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집 속의 詩] 이병천 시인의 「꽃이라면 어느 계절에」
[새 시집 속의 詩] 이병천 시인의 「꽃이라면 어느 계절에」
  • 이병천
  • 승인 2021.09.04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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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라면 어느 계절에

이병천

가을이 가까워지자 새 꽃들이 돋아나온다
성산포 내 단골집에도
젊은이들이 길을 트기 시작했다
이제 저들이 꽃밭을 이루고
나는 잡초로 밀려날 것 같은 뿌리 깊은 예감
어디로 가야 새 얼굴일 수 있을까?
여기는 그대 없는 마을
어느 계절 모퉁이를 빌려 서서야
마치 꽃인 양,
나도 잠시나마 어깨 흔들어볼 수 있을까?

- 시집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다』 중에서

 

 


이병천 시인
전북 완주군 시천 출생.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우리의 숲에 놓인 몇 개의 덫에 관한 확인」, 198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더듬이의 혼」이 당선되어 등단. 소설집 『사냥』 『홀리데이』, 중편집 『모래내 모래톱』, 장편소설 『마지막 조선검 은명기(전3권)』 『저기 저 까마귀떼』 『에덴동산을 떠나며』 『90000리』, 어른을 위한 동화 『세상이 앉은 의자』 등이 있음.

 

* 《쿨투라》 2021년 9월호(통권 87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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