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스터 션샤인' 5프로 부족…인물들 납작해"
[연합뉴스] "'미스터 션샤인' 5프로 부족…인물들 납작해"
  • 임미나 기자
  • 승인 2019.01.31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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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찬옥 드라마 작가, 문화잡지 '쿨투라' 10월호서 쓴소리

tvN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영화 '암살'의 경우 스토리 라인도 풍부하고 암살작전에 모이는 인물들도 살아있고 긴장감과 몰입도가 최고인 데 반해 '미스터 션샤인'은 스토리 라인이 빈약하고 인물들은 납작하다."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관해 드라마 작가 주찬옥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다.

주 작가는 문화잡지 '쿨투라' 10월호에 기고한 ''미스터 션샤인'이 5프로 부족한 이유'란 제목의 글에서 김은숙 작가의 극본을 비판하며 그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배경은 시대물로 잡았지만 공식은 여전히 로코여서 그렇다. 로코의 기본은 '모든 제약을 뛰어넘는 사랑'에 있다. 연인들은 어떤 상황에 있든 어떤 지위에 있든 그 난관을 허들처럼 차례차례 뛰어넘어 사랑을 이룬다. 그러나 이것은 구한말, 의병의 이야기. 엔딩으로 가면서 인물들은 비장하게 희생될 것이다. 모든 걸 버리고 사랑을 택해야 하는데 다른 가치를 위해서 사랑을 버리는 모습, 그래서 이번 드라마 남자 주인공은 멋이 없고 이병헌 앓이는 일어나지 않았다."

주 작가는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 '남자를 믿었네', '로비스트' 등 극본을 쓴 중견 작가다.

'쿨투라' 10월호는 집중 테마를 '미스터 션샤인'으로 잡고 주 작가를 비롯한 여러 문화계 인사들의 평을 실었다. 이 드라마에 관한 호평도 다수였다.

드라마 평론가 김민정은 "'미스터 션샤인'은 20세기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지금 여기'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세계열강에 둘러싸인 대한제국의 위태로운 모습도 암울한 미래에 고통받는 청춘들의 삶도 2018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했다.

영화평론가 김시무는 "이 드라마가 친일미화 및 역사 왜곡 논란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한 핵심적 요인을 캐스팅의 승리"라고 분석했다.

극작가 최창근은 김은숙 작가가 드라마를 쓰기 전에 먼저 희곡으로 데뷔한 시절의 작품 '정인情人'을 소개하며 "이 짧은 연극 한 편에 오늘날 '로코(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라 불리며 한국 드라마계의 대표적인 작가로 확고하게 자리를 다져가고 있는 김은숙의 태양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모든 것이 녹아있다"고 했다.

 

쿨투라 제공

'쿨투라' 이번 호에는 지난 호에서 독자들의 호평을 받은 유성호 교수의 '문학으로 읽는 조용필', 박찬욱·이무영 감독의 영화 시나리오 '미스테리오소' 연재 2회분을 선보였다.

유 교수는 "조용필의 음악 세계를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노래가 '고추잠자리'와 '못 찾겠다 꾀꼬리'"라며 "조용필 노래의 원형과 궁극을 다 담고 있다"고 했다. 또 "조용필 노래는 조용필 스스로의 해석과 창법과 표정과 시대의 반향이 그대로 하나의 텍스트"라며 "최종 텍스트는 언제나 조용필 자신이었고, 그 텍스트의 창안자가 바로 '시인 조용필'이라는 비유적 명명"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 창립멤버로 영화제를 지금껏 일궈온 전양준 집행위원장 인터뷰도 실렸다.

'쿨투라' 편집진은 지난 달 월간으로 전환해 발행한 첫 호(51호)가 교보문고 잡지 부문 인터넷 판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출간 2주 만에 초판이 매진됐다고 전하며 "좋은 콘텐츠의 잡지는 꼭 자본이 많은 주류 출판사에서만 독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이는 폐간을 고심하는 비주류 잡지인들에게도 작은 위안을 던져주었다"고 자축했다.

본문 링크: https://www.yna.co.kr/view/AKR20180928125100005?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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