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Theme] K-패션, 어디쯤 가고 있을까요?
[3월 Theme] K-패션, 어디쯤 가고 있을까요?
  • 윤혜숙(언론인, 패션평론가)
  • 승인 2021.03.09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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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패션’이란 무엇일까요?"

  이 질문의 답은 한국의 독특한 전통과 문화 또는 한국인의 생활양식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기원전 ‘미녀가 왔다’라는 뜻을 가진 ‘네페르티티(Nefertiti, B.C. 1370-B.C. 1330)’의 정신이 뿌리박힌 과거의 무언가에 관한 것일 수도 있고, 현대에 새롭게 등장하는 거리의 스트리트 패션일 수도 있습니다. 또 아니면 변덕쟁이 패션트렌드일수도 있고, 한국사회의 중추일 수도 있고,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한국의 얼굴일 수도 있고, 추악하게 은폐된 부끄러운 어두운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진솔한 이 질문의 답은 내국인과 외국인의 눈에 긍정적으로 투영된 5000년 세월을 아우르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 디자인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K-패션(한국패션)’이라고 합니다.

  현재 ‘K-패션’의 발전된 모습은 한류(Korean Wave)의 발전과 함께 나란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K-패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류에 대한 것들이 전제되어야합니다. 한류는 1990년대 말부터 아시아에서부터 시작된 한국 대중문화의 열풍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한류라는 용어는 2000년 중국 언론에서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한류의 열풍은 동남아, 유럽, 미국 등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뿐 아니라 한국 관련 생필품까지 선호하게 되면서 이 모든 것을 포함시킨 것을 한류라고 합니다.

  그러면 ‘K-패션’의 복식은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를 얼마나 충족시키고 있을까요? 패션 디자이너들이 ‘K-패션’을 디자인 한다는 것은 우리가 예상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외형적 실루엣, 색상, 디테일, 트리밍, 소재의 문양과 텍스츄어, 디자인의 원리 등등. 이 모두가 함축된 테일러링으로 디자인 합니다. 한편 세계 패션계는 글로벌화의 가속화, 다양한 개성표현에 대한 소비자 욕구의 증대, 다품종 소량생산, 제품 수명 주기의 단축 등 급격한 패션산업의 환경 변화에 처해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K-패션’은 경영혁신과 창의적인 가치 등 여러 가지 노력으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디자이너의 작품은 자국의 역사적 환경, 시대, 사건, 문화와 먼 땅에 대해 풍부하게 언급된 것들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태어나 자란 곳은 지울 수 없는 그 곳의 역사가 함께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디자인 영감의 원천이 되는 마음의 고향입니다. 그렇다고 전통 ‘한복’을 디자인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전통 한복의 부분적인 이미지의 착용 일 수도 있고 아니면 한복의 아이템을 크로스오버 코디네이션 하는 방법이 될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한국 전통과 미래의 트렌드나 IT와 결합된 강렬한 이벤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입니다, 디자이너의 정체성(Identity)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K-패션’이 가야할 길이며 전 세계인의 마음속에 한국의 이미지를 형성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 정말 멋지다!! 예술이야… 런웨이의 모델들 좀 봐….” 지금 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프레타포르테, 오트쿠튀르와 관련된 장황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 곳의 톱디자이너들의 예술적 연출의 이벤트에 의한 멋진 작품이라 할지라도 인체의 세세함이 고려된 완벽한 패턴의 테일러링을 추구한다는 것을 언급하는 것입니다. 실제 입어서 편안하고 시대적으로 뒤떨어지지 않는 세련된 옷을 말합니다. 디자이너들이 톱디자이너가 되기까지는 여러 패션하우스에서 보조디자이너의 수습과정과 크리에티브 디렉터라고 말하는 예술 감독의 보조 과정을 거치며 패션계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의 의미는 패턴과 디자인의 열세를 극복하는 한 가지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리나 아직도 ‘K-패션’은 글로벌 브랜드의 부재와 경쟁력 취약, 차별화된 제품 개발력의 미미한 실정으로 선진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글로벌패션의류산업에서 열세를 극복하는 또 다른 방법은 디자이너의 확실한 후원자인 재정적 투자가를 찾는 것입니다. 투자가는 개인일수도 있고, 기업체일수도 있고, 국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정부의 지원 형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K-Fashion Project’, ‘K-Fashion Sensation’, ‘K-Fashion Show’ 등으로 해외진출 패션 브랜드를 지원 홍보하고 있습니다만 이것이 파리, 뉴욕 등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을 위한 이태리 밀라노컬렉션, 메드모다 등을 통한 지역의 다각화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디자이너는 자신을 지지하는 영화나 음악의 세계적 톱 대중스타나 예술가들과 만남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입니다. 이는 미디어, 인터넷, 패션커뮤니케이션의 매체 등에 의한 자연스런 PPL 홍보의 효과와 함께 시대적 트렌드의 또 다른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는 2019년 말 촉발된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있습니다. ‘코로나 19’의 팬데믹의 장기화는 우리 사회 뿐 아니라 개인의 일상까지 바꾸어놓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정서적 탈진은 심화되고 트라우마 스트레스의 결과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바이러스, 거기에 변종 바이러스까지 참으로 잔인합니다. 북적이던 명동 스트리트의 외국인도, 남대문, 동대문 주변에 외국 보따리상도 모습을 감춘 지 오래되었습니다. 더더욱 가슴 아픈 것은 ‘코로나 19’가 언제 끝날지 그 누구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인은 1300년대 유럽인구의 30~40%를 몰살시키며 중세 유럽을 초토화 시킨 페스트를 극복한 사례가 있습니다. 모든 인간에게 다가온 따가운 시련의 가시가 잠든 영혼을 깨워주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넘어져서 코가 깨질까 두렵더라도 똑바로 일어서서 최선을 다할 일입니다.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Grazie mille~~~ Felicita

 

* 《쿨투라》 2021년 3월호(통권 8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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