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반려동물이 우리에게 건네는 위안: 이정한 교수의 퀵드로잉
[Gallery] 반려동물이 우리에게 건네는 위안: 이정한 교수의 퀵드로잉
  • 이정한 (화가, 건국대 교수)
  • 승인 2021.10.01 0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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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이정한 (화가, 건국대 교수)<br><br> ⓒ이정한 (화가, 건국대 교수)
ⓒ이정한(화가, 건국대 교수)
ⓒ이정한 (화가, 건국대 교수)
ⓒ이정한(화가, 건국대 교수)

  나의 전속 모델, 뉴욕의 거지들

  종종 막차를 놓쳐 34가 뉴욕 팬 역에서 밤새도록 새벽 첫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이곳은 나만이 가질 수 있는 훌륭한 개인 작업실이었다. 이때 잠을 자려고 역 안으로 모여드는 뉴욕의 거지들은 나의 전속 모델이었으며, 역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나의 귀중한 스케치북 고객이었다.

  뉴욕에는 집 없는 거지들이 많다. 특히 역 주변에는 많은 거지들이 살고 있다. 열차를 놓친 나도 작업하느라 흘린 땀과 목탄과 물감으로 온몸이 범벅이 되어 있었다. 주변의 거지들과 비교해도 별반 차이 없을 만큼 누추했다. 그들도 나를 보며 동질감을 느꼈을 것이라 여겨진다. 뉴요커들도 나를 보며 ‘동양인 노숙자’로 보았을 것이 분명하다. 하루는 내가 ‘중국인 거지’라 생각했는지 같은 중국인이 빵과 음료수를 조용히 건네주고 갔다. 나는 화내지 않았고, 그것을 받아 맛있게 먹었다. 역에서 졸다 일어나 보면 거지들이 옆에서 나와 같이 자고 있었다. 의자에서 잠을 자다 보면 역 승무원들이 밖으로 나가라고 쫓아내기도 했다.

  뉴욕의 거지들을 소재로 드로잉 하면서 난 그분들과 수없이 많은 대화를 했고, 거대한 산업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소외된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뉴욕은 드로잉의 원천지이자 꿈과 희망을 잃지 않게 해준 훌륭한 반면교사다. 

ⓒ이정한 (화가, 건국대 교수)
ⓒ이정한(화가, 건국대 교수)

  반려동물이 작은 위안이 되기를

  21세기를 살아가는 오늘날, 인공지능(AI)은 하루하루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반면 인간성(Humanity)은 우리로부터 더욱더 멀어져 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도 가세했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인간은 힘든 시기일수록 살아있는 그 무엇인가에 기대고 의지하고 싶은 충동이 있다. 그래서일까? 팬데믹 사회는 인간과 동물이 좀 더 친숙하고 깊이 동고동락 하고있는 듯하다. 물론 아직도 동물을 학대하는 비도덕적인 사람들이 많지만…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한 나라의 위대성과 그 도덕성은 동물들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 나는 나약한 동물일수록, 인간의 잔인함으로부터 더욱 철저히 보호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나는 이 위대한 말씀에 백번 공감한다. 내게 반려동물은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 하는 사랑하는 가족이기 때문이다. 때론 친구처럼, 연인처럼…

  코로나19로 힘든 우리에게 사랑스런 반려동물이 작은 위안이 되기를 바라며 스케치북에 담았다.

ⓒ이정한(화가, 건국대 교수)

 

* 《쿨투라》 2021년 10월호(통권 8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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