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배우상 수상작
[movie]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배우상 수상작
  • 해나(본지 에디터)
  • 승인 2021.01.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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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국제영화제가 탄생시킨 웰메이드 영화

  유다인, 오정세 배우의 열연과 현실공감 리얼리즘으로 극찬을 받은 이태겸 감독의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가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탄생시킨 웰메이드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파견 명령을 받아 하청업체로 가게 된 ‘정은’이 1년의 시간을 버텨내고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담은 영화이다. 하청으로 1년 동안 파견을 가면 다시 복귀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파견을 온 정은(유다인 배우)은 그곳에서 낯선 도전에 직면한다. 노골적인 퇴사 압력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꿋꿋하게 버텨내지만, 대형 송전탑에서 일해야 하는 하청 업체의 여건은 만만치 않다. 그동안 여성에 대한 차별에 당차게 맞서 왔던 그녀지만, 하청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겪는 이중의 차별은 감내하기가 어렵다. 정은은 자신이 ‘본사 파견’임을 내세우기도 하고, 소주를 마신 상태로 출근하기도 하며 자신을 ‘원청’이라는 기득권의 선 안에 두고 싶어 한다. 하지만 몇 가지 계기로 동료 노동자들과 인간적 유대를 맺으면서 그녀는 변화한다. 정은을 적대적으로 대하던 동료들도 그녀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영화는 정은이 여성으로서, 그리고 하청 노동자로서 정체성을 찾게 되는 과정을 세밀한 시선으로 포착해낸다. 정은 역의 유다인뿐 아니라 정은에게 일을 가르치는 동료 노동자를 연기한 오정세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더 테이블>의 호평을 잇는 유일무이 현실공감 드라마 예고!

  전주국제영화제는 이번에 화제가 된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이전에도 제16회 영화제에서 한국경쟁 대상으로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선정하며 ‘한국 웰메이드 영화의 발견자’ 역할을 해온 바 있다. 특히 이정현 배우는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전주에서 시작되어 전국으로 이어진 독립영화의 힘을 증명했다. 이번 2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선택한 영화 중에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정유미, 한예리 등 4명의 여배우들이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김종관 감독의 <더 테이블>, ‘판소리’와 ‘복싱’의 결합이라는 흥미로운 발상으로 주목받았던 정혁기 감독의 영화 <판소리 복서>도 있다. 이 두 작품 역시 이번 영화제를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관객과 만나며 올해에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에 대해 이번 영화제 프로그래머였던 문석 평론가는 “여성으로서, 그리고 하청 노동자로서 정체성을 찾게 되는 과정을 유연한 흐름으로 담아낸다”고 설명했다. 차한비 평론가는 “새 삶을 선택하려는 인물의 의지를 스크린 가득 채워 낸다”고 평했고, 디컬쳐 이경현 기자는 “부디 이 영화로 인해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이들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지기를”이라는 바람을 이 영화에 대한 호평에 덧붙이기도 했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2021년 1월 개봉 예정이다.

 

* 《쿨투라》 2021년 1월호(통권 7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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