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영화제] 스크린 위에서 물결치는 화합의 이미지
[디아스포라영화제] 스크린 위에서 물결치는 화합의 이미지
  • 박영민 (에디터)
  • 승인 2021.05.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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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회 디아스포라영화제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매해 영화 상영과 특별 강연 등으로 관객을 찾고 있는 인천의 대표 영화 축제인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올해 인천광역시 연수구 스퀘어원, CGV인천연수에서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개최된다.

  디아스포라(Diaspora)는 과거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도 자신의 문화를 지켜온 유대인의 삶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래서 디아스포라의 의미는 분산과 이산, 또는 동일한 것이 흩어진다는 의미로 그 범주가 축소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날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는 난민, 추방, 실향, 이민 등 다양한 형태의 이주를 경험하는 중이다. 또 그 속에서 서로 충돌하면서 연대하는 다양한 소수자들의 정체성과 만나고 있다. 이제 디아스포라는 ‘이국’의 정취만을 의미하지 않고 다양성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디아스포라는 공존의 가능성을 성찰하는 의미로 확장하고 있다. 영화제 주최측은 “한 세기의 기억을 통해 떠나고 들어오는 많은 이들의 설렘과 슬픔,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함께 품는 환대의 도시 인천에서 영화를 통해 서로 다른 이들이 화합하는 축제를 그리고자 한다”고 영화제의 취지를 설명한다.

  공존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제9회 디아스포라영화제의 정체성이 강조된 공식 포스터는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플락플락(flagflag) 스튜디오의 이경민 디자이너가 디자인했다. 이번 포스터 디자인은 반복되는 무늬가 겹쳐질 때 물결처럼 일렁이는 시각 현상인 ‘무아레(moire)현상’에서 착안했다. 서로 다른 무늬가 만나 풍부한 패턴과 다양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무아레를 통해 서로 다른 존재들과의 화합을 그려내는 디아스포라영화제를 표현했다. 기울어진 알파벳 D는 주류사회와 디아스포라영화제의 D를 의미한다. ‘중심사회’인 D를 중심으로 반대되는 컬러로 대치한 중심사회의 주변부는 디아스포라 존재들로 가장 어두운 ‘그림자’이기
도 하지만 가장 빛나는 ‘빛무리’로서 그려냈다. 기존 디아스포라영화제 포스터가 소외된 이들의 모습을 가까이 들여다보는 디자인으로 화제가 됐다면 올해 영화제의 포스터는 중심사회인 ‘D’와 그 주변에 퍼진 ‘빛무리’ 각각을 강조하면서도 경계 없이 퍼진 하나의 세계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빛무리’의 낮과 밤을 담은 모션 포스터 형식을 시도해 영화제를 찾는 이들에게 소외된 주변에 향하는 우리의 시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경민 디자이너는 “무아레의 움직임을 그대로 담은 모션 포스터를 통해 모든 이들이 영화제에서 화합의 가치를 찾아 물결처럼 세상에 퍼져나갔으면 한다.” 라고 전했다.

  이번 영화제는 인천시 일대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펼쳐진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된다. 코로나에 철저히 대비한 영화제라고 평가받았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빈틈없는 방역 시스템을 갖춰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 《쿨투라》 2021년 5월호(통권 8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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