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영평상 시상식] 〈자산어보〉, 〈모가디슈〉, 〈세자매〉의 활약이 돋보인 2021 영평상 시상식
[제41회 영평상 시상식] 〈자산어보〉, 〈모가디슈〉, 〈세자매〉의 활약이 돋보인 2021 영평상 시상식
  • 설재원(본지 에디터)
  • 승인 2021.12.02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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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황영미)가 주관하는 제41회 영평상 시상식이 지난 11월 10일(수)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렸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평론가 단체로 지난 1960년 창립 이래 전통과 권위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평론》지를 연간으로 발행하며 영화 비평을 선도하고 있고, 매년 제작된 한국 영화 중 우수한 영화 및 영화인에게 ‘영평상’을 수여하고 있다. 평론가들이 남다른 지성과 통찰력으로 수상자(작)를 선정하기 때문에 한국 영화의 질적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영평상 수상은 크나큰 영예로 꼽힌다. 시상식은 조한철 배우와 이다슬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황영미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된 올해 영평상 시상식에서는 〈자산어보〉, 〈모가디슈〉, 〈세자매〉의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자산어보〉와 〈모가디슈〉는 무려 4관왕을 기록하며, 명실상부 올해를 빛낸 영화임을 입증했다.

ⓒ남·여우주연상 문소리, 설경구 배우
남·여우주연상 문소리, 설경구 배우

  올해 ‘최고의 작품상’을 수상한 〈자산어보〉는 주연을 맡은 설경구 배우가 ‘남우주연상’을, 각본을 맡은 김세겸 작가가 ‘각본상’을,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이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을 수상하였다. 〈자산어보〉로 영평상 시상식에 네 번째 초대받은 설경구 배우는 “내후년이면 연기 30년이 되는데 뭐가 쌓이지 않고 숙제만 남는 듯하다”면서 “더 고민하며 나아가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을 시상한 김시무 평론가는 〈자산어보〉의 영화적 의미로 사암 정약용의 중형으로만 알려졌던 손암 정약전을 재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였으며, 약전을 도와 우리나라 최초의 생태학적 저서를 출간할 수 있게 한 창대의 존재를 일깨워준 것 역시 〈자산어보〉의 큰 미덕으로 꼽았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이준익 감독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이준익 감독

  이어 〈모가디슈〉 팀에서는 ‘감독상’을 받은 류승완 감독을 필두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허준호 배우, ‘촬영상’을 받은 최영환 감독, ‘음악상’을 받은 방준석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허준호 배우는 “류승완 감독과 〈모가디슈〉에 미쳤다”며 너무 행복한 촬영이었음을 고백했고, 이에 류승완 감독은 “고생을 처음부터 함께 해준 동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화답했다. 촬영상을 시상한 전찬일 평론가는 “결말부의 추격 시퀀스 촬영은 한국영화사에서도 빛날 기념비적 순간”이라며 “〈모가디슈〉가 4관왕을 수상하는 데 일등공신은 최영환 촬영감독”이라 평했다.

ⓒ조한철 배우와 이다슬 아나운서의 사회
조한철 배우와 이다슬 아나운서의 사회

  〈세자매〉 팀에서는 문소리, 김선영 두 배우가 각각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문소리 배우는 “선영이와 같이 상을 받아서 더 기쁘다”며 “작품을 할 때마다 ‘선영이보다 조금 더 고민해야지, 선영이는 진짜 밤 새우고 고민할텐데’ 생각”할 정도로 좋은 자극이 되는 동료였음을 밝혔다. 또한 이날 사회를 맡은 조한철 배우를 언급하며 “영화 속에서 바람을 너무 잘 피워준 남편이 말도 잘하고, 사회도 잘 본다”며 위트있는 감사인사를 전했다. 여우주연상을 시상한 정재형 평론가는 “허구인 영화가 그대로 삶으로 바뀌어 우리에겐 속깊은 성찰의 울림이 약동”한다며, “연기를 통해 삶의 경지에 한 발 다가간 듯하다”는 평으로 문소리 배우를 극찬했다.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김선영 배우는 “요즘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고 과도기가 온 듯 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이 시기를 잘 딛고 좋은 연기를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영화를 함께해준 모든 이에게 감사를 표했다.

  ‘기술상’은 〈승리호〉의 시각효과를 담당한 정성진, 정철민 슈퍼바이저가 수상했다. 시상을 맡은 서곡숙 평론가는 “〈승리호〉의 가장 뛰어난 성과는 한국 최초의 우주 SF영화를 실현시켜 준 시각특수효과의 기술력”이라며 “한국 우주 SF영화를 실현시켜 준 위대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강조했다.

  ‘신인 감독상’은 〈소리도 없이〉의 홍의정 감독, ‘신인 남우상’은 〈메이드 인 루프탑〉의 이홍내 배우, ‘신인 여우상’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공승연 배우, ‘신인평론상’은 정우성 평론가에게 돌아갔다. ‘독립영화지원상’은 〈갈매기〉의 김미조 감독과 〈내언니전지현과 나〉의 박윤진 감독이 각각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영화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시상을 맡은 오오극장의 서성희 대표는 두 감독의 차기작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두 감독에게 펼쳐질 꽃길을 응원했다.

ⓒ감독상 류승완 〈모가디슈〉
감독상 류승완 〈모가디슈〉
ⓒ남우조연상 허준호 〈모가디슈〉
남우조연상 허준호 〈모가디슈〉
ⓒ촬영상 최영환 〈모가디슈〉
촬영상 최영환 〈모가디슈〉
ⓒ여우조연상 김선영 〈세자매〉
여우조연상 김선영 〈세자매〉
ⓒ신인남우상 이홍내 〈메이드 인 루프탑〉
신인남우상 이홍내 〈메이드 인 루프탑〉
ⓒ독립영화지원상 김미조 〈갈매기〉
독립영화지원상 김미조 〈갈매기〉
ⓒ독립영화지원상 박윤진 〈내언니전지현과 나〉
독립영화지원상 박윤진 〈내언니전지현과 나〉

  ‘공로영화인상’은 후시녹음 시대에도 ‘음성연기’를 고수하며 배우의 자존심을 보인 윤일봉 배우가 수상했다. 김종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상임고문은 윤일봉 배우를 ‘배우의 긍지를 잃지 않았던 영화계의 신사’로 칭하며, “문화영화를 시작으로 음악영화, 기록영화, 극영화 등 각기 장르를 달리하는 필름에 등장”한 그의 행적을 “한국영화사상 일찍이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원들이 ‘작품의 미학성’을 중심으로 매년 선정하는 ‘영화 10선’에는 〈내가 죽던 날〉,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세자매〉, 〈소리도 없이〉, 〈승리호〉, 〈모가디슈〉, 〈인질〉, 〈인트로덕션〉, 〈자산어보〉, 〈콜〉이 선정되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 문소리 배우, 손정순 본지 발행인
전찬일 영화평론가, 문소리 배우, 손정순 본지 발행인

  이날 영평상 시상식은 팬데믹으로 참여 인원을 대폭 줄여 진행했지만, 네이버 TV 실시간 송출로 그 뜨거운 열기는 온라인을 후끈 달궜다. 황영미 회장은 “어려운 상황에도 영평상 시상식을 위해 후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앞으로도 한국영화의 발전에 기여할 것을 약속했다.

 

제41회 영평상 시상식

신인평론상 정우성
독립영화지원상 김미조 〈갈매기〉 / 박윤진 〈내언니전지현과 나〉
신인남우상 이홍내 〈메이드 인 루프탑〉
신인여우상 공승연 〈혼자 사는 사람들〉
신인감독상 홍의정 〈소리도 없이〉
기술상(시각효과) 정성진, 정철민 〈승리호〉
음악상 방준석 〈모가디슈〉
촬영상 최영환 〈모가디슈〉
각본상 김세겸 〈자산어보〉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이준익 〈자산어보〉
남우조연상 허준호 〈모가디슈〉
여우조연상 김선영 〈세자매〉
남우주연상 설경구 〈자산어보〉
여우주연상 문소리 〈세자매〉
감독상 류승완 〈모가디슈〉
공로영화인상 윤일봉
최우수감독상 ㈜씨네월드 〈자산어보〉

 

 


 

* 《쿨투라》 2021년 12월호(통권 9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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