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국제영화제] “영화는 계속된다(Film Goes On)”
[칸국제영화제] “영화는 계속된다(Film Goes On)”
  • 양진호(에디터)
  • 승인 2021.05.05 0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74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가 올해는 7월에 개최된다. 매해 5월에 열리는 칸영화제는 올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두 달을 연기해 7월 6일부터 17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오프라인 개최가 무산되었지만, 올해에는 상황이 다소 호전되었다고 판단하여 조직위원회가 오프라인 행사 진행을 결정했다. 또한 이러한 일정에 맞춰 영화제 측은 “경쟁 및 비경쟁 부문을 포함한 초청작들을 비롯해 나머지 심사위원들은 6월 초 발표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황금종려상 수상자는 폐막일인 17일에 결정된다.

  오프라인 행사를 하지 못했던 지난해에는 칸 영화제 측이 초청할 예정이었던 56편의 영화들을 경쟁 부문과 비경쟁 부문으로 나누지 않고 ‘칸2020 오피셜 셀력션’라는 이름으로 6월에 공개했다. 이 영화들 중 일부는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오프라인 개최를 진행한 영화제에서 상영됐다. 당시 많은 국제 영화제가 온라인 개최를 선택하는 상황에서도 칸 영화제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극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온라인 개최를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올해 일정을 7월로 연기하면서도 오프라인 행사가 추진된 것은 위원장의 이와 같은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4월 영화제 측은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스파이크 리 감독이 올해 심사위원장으로 선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심사위원장으로 발탁되었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영화제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되면서 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온전히 수행하기 어려웠다. 스파이크 리는 취소된 지난해 영화제를 뒤로하고 다시 한번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으면서 칸 영화제와 의리를 지켰다.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작가 겸 배우인 스파이크 리 감독은 대학원 졸업 작품인 〈조의 이발소〉(1983)로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으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똑바로 살아라〉(1989), 〈모베터 블루스〉(1990), 〈말콤 X〉(1992)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명성을 얻었고, 〈네 소녀〉(1997), 〈제방이 무너졌을 때>(2006) 등 다큐멘터리를 통해 사회 문제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그는 〈그녀는 그것을 가져야만 해〉로 1986년 칸 영화제 신인감독상을 탄 데 이어 〈정글 피버〉로 1991년 칸 영화제 특별언급, 〈블랙클랜스맨〉으로 2018년 심사위원대상을 받는 등 칸 영화제와도 인연이 깊다.

  영화제 측은 지난 3월에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스파이크 리 감독에게 화상전화를 통해 심사위원장을 요청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스파이크 리 감독은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며 “칸영화제는 언제나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있었다. 비행기를 예약해야 겠다. 나와 아내는 곧 가겠다”고 유쾌한 모습을 보였다.

  칸 영화제의 피에르 레스퀴르 대표는 “스파이크 리 감독은 지난 몇 달 동안 계속 우리를 격려해왔다. 마침내 그의 지지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티에르 프레모 집행위원장 역시 “영화를 향한 스파이크 리의 열정은 우리가 영화제를 준비하는데에 큰 에너지를 전해줬다. 이번 영화제가 매우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 《쿨투라》 2021년 5월호(통권 83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