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생애 유일 기회’ 피카소 진품 110점 보러 가요
[Gallery] ‘생애 유일 기회’ 피카소 진품 110점 보러 가요
  • 설재원(본지 에디터)
  • 승인 2021.05.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대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가 ‘INTO THE MYTH(신화 속으로)’라는 표제를 내걸고 한국에 온다. 5월 1일부터 8월 2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에서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그린 〈한국에서의 학살(Masacre en Corea)〉도 처음 공개된다.

파블로 피카소, 〈한국에서의 학살(Masacre en Corea)〉, 1951, 합판에 유화
ⓒ2021-Succession Pablo Picasso - SACK(Korea)
사진_㈜비채아트뮤지엄

  〈한국에서의 학살〉은 〈게르니카〉와 함께 반전을 주제로 한 피카소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철제 갑옷 등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임산부, 소녀 등 벌거벗은 여성들을 총살하려는 모습을 담아냈다. 피카소는 한국전쟁 당시인 1951년 1월 〈한국에서의 학살〉을 완성해 같은 해 5월 파리에서 열린 ‘살롱 드 메’ 전에서 공개했다.

  필자는 2019년 파리에 머물 때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에서 이 원화를 본 적이 있다. 작품 속의 상황이 너무나 현실감 있게 느껴져 숨이 막혔다.

  피카소가 한국전쟁 발발 6개월이 지난 1951년 1월에 완성한 〈한국에서의 학살〉은 그가 한국이라는 국가를 작품 제목으로 내건 유일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전쟁이 특정 국가에 한정된 사건이 아니라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세계적인 사건이었음을 작품을 통해 고발한 〈한국에서의 학살〉은 〈게르니카〉, 〈시체구덩이〉와 더불어 피카소의 반전 예술 3대 걸작으로 꼽힌다. 2미터 화폭에 담긴 이 대작은 그동안 국내 전시가 여러 차례 시도됐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파리국립피카소 미술관 사진 출처: 파리국립피카소 미술관.
사진_㈜비채아트뮤지엄

  전시기획사 비채아트뮤지엄은 “이번 전시는 프랑스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이 소장한 피카소 작품 110여 점을 소개하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대표작 〈마리 테레즈의 초상〉, 〈피에로 옷을 입은 폴〉, 〈만돌린을 든 남자〉를 비롯한 유화와 판화, 도자기 등이 소개”되며, “피카소의 청년 시절인 1900년대 초부터 황혼기인 1960년대까지 전 생애 작품을 연대기별로 관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피카소 전시회는 한국에서도 여러 번 열렸지만, 이번처럼 방대한 규모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코로나 사태를 감안해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의 소장 작품들을 보다 많은 관람객에게 선보이려는 미술관 측의 ‘통 큰 결단’ 덕분이다.

  올해는 피카소(1881~1973) 탄생 140주년이자 48주기다. 피카소는 입체주의 회화의 효시로서 창조와 혁신의 아이콘이다. 코로나 사태가 사회관계와 산업 전반에 일대 변혁을 일으키고 있는 때 열리는 피카소 전시회가 감동과 함께 변화에 대응할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코로나19 상황이 가능케 한 특별한 전시회는 앞으로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파리 소재의 국립피카소미술관은 단일작가 미술관으로는 전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미술관이다.

피에로 옷을 입은 폴(1925) 캔버스에 유화, 130x97cm
사진_㈜비채아트뮤지엄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 전시 작품들은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에 몇 번 가더라도 다 보기가 쉽지 않은 걸작만을 엄선했다고 한다. “나는 화가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피카소가 되었다”는 파블로 피카소는 1881년 스페인의 지중해 연안 도시 말라가에서 태어났다. 그는 스스로 ‘12살 때 라파엘로 만큼 그렸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미술학교 교사였던 아버지는 아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왕립 미술학교에 입학시켰지만, 그는 미술 수업보다는 프라도 미술관을 찾아 그레코 등의 작품 앞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 천부적인 재능으로 10살 이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피카소는 1973년 92세에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70~80년간 다양한 주제와 장르를 넘나들며 수많은 걸작을 남겼다.

팔짱을 끼고 앉아 있는 여인(1937) 캔버스에 유화, 60x81cm
사진_㈜비채아트뮤지엄

  또한 피카소는 “사랑은 삶의 가장 훌륭한 피로회복제”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삶과 예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여인들이다. 그 여인들은 단지 '부인'이나 '연인'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피카소에게 열정을 불어넣었을 뿐 아니라 주요 작품의 모델이 됐다는 점에서 미술사적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인물들이다. 그의 첫 연인이었던 ‘페르낭드 올리비에’, 그에게 가장 창조적인 영감을 준 여인으로 알려진 ‘마리 테레즈 발터’ 외에도 많은 여인이 그의 작품에 등장한다. 피카소의 아름다운 여인들, 그리고 그녀들과의 열정적인 사랑을 수많은 작품에 담았다.

파란모자를 쓴 여인의 상반신(1944) 캔버스에 유화, 60.2x92cm
사진_㈜비채아트뮤지엄

  “나는 보는 것을 그리지 않고, 생각하는 것을 그린다”는 그의 화풍이 코로나19로 지쳐 있는 국민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 《쿨투라》 2021년 5월호(통권 83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