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Theme] BTS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아미라서 행복하다
[11월 Theme] BTS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아미라서 행복하다
  • 파트마Fatma Altundag(독일 아미)
  • 승인 2021.11.01 0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eyza
ⓒBeyza

  BTS의 음악을 처음 알게 된 건 2015년이다. 그때부터 BTS 음악을 종종 들었는데, 나를 본격적인 아미로 이끈 곡은 〈봄날〉이다. 처음 〈봄날〉을 들었을 때 가슴에서 북받쳐 오르는 느낌을 받았고, 가사를 찾아보니 이 노래가 당시 내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그때 나는 무념무상에 빠진 채로 방황하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BTS가 궁금해졌고, 더 알고 싶었던 나는 〈달려라 방탄!〉을 찾아 보게 되었다. 그리곤 예능 속 멤버들의 사랑스럽고 유쾌한 모습 하나하나에 푹 빠졌다. 멤버들이 서로를 아끼는 게 눈에 보였고, 함께 웃고 떠드는 모습은 나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BTS에 매료된 또 다른 이유는 BTS의 음악성, 그리고 멤버 각각의 감각적인 개성이 BTS라는 하나의 팀 속에 완연히 녹아있다는 점이다. 록부터 랩, 팝과 R&B, 심지어는 라틴 팝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고, 여기에 노래를 부르며 엄청나게 어려운 안무가 더해지는 건 덤이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BTS 콘서트를 모두가 본 나는 분명 행운아다. 콘서트장은 항상 매진이고, 티켓을 구하기가 정말 너무 어려웠다. 콘서트가 있는 도시를 가면, 도시 전체가 BTS로 가득하다. 어딜 가도 ‘A.R.M.Y.’를 만날 수 있고, 아미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모두 친구가 된다. 나 역시도 비행기에서 만난 친구나 심지어는 콘서트장을 가는 길에 가까워진 친구들과 지금까지도 연락을 하고 있다. 그 중에 한 명이 BTS 파리 콘서트에 놀러 갔다가 만난 《쿨투라》 설재원 에디터이고, 그때 나와 함께 간 친구 Beyza가 모두 설재원 에디터와 친해지면서 이렇게 글을 쓸 기회가 생겼다.

  콘서트가 시작되면 열광적인 공기가 공연장을 지배한다. 한 눈에 봐도 고난이도 기술로 가득 찬 BTS의 모든 퍼포먼스는 믿을 수 없는 존재감을 내뿜으며 모두를 무아지경에 빠지게 한다. 유럽과 아시아의 콘서트 분위기를 비교해보면, 유럽이 훨씬 더 거칠고 관객들이 열정적으로 춤을 춘다. 아시아에서는 앉아있는 관객이 더 많았고, 다소 차분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두 곳에서의 서로 다른 경험은 모두 너무 좋았고 날 변화하게 만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콘서트는 2019년 6월 2일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Speak Yourself〉 콘서트다. 아미가 BTS를 위해 깜짝 선물로 준비한 〈Young Forever〉는 아주 성공적이었고, 우리 모두는 크게 감동 받았다. 우리 모두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같은 감정(감사)을 느꼈고, 그래서인지 내 옆에 있던 여자 관객이 날 안아 주었다.

  아미는 놀라운 팬덤이다. 아미는 BTS가 가진 야심찬 계획을 믿고 지지한다. BTS는 항상 팬들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거듭 표현한다. 정국의 손등에 새겨진 ‘A.R.M.Y’ 타투가 단적인 예이다. BTS는 최대한 많은 시간을 팬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 ‘V Live’ 등으로 계속 소통하기도 하고, 팬들을 위한 〈둘! 셋!〉 같은 곡을 발표하기도 한다. 이에 아미는 BTS를 대신하여 기부를 하고, 그들의 음악을 응원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BTS는 차별에 반대하고, 청소년을 위한 캠페인을 오랫동안 진행해왔다. BTS를 지지하는 당신 역시 유니세프 멤버이며, ‘Love Yourself’ 캠페인의 일원이다. 2018년 9월 24일 BTS는 유니세프와 손을 잡고 청년 직업 훈련 증진 목적의 ‘Generation Unlimited’ 캠페인을 지원하였다. 그룹의 리더 RM은 다음의 문장으로 연설을 시작하기도 했다.

  “여러분이 누구이든, 어느 나라 출신이든, 피부색이 어떻든, 성 정체성이 어떻든, 여러분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여러분 자신에 대해 말하면서 여러분의 이름과 목소리를 찾으세요.”
2021년 9월 20일 BTS는 UN 총회에서 〈Permission to Dance〉를 공연하며, 세대 대표로서 관용과 자기애, 팬데믹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BTS는 전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사람들을 하나로 만든다. 그래서 나는 이 팬덤에 속해 있다는 게 행복하다.

  BTS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기 시작했다. 나를 아끼는 지금의 내 모습은 BTS가 노래와 ‘Love Yourself’ 캠페인을 통해 팬들에게 전하고 싶어한 바로 그 메시지이다.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면서 한동안 BTS 콘서트를 갈 수 없었는데, 드디어 오래도록 고대하던 소식이 나왔다. BTS가 11월, 12월에 LA 콘서트로 돌아온다. 

 

 


Fatma Altundag
2000년 9월 5일 트로이스도르프 출생. 2019년부터 다양한 봉사활동과 사회운동 참여. 고고학과 한국학에 관심이 많으며, 한국으로 유학 예정임.

 

* 《쿨투라》 2021년 11월호(통권 89호) *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