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3월에 온라인 경쟁 부문, 6월에 오프라인 프리미어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3월에 온라인 경쟁 부문, 6월에 오프라인 프리미어
  • 설재원(본지 에디터)
  • 승인 2021.03.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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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2월에 개최되던 베를린국제영화제(이하 베를린영화제)가 올해는 한 달 연기되어 3월에 개최된다. 베를린영화제 측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해 개최 일정을 연기하고 온라인영화제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밝혔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2021년 2월 11일부터 21일까지 철저한 방역을 갖춘 오프라인 영화제를 개최할 것이다’라고 밝혔지만, 결국 지난해 12월 18일 온라인으로 진행할 뜻을 밝혔다. 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유러피안필름마켓도 3월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올해 베를린영화제는 3월에 비대면으로, 6월에 오프라인 행사로 나눠서 진행된다. 3월에 심사위원들의 비공개 심사를 거쳐 황금곰상 등을 시상하고 6월에 수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야외 및 극장에서 관객을 대상으로 상영 행사를 한다. 영화제 총감독인 마리에테 리센베크는 “모든 참가자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싶다는 소망이 크지만, 지금으로서는 2월 오프라인 개최가 물리적으로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산업에 1분기 시장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베를린영화제는 디터 코슬릭 집행위원장 시대를 거치면서 사회비판적 영화제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했지만, 세계 3대 영화제 중 최다 관객을 동원하는 대중영화제라는 호평도 받아왔다. 지난해에는 1만8천여 영화 관련자들이 영화제를 찾았고, 관객수는 거의 48만명에 이르렀다. 경쟁부문, 베를리날레 스페셜과 시리즈, 인카운터스, 단편부문, 파노라마, 포럼과 포럼 익스팬디드, 제너레이션, 퍼스펙티브 독일영화, 회고전 등 9개 섹션에 400여개에 달하는 영화들을 선보였다. 올해에는 비대면 방식이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규모로 행사가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온라인 및 분산개최 방식을 통해 현재의 환경에서도 최대한 효율적으로 행사를 진행하여 세계 3대 영화제다운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영화제 프로그램 중 ‘베를린영화제 탈렌트(Berlinale Talents)’는 이미 온라인으로 틀을 잡았다. 이 행사에서 재능 있는 영화감독, 시나리오작가, 카메라맨이 영화 거장들과 토론하고 교류하며 영화와 영화산업에 관한 풍부한 이야기들을 들려줄 것이다.

  올해도 셀린 시아마(〈Petite Maman〉), 하마구치 류스케(〈우연과 상상〉) 등 쟁쟁한 감독들의 작품 15편이 경쟁부문에 진출한 가운데, 홍상수 감독도 〈인트로덕션(Introduction)〉으로 초청받았다. 영화는 세 개의 단락을 통해서 청년 영호가 각각 아버지, 연인, 어머니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 신석호, 박미소를 중심으로 김영호, 예지원, 기주봉, 서영화, 김민희, 조윤희 등이 출연하는 이 영화에 대해 카를로 샤트리안 집행위원장은 “홍 감독의 작품은 장면과 언어 사이의 공백에서 작동하는 예술의 비밀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깊게 한다”고 초청 이유를 밝혔다.

  작년 한국에서도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통해 영화팬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된 감독인 셀린 시아마의 이번 경쟁 진출작 〈Petite Maman〉은 8살짜리 아이 2명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로 구체적 스토리는 아직 밝혀져 있지 않지만, “그녀의 2011년 작품 〈톰보이〉처럼 어린아이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만들었고 그녀는 이 영화가 베를린에서 아이들을 위해 보여지기를 원하고 있다”고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어서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피 아워〉(2015), 〈아사코(Asako I&II)〉(2018) 등의 작품을 통해 일본에서 가장 기대되는 신예 감독으로 주목받고 있는 하마구치 류스케의 이번 경쟁 진출작 〈우연과 상상〉은 ‘우연’과 ‘상상’을 테마로 한 3화로 구성된 옴니버스 영화이다. 제1화 ‘마법(보다 불확실한)’은 사랑에서의 우연, 제2화 ‘문은 열어둔 채로’는 학생과 교수 사이의 악연 속에 숨어 있던 우연, 제3화 ‘다시’에서는 고교시절 친구였다가 20년 만에 만난 두 여성 사이에서의 우연을 다룬다. 이번 작품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직접 각본을 썼다.

 

* 《쿨투라》 2021년 3월호(통권 8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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