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집 속의 詩] 황영숙 시인의 「그라운드제로」
[새 시집 속의 詩] 황영숙 시인의 「그라운드제로」
  • 황영숙(시인)
  • 승인 2021.12.02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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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숙 시인
황영숙 시인

그라운드제로*

깊고도 아름다운 물줄기를 따라가면
그 아래 무수히 은유의 길이 있나
득음의 세계로 나갈
직소의 문이 있나

불온한 이데아에 속수무책 당한 그 날
삼천 여 아비규환 서럽게 묻어두고
폭포는 터무니없이
흘러왔다
흘러간다

너와 나 손 놓쳤던 허공의 끄트머리
견딜 수 없는 기억을 이름으로 새겨놓고
한 동안 묻어두었던 말
보고싶다
솟구친다

- 시집 『매일 아침 매일 저녁』 중에서

 


* 폭발이 있었던 지표의 지점을 뜻하며 9·11 테러로 폭파된 뉴욕세계무역센터 자리에 거대한 인공우물이 만들어졌다

황영숙
2011년 《유심》 신인상 당선. 시집 『크리넥스』가 있다.
오늘의시조시인상, 김상옥백자예술상 신인상 수상.

 

* 《쿨투라》 2021년 12월호(통권 9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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