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월평] 힐링, 헬스, 다이어트 코메디 '자메이카 헬스클럽'
[연극 월평] 힐링, 헬스, 다이어트 코메디 '자메이카 헬스클럽'
  • 최교익(신한대 교수, 본지 편집위원)
  • 승인 2019.04.04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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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 헬스클럽

  건강에 대한 우려는 현대인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기본요소다. 새해 소망으로 금연과 다이어트가 1, 2위를 다툰다고 하니 순위권 중 상위는 건강한 삶을 누리고픈 본능의 자아실현이다. 요즈음 특히, ‘간헐적 단식’이 TV와 포털 사이트에 자주 등장한다. 다이어트는 성인병의 발로인 비만과 거리를 두고픈 현대인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또한, 아름다움이 군살 없는 몸매로 기준화되는 현 사회성에 입각한 시대의 현상이다. 근육질의 숀리가 울퉁불퉁한 윗 가슴을 드러내며 ‘숀리 바이크’를 한 순간 홈쇼핑의 핫 아이템으로 만들었다. (필자도 한 몫했다. 왜냐하면 필자와 함께 사는 여인이 필자에게 ‘숀리 바이크’를 사달라고 몇날 며칠을 졸랐고 결국엔 그 제품이 우리 집 구석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하고자 하는 소비자는 자극을 원한다. 그리고 판매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자극을 끊임없이 노출시킨다. 노출의 통로는 다양하다. ‘숀리 바이크’와 같이 매체일 수도 있고 또는 일상생활에서 우연치 않게 접할 수도 있다. 노출의 경로가 어찌되었든 다이어트는 비전 있는 사업 아이템으로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아이템은 공연계로 넘어와 소극장 안에서 뜨거운 열기로 관객들을 마주한다.

ⓒ자메이카 헬스클럽
ⓒ자메이카 헬스클럽

  공연은 무대에서 일어나는 상황과 감정을 관객들에게 Live한방식으로 전하고 공유한다. 무대극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야구를 소재로 했던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와 복싱을 소재로 한 <이기동 체육관>을 비롯하여 축구 및 다른 운동 분야 공연 역시 마찬가지이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운동의 뜨거운 엔돌핀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연은 제작되어진다. 지금까지의 운동 공연은 관객이 배우를 바라보며(무대에서 펼쳐지는 야구와 축구를 바라보며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아닌 배우의 땀을 바라보는 것!) 만족하는 것에 그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4월에 소개할 공연은 이전의 공연과 조금 다른 양상이다. 관객 1인칭 시점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할 공연이다. 관객 맞춤으로 소재가 변형된 것이다. 그리고 그 공연이 지금 관객들에게 나타났다.

  1인칭 카타르시스를 위한 공연! 웰빙한 삶을 위한 공연! 늘어난 뱃살을 두 손가락으로 집으며 다이어트를 다짐하는 사람을위한 공연! 대학로에서는 현재 <자메이카 헬스클럽>이 뜨거운 열기로 관객을 맞이한다.

  <자메이카 헬스클럽>은 대학로에 위치한 해피씨어터에서(2017년 11월 17일부터~ 오픈런) 관객들을 만나왔다. 장수하기 힘든 여건의 소극장 연극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 이유는 시대에 맞는 소재를 적재적소에 마케팅 했기 때문일 것이다.

  코믹한 웃음과 함께 열정의 땀으로 배합된 <자메이카 헬스클럽>! <자메이카 헬스클럽>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레게풍의 신나는음악에 맞춰 ‘스피닝’이라는 경쾌한 운동이 주가 된다. 연극이지만 뮤지컬 못지않은 음악이 있다. 사랑이 있다. 아기자기한 재미와 볼거리가 있다. 이 공연의 최대 장점은 “헬스 힐링 다이어트코미디” 라는 장르에 맞게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것이다.

  작품의 갈등은 트레이너 황강봉이 폐업위기의 '자메이카 헬스클럽'을 살리기 위한 고군분투로 시작된다. 어김없이 채무에 시달리던 어느 날, 물의를 일으키고 방송계를 떠났던 지성미가 황강봉 앞에 나타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그 제안은 ‘한 달 안에 체중감량을 성공해서 방송을 복귀시켜주면 헬스클럽의 채무관계를 모두 해결해 주겠다는 것!’ 과연 그들은 각자의 목표를위해 땀 흘리며 자신만의 자메이카를 찾을 수 있을까? <자메이카 헬스클럽>은 좌절과 아픔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꿈을 쫓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냉철히 보여준다. 그리고 헬스클럽이라는 공간 안에서 성장과 좌절, 성공과 사랑을 보여준다. 다이어트라는 소재로 관객층의 공감대를 얻으며 성장하고 있는 연극 <자메이카 헬스클럽>! 공연의 4차 팀은 3월 8일부터 새롭게 단장하고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나른함에 춘곤증이 찾아온다면 대학로에서 <자메이카 헬스클럽>을 방문해보자.

 

최교익
서울연극협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2010 차세대 희곡작가, 2011 차세대 연출가로 선정. 청렴 촌 극 연출로 국민인권위원장상과 CJ영페스티벌 우수작품상 등 수상. 대본과 연출 작품으로는 <kbs 국악관현악단 정기공연> <캘리포니아> <러브인아시아> <바람일다> 등이 있음.

 

 

* 《쿨투라》 2019년 4월호(통권 5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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