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소리의 품 안
종소리를 산 너머로 전하기 위해
산사의 종이 저 홀로 울었던 것은 아니다
도라지꽃 한 송이
돌멩이 하나까지 울었다
산이 온통 함께 울었던 것이다
같이 울 수 있는 거기까지가 품 안이다
종소리를 받아든 내가
지금 아니 울 수 없는 까닭이다
- 시집 『예를 들어 무당거미』 중에서
복효근
1962년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났다. 1991년 계간 시전문지 《시와 시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 『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법』 『목련꽃 브라자』 『마늘촛불』 『따뜻한 외면』 『꽃 아닌 것 없다』 『고요한 저녁이 왔다』 등이 있다. 편운문학상신인상, 시와시학젊은시인상,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 《쿨투라》 2022년 1월호(통권 9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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