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 벤치위레오(BenchWeLeo) 네 번째 싱글 앨범: 《하얀 태양(Soleil blanc)》
[새 앨범] 벤치위레오(BenchWeLeo) 네 번째 싱글 앨범: 《하얀 태양(Soleil blanc)》
  • 해나(본지 에디터)
  • 승인 2021.05.05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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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버린 재는 검지 않아, 하얗게.
  타버린 재는 남지 않아, 더 하얗게.
  타버린 재를 밟지 말아, 더 하얗게, 더 하얗게 불
  타오를 태양 속에.

  허스키하면서도 톤과 음색이 너무나 매력적인 벤치위레오(BenchWeLeo)의 《하얀 태양(Soleil blanc)》 Official Music Video에 나도 모르게 빨려든다. 4월 7일, 벤치위레오가 유튜브에서 새 앨범의 타이틀곡인 〈하얀 태양〉 뮤직비디오를 발표한 날 나는 바로 그의 팬이 되어버렸다. 아침마다 조회수를 확인하며, 빠르게 불어나지 않는 유튜브 조회수와 구독자에 내심 걱정이 되었지만 열흘이 지난 오늘 조회수는 1,980을 기록하고 구독자가 518명이 되었다.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조회수지만 젊은 열정과 음악 하나로 하나씩 팬들을 사로잡아가는 뮤지션 벤치위레오 다운, 지극히 인디다운 행보에 더더욱 이끌린다. 〈하얀 태양〉은 벤치위레오의 EP 1집 타이틀곡이었던 〈검은 태양(Soleil noir)〉(2018)의 연작이다. 〈검은 태양〉은 누군가를 너무나 사랑하여, 그 사람을 향해 모든 빛을 쏟아내고 결국 자기 자신이 검게 타들어가는 존재를 그린다.

  하지만 모든 존재들의 관계는 일방적인 타들어감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타버린 것에 대해 검은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진정으로 모든 것이 타들어간 재는 검지 않다. 오직 내 자신만이 타들어갔다고 느꼈던 검은 태양의 반대편에는, 열기 속에 완전히 불타버린 하얀 태양이 있다. 검은 태양을 작곡할 당시, 28세였다는 그가 믿기지 않는다. 빛과 어둠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의 세계를 향해 찬란히 걸어가는 그는 이제 31세가 되었다. 이제 20대의 타들어가던 태양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 상태가된 것일까? 검은 태양이 비친 거울에 하얀 태양이 마주보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리더이자 보컬 이준행은 “거칠어진 삶의 단면을 좀 더 강렬한 장르로 옮겨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이곡은 벤치위레오의 모든 넘버 중 가장 강렬하며, 순수한 날것에 가깝다”고 고백한다. 날것을 날것으로 온전히 즐겨주실 준비가 되었다면. 이카루스가 만든 이날것의 밀랍이 다 녹기 직전, 그 가장 뜨거운 순간의 백색 공기를 마시고 싶다면. 이 〈하얀 태양〉이 여러분에게 그것을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방구석에서 그가 들려주는 진솔한 얘기와 노래에 흠뻑 젖다 보니 어느새 코로나 상황도 잊고 행복해진다. 고맙다. 벤치 위 레오!

  밴드 벤치위레오는?

  일상의 아이러니를 노래하는 3+1인조 팝 락밴드이며, 2018년 4월, 첫 싱글 앨범 《Groooom’in》으로 데뷔하였다. 멤버 조정을 거쳐 2021년 현재, 이준행(리더,보컬), 권기준(베이스), Guillaume Desbos(드럼), 김슬웅(기타, 객원멤버)으로 구성되어 있다. 리더의 모교인 모 대학교의 유명한 길고양이였던 ‘레오’가 벤치 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밴드명이 탄생하였다. 1장의 정규앨범을 비롯해 1장의 EP 앨범, 4장의 싱글앨범, 총 6장의 앨범을 발매하였다. 2019년부터 홍대 밴드 씬에서 주말 공연 팀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씬에서 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019년, 글로벌 패션 기업 ‘Vans’에서 주최하는 ‘Vans Musicians Wanted 2019’에서 아시아 11개국 1800여 개 팀의 참가팀 중 예선 1위를 기록하였고, 본선에서 한국 준우승을 차지하였다. 또, 2020년에는 ‘All Star Musicians Festival’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이름을 차차 알려가고 있다.

 

 


 

* 《쿨투라》 2021년 5월호(통권 8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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