 전석 매진과 세계 최대 음악축제로 꼽히는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마치며 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걸그룹으로 거듭”난 그룹 블랙핑크를 쿨투라는 대중음악부문 ‘2020 아이콘’으로 선정했다.

이경혁 게임평론가는 e스포츠부문 ‘2020 아이콘’ 담원 게이밍에 대해 “2020년 ‘담원 게이밍’의 우승이 갖는 첫 번째 의미는 종주국 한국의 위상이 흔들리던 상황을 다시금 잡아냈다는 점”이라고 평한다. 담원이라는 브랜드를 알고 있는가?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생소할 것으로 여겨지는 이 브랜드는 컴퓨터용 모니터를 생산하는 업체의 이름이지만, 적어도 2020년 11월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 모니터에 관심이 별로 없는, 구매 의향이 없는 거의 2억에 가까운 전 세계인의 귀에 수백차례 이상 꽂힌 이름이기도 하다. 어떤 의미에서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던 본업을 넘어서는 성취를 e스포츠 영역에서 이뤄냈기 때문이었다. ‘담원 게이밍’, 약칭 DWG로 통용되는 이 이름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크게 흥행하는 e스포츠 종목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이다. 한국 리그를 대표해 월드리그에 출전한 ‘담원 게이밍’은 중국 리그를 뚫고 올라온 ‘쑤닝 게이밍’을 결승에서 만나 경기 전반을 압도하며 세트스코어 3:1을 달성하며 한국 리그의 위상이 건재함을 다시금 전 세계 앞에 드러냈다. 위기의 2년을 떠받쳐낸 2020년 월드리그 우승을 안겨준 ‘담원 게이밍’을 쿨투라는 e스포츠부문 ‘2020 아이콘’으로 선정했다.

 

쿨투라가 12월호에 만난 한류전파자 마크 피터슨 교수

그리고 여기, 또 올 한해 눈부셨던 인터뷰이를 만나보았다. 이번호 인터뷰의 주인공은 미국에서 시조를 가르치며, 유튜브로 세계인들에게 시조의 묘미를 알리는 한류 전파자 마크 피터슨 교수(김준철 특파원)이다.

마크 피터슨은 “한국의 소설이나 시, 현대 문학도 상당한 수준이지만 그 심층에 담긴 의미를 적확하게 번역해 내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조는 일본의 하이쿠보다 간결하고 창의적이라 한글을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잘 받아들여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적 정서''라는 에너지가 그 안에 응축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고 말한다. 거대한 물결을 만드는 개구리의 너울, ‘우물 밖 개구리’라는 유튜브로 한국 시조는 물론 한국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여러 미국의 지식인들과 나누는 마크 피터슨 교수야말로 한류전파자요, 올해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다양한 문화연재물과 월평들

이무영 감독의 ‘재미있게 시나리오 쓰기’는 이번호차「클라이맥스」를 끝으로 12번의 연재를 마무리한다. 오광수 대중문화평론가의 연재 ‘한국 대중문화의 결정적 사건들 11’은 「대학가요제의 영광과 좌절」을 다뤘다. 이 외에도 제40회 영평상 시상식의 이모저모를 소개하고, 영화평론가 전찬일이 선정한 ‘세계 영화 100선’ 리스트도 선보인다.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리스트는 극장을 찾기 어려워진 시네필들이 올겨울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서라도 꼭 다시 봐야 할 명작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11월에 개최된 <제주프랑스영화제>와 12월 1일부터 5일까지 개최하는 <제5회 충무로영화제>도 방구석 독자들을 찾아간다.

서종택 교수의 「갤러리 에세이」에서는 <새>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있는 사진작가 민병헌의 작품을 다뤘으며, 갤러리 전시는 화집 출간과 함께 연 박치호展(이정훈 객원)과 가야얼마루 개관展-2020 프로젝트 ‘최후의 만찬 2019’(이수민 객원), ‘화가의 그림 속 나목’처럼 아름다운 박수근미술관(김명해 화가)을 탐방했다.

김민정 교수의 드라마월평「드라마의 다양한 얼굴 <무감정> 이준기란 이름의 꽃」과 김세연 작가의 미디어비평 「서울엔 우리집이 없을만하다고?」, 양진호 평론가의 장르영화 격월평 「아버지는 편지를 보내지 않는다」, 장윤정 평론가의 공연월평「우리 모두 다 천재잖아요!」를 비롯한 문학월평, 북리뷰, 문화소식 등 다양하고 매력적인 문화연재물과 월평 리뷰들이 한 해의 끝, 여러분을 만난다.

코로나19로 힘든 한해였지만 문화읽기를 함께하며 쿨투라를 애독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새해에는 더욱 새롭고 흥미로운 코너와 다양한 필자들로 찾아갈 것을 약속드린다. 2021년은 코로나 종식과 함께 움츠렸던 문화도 활짝 기지개를 펴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하며,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본문 속으로〉

“이병헌이 성공할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재능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데뷔한 이래 공백기가 거의 없었을 만큼 성실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늘 새로운 역할을 찾아 변신해왔고, 캐릭터가 마음에 들면 영화의 규모나 장르, 상대역을 따지지도 않았다. 현장에서 그는 모든 것을 철저히 계산하고 연기하는 완벽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또한, 스턴트맨에 의지하기보다 직접 몸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기발한 애드리브를 하거나 연출적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성공한 배우들이 다른 분야로 눈길을 돌리는 경우도 많건만 이병헌은 수십 년간 한우물만 팠을 만큼 연기를 즐기고 사랑하는 배우다. 남다른 근성과 열정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

- 「영화_이병헌 배우 | 단언컨대, 올해의 아이콘입니다, ‘이병헌’」(윤성은 영화평론가), 본문 38쪽

<악의 꽃> 주인공은 고난이도 사이코패스였다. 이 준기는 거울을 보며 자연스럽게 웃는 법을 연습하고 딸이나 아내에게 가면 쓰고 자상하게 군다. 적어도 자상하게 군다고, 행복을 연기하며 산다고 스스로는 믿고 있다. 자신을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한 이유는 아버지가 진짜 사이코패스였으므로.

그렇다고 ‘알고 보면 사실은 착한 남자’로 간단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이준기는 오랫동안 감정을 감추거나 억누르며 살아온 데다가 거짓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에 감정이 죽어있는 상태가 되었고 그래서 사이코패스화 된 인물이다. 마치 양파처럼 혹은 부드럽게 겹겹이 벗어지는 파이처럼 여러 겹의 의식을 가진 인물인데 그 인물 표현은 15화와 16화에서 다채롭게 드러난다. 이준기라는 배우의 아주 풍부한 표현으로.

- 「드라마_이준기 배우 | 반전 매력, 복합장르 이준기」(주찬옥 드라마작가), 본문 54쪽

눈치 챘을 테지만 김초엽 소설에는 온기가 흐른다. SF하면 막연히 떠오르는 금속성 이미지-비정함이나 건조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SF 고전으로 평가받는 조지 오웰의 『1984』와 비교하면 명확해진다. 김초엽 소설은 빅브라더 같은 악(인)이 등장해 첨예한 갈등을 야기하고 그 다음을 수습해가는 플롯이 아니다. 김초엽은 거대한 스케일의 줄거리를 엮는데 집중하지 않고, 바로 그 거대한 스케일에 가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게 된 존재들을 조명한다. 그런 발신에 응답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 「문학_김초엽 작가 | 21세기형 과학소설(가)의 얼굴」(허희 문학평론가), 본문 47쪽

김기라의 작품은 전방위적이고 그를 추동하는 정체성 또한 다면적이지만, 삶이든 예술이든 수박 겉핧기 식으로 다룰 수 없기에, 그 자신이 전문가여야 하고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설득하고 대화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회화든 조각이든 영상이든 설치든 김기라가 아마추어 식으로 대강 때운 적은 없다. 메시지를 좀 더 실감 있게 전하기 위해 무대로 변신한 전시장, 또는 영화 같은 영상작품에 전문배우들이 출연했을 때 좀 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조차도 들 정도였다. 하지만 2015년에 있었던 <올해의 작가상>(국립현대미술관) 전에 출연했던 이들이 최근 작품에도 함께하는 것을 볼 때, 협업자간의 유대는 꽤 깊다고 보여진다. 작년에 보안여관에서의 전시는 협업자의 이름을 나란히 건 2인전 형식의 개인전이기도 했다. 김기라는 회화과를 나왔지만, 그림도 자기보다 잘 그린다고 믿어지는 이가 있다면 맡길 것이다. 물론 그것은 개념적 작품에 한한다. 잘 만들어진 작품은 그에게 매우 중요하다.

- 「미술_김기라 작가 | 전방위적 작품을 추동하는 다면적 정체성」(이선영 미술평론가), 본문 50-51쪽

왜 블랙핑크였을까. 방탄소년단이 팬덤형 인기를 구가한다면 블랙핑크는 셀러브리티의 이미지를 활용해 좀 더 대중에 소구하는 경향이 있다. 블랙핑크 각 멤버들은 K팝 특유의 세련된 이미지에 영어, 태국어 등 다국어구사가 가능하다는 장점 등으로 세계 대중과 소통하는 셀러브리티로 거듭났다. 특히 K팝 아이돌로는 최초로 모든 멤버가 럭셔리 및 하이앤드 패션 하우스의 공식 앰배서더로 활약할 만큼 고급스럽고 개방적인 이미지가 이들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블랙핑크의 인기는 아이돌형에 셀러브리티형을 추가한 것에 가깝다. 블랙 핑크의 경우 독보적인 SNS 팔로워 숫자나 해외 유명 브랜드, 패션지와의 교류가 눈에 띈다. 각 멤버들의 셀러브리티로서의 인지도가 음악의 인기에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 「음악_그룹 블랙핑크 | 블랙핑크의 ‘세계적 영향력’」(김지혜 기자), 본문 54쪽

태생적으로 5천만에 머무르는 시장 규모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한국 리그는 갈수록 상향평준화되어가는 글로벌 단위의 e스포츠 씬에서 늘 최고라고는 해도 동시에 불안한 위치라는 점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북미, 유럽, 중국과 함께 이른바 4대 메이저 리그로 불리지만 태생적으로 약한 시장기반은 세계 최고의 선수 팜farm을 자랑하는 PC방 기반의 아마추어 게이밍 문화,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이어져 온 효율적인 e스포츠팀 매니지먼트 속에 쏟아져 나오는 슈퍼 플레이어들을 통해 간신히 극복되어 온 바 있었다. 그 위태로움이 2018-2019 두 시즌에 나타난 위기였고, ‘담원 게이밍’이 되찾아온 3년만의 우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 리그가 죽지 않았다는 바이탈 사인이기도 했다

- 「e스포츠_ 담원 게이밍 | 담원 게이밍 우승, 더 나은 한국 e스포츠의 미래로 가려면」
(이경혁 게임평론가), 본문 58쪽

“영화 데뷔 후 처음 받았던 상이 영평상 신인상이었다. <82년생 김지영>을 만나서 너무 행복했다. 현장에서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 만들어주신 이도영 감독님, 늘 따뜻하게 해줬던 스태프와 배우 분들에게 고맙다. 또 다른 김지영 역할인 미숙 역을 맡아주신 김미경 선생님과 영광을 나누고 싶다.”

- 「영평상 시상식 수상 소감_ 여우주연상: 정유미 <82년생 김지영>, 본문 82쪽

“작품을 만날 때마다 특히 조심스럽게, 소중하게 들여다봐 줘야 하는 캐릭터들을 만날 때가 있다. 제 나름대로 노력과 공부를 하면서 어떤 부분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다가도 보란 듯이 실패하는 캐릭터들이 있는데 이 영화의 유이라는 캐릭터가 그랬던 것 같다. 공을 들여서 들여다봐야 하는 인물인데 아무리 노력한들 유이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했다. 유이로 대변되는 수많은 분들의 마음 을 조금이나마 공들여서 같이 봐보자는 마음으로 주신 것 같아서 감사히 받겠다. 어릴 때 선배님들을 보면서 동경하고 존경하며 꿈을 키웠는데, 선배님들이 일궈놓은 한국영화라는 소중한 텃밭을 망치지 않고 잘 일궈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 「영평상 시상식 수상 소감_ 남우조연상: 박정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본문 83쪽

월간 문화전문지 《쿨투라cultura》 통권 제78호(2020년 12월호) 목차

culture & art magazine Vol.78 / 2020. 12.

Gallery

008 민병헌, 모호한 세계의 이미저리 _ 서종택

012 화집 출간과 함께 열린 박치호展 _ 이정훈

014 가야얼마루 개관전 | 2020 프로젝트 ‘최후의 만찬 2019’_ 이수민

020 박수근미술관 | 화가의 그림 속 나목처럼 _ 김명해

Interview

026 거대한 물결을 만드는 개구리의 너울 ‘우물 밖 개구리’ 마크 피터슨 교수 _ 김준철

Theme <2020 아이콘>

036 영화_이병헌 배우 | 단언컨대, 올해의 아이콘입니다, ‘이병헌’ _ 윤성은

040 드라마_이준기 배우 | 반전 매력, 복합장르 이준기 _ 주찬옥

044 문학_김초엽 작가 | 21세기형 과학소설(가)의 얼굴 _ 허희

048 미술_김기라 작가 | 전방위적 작품을 추동하는 다면적 정체성 _ 이선영

052 음악_그룹 블랙핑크 | 블랙핑크의 ‘세계적 영향력’ _ 김지혜

056 e스포츠_ 담원 게이밍 | 담원 게이밍 우승, 더 나은 한국 e스포츠의 미래로 가려면 _ 이경혁

060 새 시집 속의 詩 | 안경원 김일연 변종태 김지녀

064 재미있게 시나리오 쓰기 12 | 클라이맥스-클라이맥스는 오르가즘과 같다! _ 이무영

074 한국 대중문화의 결정적 사건들 11 | 대학가요제의 영광과 좌절 _ 오광수

movie

078 영평상 시상식 | 네이버 TV로 스트리밍한 제40회 영평상 시상식 _ 박영민

088 제5회 충무로영화제 | 감독의, 감독에 의한, 감독을 위한 영화제 _ 설재원

092 제11회 제주프랑스영화제 |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달하는 '새로운 영화적 경험'
_ 해나

094 세계영화 100선 | <달세계 여행>(1902)에서 <기생충>(2019)까지...세계영화 100선 _ 전찬일

 

104 드라마 월평 | 드라마의 다양한 얼굴 <무감정> 이준기란 이름의 꽃
_ 김민정

108 미디어 비평 | 서울엔 우리집이 없을만하다고? _ 김세연

112 문학 월평 | 잠잠한 격동 _ 허희

115 장르 영화 | 격월평 아버지는 편지를 보내지 않는다 _ 양진호

120 공연 월평 | 우리 모두 다 천재잖아요! _ 장윤정

126 북리뷰 | 심형철 『그림에도 궁합이 있다』 _ 손희

140 문화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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