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영화 100선] 〈달세계 여행〉(1902)에서 〈기생충〉(2019)까지… 세계영화 100선
[세계영화 100선] 〈달세계 여행〉(1902)에서 〈기생충〉(2019)까지… 세계영화 100선
  • 전찬일(영화평론가/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 회장)
  • 승인 2021.01.0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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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쿨투라》에 한국영화 (제작) 100주년 기념 연재를 하면서, 열 번째 그 마지막편 에서 ‘한국영화 100선’을 밝혔다. 일종의 참고·학습 용도였다. 그 이후 ‘세계영화 100선’도 선정해 밝힌다면 좋겠다, 싶었다. 그 목록을 완수하는 데는 하지만 그때로부터 정확히 1년이 흘렀다. 3편의 단편을 포함해 총 101편으로 구성된 이 목록은 물론 최종적인 것이라 할 수는 없다. 언제 어떻게 마음이 변해, 어떤 영화가 그 안에 들어설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럼에도 고심에 고심을 다해 작성한 101편인 것만은 두말할 나위 없다. 1차적으로 140편 가량을 꼽은 다음, 100선으로 가지치기하는 과정이 여간 만만치 않았다. 그 선정 기준·방침은 다음과 같다.
  125년의 (공식) 세계 영화역사는 크게 ‘아메리칸 시네마’ 대 여타 ‘내셔널 시네마’ 간의 갈등·대결·협력 등으로 요약될 수 있는바, 우선 미국영화 편수를 대거 줄였다. ‘안배’ 가 그만큼 결정적 기준이었다. 가능한 다양한 많은 나라 많은 감독의 영화들을 두루 추천·소개하고 싶어서였다. 감독 당 한 편 내지 많아야 두 편으로 한정한 것은 그래서였다. 그 제약이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겨줬을지는 굳이 강변할 필요가 없을 터. 알프레드 히치콕, 구로사와 아키라, 스탠리 큐브릭 같은 거목들의 걸작들을 고작 두 편 이내로 제한해야 했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안배와 연관해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것은 한국영화를 몇 편 포함시켜야 할까 여부였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의 인터넷영화데이터베이스(www.imdb.com) 네티즌 선정 ‘최고 평점 영화 250’(Top Rated Movies 250) 중에는 100위 안에 두 편이 들어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30위, 10점 만점에 8.6점)과 박찬욱의 <올드보이>(68위, 8점)다. 그러나 소위 전문가들이 뽑는 영화 100선에는 단 한 편도 포함돼 있지 않다. 내가 아는 한 그렇다. 영국의 저명 영화 월간지 《사이트 앤드 사운드》가 1952년 이후 10년 단위로 시행해온 역대 최고 영화 100편이 단적인 예다. 세계적 명성의 (고) 로저 에버트가 2002년 투표 산정 이후 역설했다는 “영화인들이 유일하게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리스트”에, 우리 영화는 아예 없는 것. <기생충>(2019)이 일군 기념비적 쾌거 덕택에 2022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 예상되긴 하나 말이다.
  그럴 만도 했다. 2012년 조사 때 전 세계 846 명의 감독, 비평가, 학자, 영화제 프로그래머 등이 설문에 참여했다는데, 우리나라 응답자는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홍상수, 봉준호, 양익준 감독과 (고)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BIFF) 부집행위원장 겸 수석 프로그래머, 평론가 김영진 그리고 필자 정도다. 게다가 아시아는 말할 것 없고 서구의 숱한 영화식자들 가운데 한국영화를 ‘충분히’ 맛본 이들이 대체 얼마나 되겠는가. 그렇다면 한국 영화의 미학적·예술적·오락적·문화적…수준이 세계영화 100선 안에 한 편도 들지 못할만큼 형편없는 것일까. 팔이 안으로 굽어서만이 아니라, 결단코 그렇다고 평할 수는 없다. 그 증거가 다름 아닌 <기생충> 아니겠는가.
  과연 몇 편이 적절할까? 적어도 5편은 돼야지 않을까. 내셔널 시네마로서 한국영화(Korean Cinema)가, 예전과 다른 차원의 세계적 주목을 전격 끌기 시작한 것이 1990년대 후반을 거치면서부터이니, <기생충>을 비롯해 <살인의 추억>(2003)과 <올드보이2>(003), 이창동의 <버닝>(2018) 까지 2000년대 이후 영화 4편과, 그 이전 영화를 대표해 김기영의 <하녀>(1960)쯤이면 어떨까? 그러나 다른 나라·감독들에게 기회를 좀 더 주자는 등의 의미에서 끝내 3편으로 줄였다. 봉준호의 갈 길은 아직도 창창하니 1편이 적당할 듯하고, <버닝>과 <기생충>은 이란성쌍둥이라고 여기는 만큼 합쳐도 되겠다, 싶었다.
  안배 외에 다른 중요 기준들은 영화사적 의의·영향력, 시대성, 국제성, 생명력·지속(가능)성, 비평적 평가, 해당 영화의 매혹(Attraction/s), 내 영화적 취향·지향 등이다. 따라서 이 100선은 최고작 목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적잖은 영화들이 객관적 관점에서도 세계 영화사의 대표적 걸·수작이며, 해당 감독의 으뜸 대표작인 것은 사실이지만….
  1위부터 10위까지는 내 인생 영화 베스트 10다. 그 이후는 무순위로 연대별로 배치시켰다. 특별한 경우 아니면 한글 제목만 제시했으며, 연도는 제작 혹은 극장이건 영화제건 첫 선을 보인 해다. 감독 이름 뒤 나라는 감독의 출생국이다. 주 활동 국가가 크게 다를 때는 병기했다.

 

<세계영화 베스트 10>

1. <게임의 규칙>(1939) 장 르누아르 프랑스 : 이것이 영화다! 1980년대 초반, 프랑스문화원에서 조우한 이래 40년 가까이 내 인생영화 베스트 정상을 견지해온 부동의 걸작. 그 영화적 ‘활력’은 아직도 나를 사로잡고 있다.

2. <7인의 사무라이>(1954) 구로사와 아키라 일본 : 구로사와 아키라가 왜 일본영화의 ‘천황’이었고, 조지 루카스 등 서구의 그 잘난 후배 감독들이 그토록 존경했는지를 제시하는 바로 그 증거. 감각적, 정서적, 지적 등 영화의 전 층위에서 최상의 경지를 구현했다.

3.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 켄 로치 영국 : <기생충> 이전에 이 영화가 있다! 이 세계의 신자유주의를 향해 날리는 감동의 ‘한방’이자, 세상의 서민들에게 바치는 거장의 진혼가성 찬가.

4. <기생충>(2019) 봉준호 한국 : 가족의 희비극을 넘어 신자유주의를 통렬·유쾌하게 비판하는, 역대급완성도의 걸작. <버닝>과 더불어 한국영화의 수준을 단절적으로 격상시켰다.

5. <무쉐뜨>(1966) 로베르 브레송 프랑스 : 장 르누아르와 나란히 프랑스 영화의 국보 감독임에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온, 경이로운 문제작. 미니멀리즘의 진수와, 영화의 육체성·정신성을 동시에 구출했다.

6. <제너럴>(1926) 버스터 키튼 & 클라이드 브러크먼 미국 : 버스터 키튼이 왜 찰리 채플린보다 더 위대한 배우요 감독인지를 보여주는 바로 그 이유. 말 그대로 ‘치명적!’

7.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1974)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독일 : 멜로드라마는 으레 퇴행적이라고? 이 영화를 보라! 더글라스 서크와 페드로 알모도바르를 잇는 어떤 가교.

8. <와호장룡>(2000) 이안 대만(중국) : <브로크백 마운틴>(2005)과 <색, 계>(2007)로 이어지는 감독의 ‘사랑 삼부작’ 그 첫 탄. 영화 예술과 오락 사이의 고질적 간극을 보란 듯 해체시키며, 21세기 영화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다.

9. <클로즈업>(1990)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이란/프랑스 : 영화 동료이자 후배인 모흐센 마흐말바프와 함께 빚어낸 ‘키아로스타미 월드’의 진짜 최고봉.

10. <그녀에게>(2002) 페드로 알모도바르 스페인 : 이런 문제적 러브 스토리도 있다! 종합 예술로서 영화의 ‘치명적 매혹’을 뽐내다.

 

<1910년대>

11. <달세계 여행>(1902) 조르주 멜리에스 프랑스 & <대열차 강도>(1903) 에드윈 S. 포터 미국 : ‘1907~8년 무렵 낡아져버린 특정한 영화적 실천’으로서 ‘초(창)기 영화’(Early Cinema)의 결정적 두 대표작. 각 14분과 11분 전후로 오늘날의 ‘단편 영화’에 해당하나, 당시로선 영화역사의 선구적 흥행 대작들이었다.

 

<1910년대>

12. <인톨러런스>(1916) D. W. 그리피스 미국 : 이른바 ‘장편극영화’(Narrative Feature Film)의 전범을 확립시킨 흥행 대작 <국가의 탄생>(1915)이 야기시킨 (인종차별적) 소란 등을 해명 내지 변명하기 위해 빚어낸 160여 분의 거작. 흥행에선 대 참패를 겪었으나 플롯, 주제 등에서 드러나는 야심 등은 가히 기념비적.

13. <칼리가리박사의 밀실>(1919) 로베르트 비네 독일 : ‘독일 표현주의’ 영화의 으뜸 대표작. 영화도 예술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하고픈 전략·전술의 산물이기도

 

<1920년대>

14. <노스페라투>(1922)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독일 : ‘드라큘라 영화’의 효시적인 걸작. 드라큘라 용어를 쓸 수 없었던 것이 외려 약이었는바, 세계 공포영화 역사는 이 영화를 기점으로 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15. <탐욕>(1924) 에리히 폰 슈트로하임 오스트리아/미국 : 지독한 사실성과 디테일 등으로 악명(?) 높았던 거장의 대표작. 춘사 나운규도 <아리랑>(1926)에서 인용했다는데, 후대 감독들에게 끼친 영향 등에서 절대적 위상을 누리고 있다. 4시간이 넘는 대작으로, 유튜브에서 2시간 10분짜리 축약 버전을 만날 수 있다.

16. <황금광 시대>(1925) 찰리 채플린 영국/미국 : ‘현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장 뤽 고다르)로 불리기도 했던 채플린의 진가. 구두끈을 먹는 장면의 페이소스만으로도 엄지 척.

17. <전함 포템킨>(1925) 세르게이 M. 에이젠슈테인 러시아 : ‘소비에트 몽타주 파’ 영화를 대변하는 바로 그 한 편. 그 변증법적 편집이 선사하는 감흥 등은 여전히 강렬하다.

18. <메트로폴리스>(1926) 프리츠 랑 독일/미국 : 조르주 멜리에스가 토대를 구축한 SF 영화의 새 출발.

19. <일출>(1927) F. W. 무르나우 독일 : 감독이 조국 아닌 할리우드에서 연출해 무성영화기의 최고작으로 뽑히곤 하는, 가슴 아린 멜로드라마. 《사이트 앤드 사운드》 2012년 설문에서 <현기증>, <시민 케인>, <동경 이야기>, <게임의 규칙>에 이어 5위였다.

20. <나폴레옹>(1927) 아벨 강스 프랑스 : 160여 편에서 다뤄지며, 가장 많이 영화화됐다는 실존인물 나폴레옹 영화의 명실상부한 대표작. 세 개의 화면 분할 촬영 등 실험적 기법으로 유명.

21. <잔 다르크의 수난>(1928)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 덴마크 : 세계 영화사 사상 가장 유명한 클로즈업 미학. 상기 《사이트 앤드 사운드》 순위 9위에 올랐다.

22. <안달루시아의 개>(1928) 루이스 브뉘엘 스페인/프랑스 : 겨우 16분짜리 단편으로 안겨준 세계 영화사의 일대 충격.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와 함께 시나리오를 쓴 브뉘엘의 데뷔작으로, 초현실주의 걸작으로 평가된다.

23. <카메라를 든 사나이>(1929) 지가 베르토프 러시아 : <전함 포템킨>과 쌍벽을 이루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최고봉. 《사이트 앤드 사운드》 설문에서 <전함 포템킨>의 11위보다 높은 8위를 차지했다.

 

<1930년대>

24. <엠>(1931) 프리츠 랑 독일/미국 : 독일 영화역사의 최고작으로 간주되곤 하는, 독일 최초의 발성영화. 시각적 스타일에서 히치콕, 브뉘엘, 오손 웰즈 등 후배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데, 사운드 모티브 활용에서도 역사적이었다.

25. <프랑켄슈타인>(1931) 제임스 웨일 미국 : 1931년 할리우드는 <엠>과는 판이하게 다른 색깔의 공포영화를 두 편 선보인다. 토드 브라우닝의 <드라큘라>와 이 영화다. 몬스터 역 보리스 칼로프는 가히 아이콘적 캐릭터와 연기를 뽐낸다.

26. <스카페이스>(1932) 하워드 혹스 미국 : <대부> 이전에 이 영화가 있었다. 윌리엄 A. 웰만의 <퍼블릭 에너미>(1931)와 더불어 갱스터 영화 장르의 어떤 정점.

27. <킹콩>(1933) 메리안 C. 쿠퍼 & 어니스트 B. 쇼드색 미국 : ‘킹콩 영화’의 원조. CG없이 산출해낸 특수 효과에 감탄하지 않을 도리 없다. 여 주인공 앤역 페이 레이의 매력도 압도적.

28. <라탈랑트>(1934) 장 비고 프랑스 : 2편의 단편 다큐멘터리, 1편의 단편 극영화, 1편의 장편 극영화를 남기고, 서른 나이에 요절한 천재 장 비고의 그 장편. 감각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표현한 일상의 리얼리티 등이 압권.

29. <모던 타임스>(1936) 찰리 채플린 영국/미국 : 채플린의 마지막 무성영화이자, 대중적 관점에서 최대 걸작.

30.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빅터 플레밍 미국 : <오즈의 마법사>(1939)와 함께 미국영화의 최고 황금기를 빛낸 기념비적 블록버스터.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여전히 전 세계 흥행 1위작 .

 

<1940년대>

31. <시민 케인>(1941) 오손 웰즈 미국 : 《사이트 앤드 사운드》 조사에서 1962년부터 2002년까지 5차례 연속 정상을 차지한 역대급 문제작.

32. <카사블랑카>(1942) 마이클 커티즈 헝가리/미국 :미국 멜로 영화 장르의 최정상.

33. <무방비 도시>(1945) 로베르토 로셀리니 이탈리아 : 루키노 비스콘티의 <강박관념>(1942)에서 비롯됐다는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작.

34. <자전거 도둑>(1948) 비토리오 데시카 이탈리아 : <무방비 도시>의 연출적 한계를 극복한 이탈리아 신사실주의의 어떤 정점. 후대에 끼친 영향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35. <제 3의 사나이>(1949) 캐롤 리드 영국 : 영국영화연구소(BFI) 선정 가장 위대한 영국 영화 1위작. 반전성 플롯, 정치한 미장센, 음악 효과 등이 일품.

 

<1950년대>

36. <라쇼몽>(1950) 구로사와 아키라 일본 : 1951년 베니스 황금사자상을 거머쥐면서 서구에 의해 ‘일본영화’ 포함 ‘아시아 영화’가 발견되는 결정적 계기.

37. <한 시골 사제의 일기>(1951) 로베르 브레송 프랑스 : 브레송 영화미학의 어떤 정수. 그의 영화에서 불가능은 없다.

38. <사랑은 비를 타고>(1952) 진 켈리 & 스탠리 도넌 미국 : 이론의 여지 없는, 뮤지컬 영화 장르의 최고봉.

39. <우게츠 이야기>(1953) 미조구치 겐지 일본 : <라쇼몽>에 이어 서구에 발견되며 ‘미조구치 선풍’을 일으키다.

40. <동경 이야기>(1953) 오즈 야스지로 일본 : <라쇼몽>과 <우게츠 이야기>에 이어 발견되나, 그 이후 일본영화 역대 최고작으로 평가받다. 《사이트 앤드 사운드》 선정 3위라는 순위가 그 위상을 말해준다.

41. <공포의 보수>(1953) 앙리-조르주 클루조 프랑스 : <싸이코>와 더불어 봉준호의 영화인생을 결정지었다는 바로 그 영화. 1953년 베를린 황금곰상과 칸 페스티벌대상(이후 황금종려상)을 동시에 거머쥐다.

42. <워터프론트>(1954) 엘리아 카잔 미국 :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1955년 오스카 8관왕을 휩쓴 미국 영화사의 대표작 중 하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52) 이래 4년 연속 후보에 오른 말론 브랜도, 마침내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다.

43. <부운>(1955) 나루세 미키오 일본 : 일본 영화사의 기념비적 멜로드라마. 그 영향 면에서 비교의 예를 찾기 불가능하다.

44. <천국이 허락한 모든 것>(1955) 더글라스 서크 덴마크/미국 : 1950년대 미국 가족 멜로물을 주도했던 거장의 비범한 통속극.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등에 의해 리메이크되다.

45. <길의 노래(Pather Panchali)>(1955) 사티야지트 레이 인도 : 명실상부 인도영화 최고작. <아파라지토>(1956), <아푸의 세계>(1959)로 이어지는 ‘아푸 3부작’ 그 첫 번째 이야기.

46. <수색자>(1956) 존 포드 미국 :미국 서부영화 장르의 최정점.

47. <12명의 성난 사람들>(1957) 시드니 루멧 미국 : <알라바마에서 생긴 일(To Kill a Mockingbird)>(1962)와 나란히 세계 법정영화 장르의 정점으로 간주된다 .

48. <제7의 봉인>(1957) 잉마르 베리만 스웨덴 : 영화와 철학이 조우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

49. <현기증>(1958) 알프레드 히치콕 영국/미국 : <시민 케인>을 밀어내고, 《사이트 앤드 사운드》 선정 세계영화 역대 1위 자리를 꿰차다.

50. <400번의 구타>(1959) 프랑수아 트뤼포 프랑스 : 1959년 칸의 주인공은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흑인 오르페>(마르세 카뮈)가 아니라 감독상을 안은 이 데뷔작이었다. 프랑스 누벨바그의 길을 활짝 열어젖힌.

51. <히로시마 내 사랑>(1959) 알랭 레네 프랑스 : 비록 무관에 그쳤으나 1959년 칸의 센세이션이었다. 문학에서의 ‘의식의 흐름’ 기법이 영화에 전격 도입·활용됐다.

 

<1960년대>

52. <네 멋대로 해라>(1960) 장 뤽 고다르 프랑스 : 본격적 의미에서 누벨바그의 진정한 효시. 이후 감독의 행보는 이 주목할 만한 데뷔작에서 점점 더 멀어져가긴 해도 ….

53. <정사>(1960)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이탈리아 : 페데리코 펠리니의 <달콤한 인생>(1960)과 더불어 ‘현대 영화’(Modern Cinema)의 분수령.

54. <싸이코>(1960) 알프레드 히치콕 영국/미국 : 히치콕, <현기증>에 이어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1959)를 거쳐 이 공포 영화 장르의 최고봉에 이르기까지 연거푸 걸작 행진을 펼치다.

55. <하녀>(1960) 김기영 한국 : 당대 세계영화의 어떤 수준에 맞붙을 수 있었던 우리 영화의 거의 유일한 예외.

56. <아라비아의 로렌스>(1962) 데이비드 린 영국/미국 : 대하소설에 부응하는 대하 서사 영화의 대표작.

57. <8과 1/2>(1963) 페데리코 펠리니 이탈리아 : 문학에 사소설이 있다면, 영화에도‘사적 영화’(Personal Cinema)가 있다. 그 대표작 중 대표작 .

58. <레오파드(Il Gattopardo)>(1963) 루키노 비스콘티 이탈리아 : <달콤한 인생>에 이어 이탈리아에 칸 최고 영예 황금종려상을 안겨 준, 비스콘티의 대표작 .

59. <닥터 스트레인지러브>(1964) 스탠리 큐브릭 미국 : 세계 코미디 영화 장르의 진정한 정점.

60. <졸업>(1967) 마이크 니콜스 미국 : 광의에서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대표 기수. 아서 펜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Bonny and Clyde)>(1967)나, 조지 로이 힐의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1969), 샘 페킨파의 <와일드 번치>(1969)로 대체돼도 무방.

61. <악마의 씨>(1968) 로만 폴란스키 프랑스/폴란드·미국 : <싸이코>에 맞장 뜰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현대 공포 영화 .

62.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스탠리 큐브릭 미국 : SF 영화역사에서 딱 한 편만 골라야 한다면?

63. <석류의 빛깔>(1968) 세르게이 파라자노프 조지아/아르메니아 : 내러티브의 족쇄로부터 자유로운, 민속지적 이미지와 사운들의 향연! 펠리니와는 또 다른 경지에서궁극의 ‘퍼스널 시네마’.

 

<1970년대>

64.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1972)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이탈리아 : 세계 영화사에서 가장 급진적 시기였던 1970년대, 성 정치학적으로도 예외가 아니었는바 그 신호탄 격인 문제작이다.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살로 소돔의 120일>(1975), 오시마나기사의 <감각의 제국>(197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65. <협녀>(1971) 호금전 대만(중국) : 무협 영화 장르의 최고봉. 이 걸작이 없었다면 <와호장룡>이 나오기란 쉽지 않았을 터.

66. <대부>(1972)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미국 : 갱스터 장르를 넘어 대중들의 사랑에서나 비평적 평가에서나 역대 최고작 중 한 편. 그 두 번째 편(1974)도 마찬가지.

67. <차이나타운>(1974) 로만 폴란스키 프랑스/폴란드·미국 : 그 영화적 만듦새에서 히치콕적 경지를 자랑하는 기념비적 범죄 미스터리 드라마 .

68. <스타 워즈>(1977) 조지 루카스 미국 : 스티븐 스필버그가 <죠스>(1975)로 일궈낸 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한층 더 고양시키다. 아홉 편까지 이르는 시리즈로 이어지면서.

69. <양철북>(1979) 폴커 쉴뢴도르프 독일 : 영화 미학적으로 1970년대를 풍미했던 ‘뉴저먼 시네마’의 가장 성공한 사례. <지옥의 묵시록>과 공동으로 1979년 칸 황금종려상을 받은 데 이어 1980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까지 안은 것이 그 한 증거.

 

<1980년대>

70. <성난 황소>(1980) 마틴 스코세이지 미국 : 스포츠 영화로도, 전기성 휴먼 드라마로도, 감독의 필모그래피 전체에서도 최상의 경지. <택시 드라이버>(1976)이어도 상관없을 듯.

71. <블레이드 러너>(1982) 리들리 스콧 미국 : 영화사적 의의에서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와 대결을 벌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경우.

72. <나라야마 부시코>(1983) 이마무라 쇼헤이 일본 : 일본 뉴웨이브 대표주자였던 이 마무라의 첫 번째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두 번째 수상작 <우나기>(1997)보다 여러모로 한 수 위다.

73.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 세르지오 레오네 이탈리아 : <옛날 옛적 서부에서>(1968)의 ‘아메리카 버전’. 4시간에 가까운 긴 시간이 순식간에 흐른다. 영화의 전 층위에서 최상의 수준이다.

74. <파리, 텍사스>(1984) 빔 벤더스 독일 : 굳이 칸 황금종려상을 내세울 필요 없을 듯. 뉴 저먼 시네마의 마지막 자존심. 그 성격·색깔 등에선 판이하게 달라도 프랑스에 장뤽 고다르가 있다면 독일엔 빔 벤더스가 있다.

75. <아빠는 출장 중>(1985) 에미르 쿠스트리차 유고슬라비아 : 이 영화에서 <언더그라운드>(1995)까지만 해도 쿠스트리차는 세계영화의 어떤 희망이었다.

76. <희생>(1986)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러시아 : 펠리니나 파라자노프와는 또 다른의미에서 ‘사적 영화’의 대표작. <안드레이 루블료프>(1966), <솔라리스>(1972), <거울>(1974), <스토커>(1979), <노스탤지아>(1983) 중 한 편이어도 무방할 터.

77. <지하정>(1986) 관금붕 홍콩(중국) : 홍콩 뉴웨이브의 숨은 보석! ‘<정사>의 홍콩 버전’으로 손색없다. <인지구>(1987)와 <완령옥>(1991)도 놓치기 아까운 걸작들.

78. <블루 벨벳>(1986) 데이비드 린치 미국 :<트윈 픽스>(1992) 이전에 이 영화가 있었다. 데이비드 린치의 강력한 존재감을 확연히 천명하다 .

79. <비정성시>(1989) 허우샤오시엔 대만(중국) : <라쇼몽>에 이어 38년 만에 베니스를 정복하다. 차이밍량의 <애정만세>가 5년 뒤 그 영예를 다시 누릴 수 있었던 것도 어느 정도는 그 후광 덕택이었지 않았을까 .

 


<1990년대>

80. <아비정전>(1990) 왕가위 홍콩(중국) : 거의 모든 설문에서 왕가위 최고 영화는 <화양연화>(2000)다. 상기 《사이트 앤드 사운드》 순위에서도 공동 24위에 마크됐다. 내게 그 명예는 <아비정전>의 몫이다. 예나 지금이나 줄곧 .

81. <고령가 소년 살인 사건(A Brighter Summer Day)>(1991) 에드워드 양 대만(중국) : 서구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가 있다면 아시아에는 이 영화가 있다.

82. <터미네이터 2>(1991) 제임스 카메론 미국 : 할리우드 영화의 단절적 진화! 7년의 세월 차만큼이나, ‘일취월장’하다.

83. <귀주 이야기(秋菊打官司)>(1992) 장이머우 중국 : <붉은 수수밭>(1988), <국두>(1990), <홍등>(1991) 등 숱한 대표작들 와중에 장이머우의 최고봉은 이 걸작 아닐까. 1992년 49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원제는 “치우쥐가 소송을 하다”를 뜻한다.

84. <쉰들러 리스트>(1993) 스티븐 스필버그 미국 : <죠스>일 수도, <이티>(1982)일 수 도 있다. 하지만 스필버그 영화들 중 한 편만 골라야 한다면 아무래도 이 수작일 터.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 1994년 오스카 7관왕 .

85. <피아노>(1993) 제인 캠피언 뉴질랜드/호주 : 46회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한데 믿어지는가? 총101편 중 여성 감독 영화는 이 영화 단 한 편이라는 사실이? 혹 내 선택의 문제일까?

86. <패왕별희>(1993) 첸 카이거 중국 : 46회 칸에서 <피아노>와 나란히 최고 영예를 가져가서만은 아니다. 이 걸작은 이른바 ‘중국 제5세대 영화’ 가운데 최대 쾌거를 일궈냈다.

87. <펄프 픽션>(1994) 쿠엔틴 타란티노 미국 : 많은 이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칸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20여 년 간 지속될 ‘타란티노 시대’를 가능케 했던 그 계기.

88. <LA 컨피덴셜>(1997) 커티스 핸슨 미국 : 내게 미국 할리우드는 이 영화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뉜다. 미국영화를 향한 내 시선을 근본적으로 뒤바꾼 걸작. 1998년 아카데미 11개상을 휩쓴 <타이나닉>을 좋아하지 않은 것도 실은 이 영화를 향한 열광 때문
이었다.

89. <매트릭스>(1999) 워쇼스키 자매 미국 : 밀레니엄 직전, 세계 (대중) 영화계에 내린 축복. 철학, 영화를 전격 캐스팅하다!

 

<2000년대>

90.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 데이비드 린치 미국 : 데이비드 린치, ‘괴짜 감독’에서 거장으로 나아가다.

91. <아타나주아>(2001) 자카리아스 쿠눅 캐나다 : 내게 21세기 세계영화들 중 최강 장편 데뷔작은 54회 칸 황금카메라상(신인감독상)에 빛나는 이 영화다. 그 전년도의, 같은 영화제 같은 상 수상작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바흐만 고바디)과 함께.

92.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2001) 피터 잭슨 뉴질랜드 : ‘반지의 제왕 삼부작’ 중 그 첫 탄을 이 100선에 포함시키지 않을 순 없을 성 싶다. ‘미녀와 야수’ 모티브를 통쾌하게 비틀어 멋지게 극화한 명품 애니메이션 <슈렉>(2001)도 그렇긴 하지만.

93. <친애하는 당신>(2002)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태국 : 2010 칸 황금종려상과 2004 심사위원상을 받은 <엉클 분미>와 <열대병> 이전에 아피찻퐁에게는 이 영화가 있었다. 칸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작.

94. <올드보이>(2003) 박찬욱 한국 : <기생충> 이전에 한국, 아니 아시아영화는 ‘올드 보이 이전’과 ‘올드 보이 이후’로 나뉜다 .

95.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 클린트 이스트우드 미국 : <용서받지 못한 자>(1992)나 <그랜 토리노>(2008)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노거장의 한 편만 뽑아야 한다면, 내 선택은 내 생애 영화 베스트 10 안에 넣고도 싶은 이 걸작 휴먼 드라마다.

96. <4개월, 3주… 그리고 2일>(2007) 크리스티안 문쥬 루마니아 : 루마니아 영화의 어떤 저력. 내겐 <기생충> 이전 칸 최고 황금종려상 수상작이기도.

97.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 코엔 형제 미국 : 코엔 형제 영화들 중 한 편만 선택해야 한다면, 칸에서는 빈손으로 돌아갔으나 2008 아카데미 작품, 감독, 각색상 등을 가져간 이 영화이지 않을까.

98. <다크 나이트>(2008) 크리스토퍼 놀란 영국/미국 : 목하 세계 최강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딱 한 편.

 

<2010년대 이후>

99. <그을린 사랑>(2010) 드니 빌뇌브 캐나다 :21세기 세계 영화계의 거장 탄생 .

100.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2011) 아쉬가르 파라디 이란 : 여느 이란영화들과는 달라도 너무나도 다른 개성과 힘. 2011 베를린 황금곰상과 2012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등을 거머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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