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 무형유산이 춤춘다
[2021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 무형유산이 춤춘다
  • 박미경(프로그래머)
  • 승인 2021.09.04 0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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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8회를 맞는 2021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International Intangible heritage Film Festival, IIFF2021)(국립무형유산원 주최)가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네이버TV를 통해 온택트로 열린다. 국내프리미어 7편을 포함 14개국 35편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개·폐막식과 프로그램 이벤트는 사전녹화로 제작해 업로드 제공한다. 정희태 배우, 윤성은 평론가가 각각 사회를 진행하는 개·폐막식의 축하공연으로 개막작 〈춤추는 탈〉의 탈춤연희자들의 기획공연 및 국악플라멩코 집시밴드 ‘소리께떼’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영화제의 모든 영상 콘텐츠는 어디서나 안전하게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다. 단 3일간.

  상영프로그램

  ‘이프포커스’, ‘헤리티지스트림’, ‘이프아카이빙’, ‘헤리티지 컬처’, ‘이프패밀리’의 5개 섹션과 특별상영 프로그램을 구성, 국내·외 다양한 무형유산과 영화적 매혹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선정했다. 주요 상영작을 소개한다. 

개막작 '춤추는 탈'
개막작 〈춤추는 탈〉

  젊은 탈춤, 뉴 플라멩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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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막작 〈춤추는 탈〉, 폐막작 〈9 세비야〉

  개막작 〈춤추는 탈〉(허재형 감독)은 무형유산아카이브 활용콘텐츠로 국립무형유산원이 기획, 제작한 작푸이다. 전통연희의 맥을 잇는 젊은 탈춤꾼들이 탈춤 명인들에게 바치는 오마주 공연을 펼친다. 동시대와 소통하는 대중친화적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오늘날 탈춤의 예술성과 대중적 가치를 조망한다. 폐막작 〈9 세비야〉(페드로 G. 로메로, 곤살로 가르시아 펠라요감독)는 플라멩코 예술과 공존하는 세비야를, 아홉 사람들과 아홉 캐릭터를 통해 심리적이면서도 장소적 관점으로 플라멩코를 풀어가는, 이단적 다큐라 할 만하다. 

  무형유산이 춤춘다

  IIFF2021이 선정한 올해의 주제는 ‘춤’이다. 춤은 몹시 흔해서 성의없는 주제 같아 보이기도 하고, 춤 영화제조차 이미 있지만 무형유산 속 춤과 춤문화를 만난다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된다. 이프포커스-주제전에서는 춤영화인 개·폐막작에 대한 설명 이외에도 쿠바의 전통과 문화의 복합성에 대해서도 잘 풀어준다. 룸바가 오늘날 갖는 중요한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살사의 검은 뿌리: 쿠바룸바의 해방〉(크리스티앙 리비치감독), 플라멩코 영화의 거장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호타: 플라멩코를 넘어서〉 아카이브제작지원으로 선정, 제작해 첫상영하는 〈춤·꾼 이애주〉(김영조 감독)를 이프포커스에서 만날 수 있다.

  춤·꾼 이애주를 진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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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이브제작지원작 〈춤·꾼 이애주〉

  지난 5월 10일 작고한 우리 시대의 명무 이애주 선생의 춤세계를 조망하는 다큐멘터리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였던 이애주의 승무와 평생의 몸짓을 관통하는 예술혼을 그저 조금, 그러나 농밀하게 엿볼 수 있다. 이와 연계해 이종호(무용평론가)가 진행하는 토크콘서트까지 관람하면 시대를 진혼했던 춤꾼에 대한 작은 진혼이나 될까.

'침묵의 조수'
〈침묵의 조수〉

  이프에서 처음 만나는 영화들

  〈아워블러드이즈와인〉에서 영화제작자 에밀리 레일즈백(감독)과 소믈리에 제레미 퀸은 8,000년 된 조지아의 포도주 제조 전통이 사라졌다가 재탄생하는 과정을 탐구한다. 조지아 크베브리 전통 와인양조법은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있다. 와인 발상지의 크베브리 전통 양조법과 문화를 오타르 주한조지아대사가 직접 해설하며 프로그램가이드를 제공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습지 중 하나인 바덴해에 대한 영화적 초상을 담은 〈침묵의 조수〉(피에테르-림 데 크룬감독). 장엄한 일몰, 다양한 야생동물의 신비로움을 보여주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질문을 던지는 아름다운 다큐다. 이 작품이 국내에서 상영된 적이 없었다니! 온라인으로 상영하는 점이 송구하고 안타깝지만 온라인으로라도 상영할 수 있어서 좋고도 좋구나.

  〈호모 코무니스〉(카르멘 에카르트 감독)는 협동과 나눔에 대한 비전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시장과 국가를 초월해 공동체성을 추구하는 이들의 삶이 세상을 또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한다. 호모 사피엔스의 세상에 종말이 온다면 다음 인류는 호모 코무니스가 되면 좋겠다.

  6명의 우울한 영혼들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환각 약물이 함유된 음료, 아야와스카를 마시기 위해 아마존열대우림으로 떠난다. 이들은 아야와스카가 그들의 정신 질환과 중독을 치료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들의 여정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릴고 있을까. 〈마더 아야〉(조현준 감독)는 트라우마를 치료한다는 ‘전통’을 어떤 관점으로 보여줄까.

  사라져 쌓인 것들을 바라보는 시간 이프아카이빙 셀렉션

  아카이브 수집, 보존, 기록, 활용 등과 관련한 영화 및 다큐를 상형하는 이프아카이빙 섹션에서는, 세계적인 다큐 감독 프레드릭 와이즈만이 2016년 대선 직후, 인디애나주 몬로비아의 풍경을 관찰하고 기록한 〈인디애나 몬로비아〉, 일본 이치노세키의 작은 재즈 깃사(카페), 최고의 음향을 추구하는 마니아들의 전설적인 사교장 ‘베이시’의 공기를 잠시 숨쉴 수 있는 〈재즈카페베이시〉(호시노 데쓰야), 바덴 갯벌의 자연과 관계를, 빛과 소리로 경이롭게 기록한 아름다운 〈침묵의 조수〉,1950-60년대 파리국립오페라의 갈라 공연 아카이빙을 활용해 그레이스 켈리, 브리지트 바르도 등 당대의 스타들과 함께 오페라의 절정을 수놓는 마리아 칼라스를 모두 볼 수 있는 〈오페라의 밤〉의 4편을 스페셜 셀렉션으로 준비했다. 

 

 


 

* 《쿨투라》 2021년 9월호(통권 87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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