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1
고경희
말이 가고
햇살이 뜨락에 고이고
기적이 정수리를 지나가고
들길 간다
미숙아 같이
갈대숲에 머물던 바람이
물 쓰다듬으며 강 건넌다
- 시집 『반짝이는 것이 눈물 나게 하네』 중에서

고경희
1983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아홉의 끈을 풀고』 『사슬뜨기』 『창백한 아침』 『안개구간』이 있음.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
* 《쿨투라》 2021년 10월호(통권 8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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