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그림, 오랜 노동을 통한 고행이 전하는 감동
[갤러리] 그림, 오랜 노동을 통한 고행이 전하는 감동
  • 김준철(미술평론가, 본지 편집위원)
  • 승인 2019.03.20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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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거페인터 구구 킴 작가의 이름을 딴 구구미술관

 

 뉴저지에서 조지워싱턴 다리를 통해 허드슨 강을 건너 뉴욕에 들어선다. 그리고 할렘리버 드라이브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오면 콜롬비아대학과 뉴욕시 뮤지엄이 있다.

 그 아래로 맨해튼과 록펠러 센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을 만나게 된다.

 뉴욕은 여전히 바쁘게 흐르고 있다. 추운 날씨에도 거리에는 무리지어 오가는 인파로 부산했다.

 109 East 116th St. New York, NY 10029, 이곳은 여느 때와 달리 더욱 많은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2018년 12월 4일, 지두화가(Finger Painter) 구구 킴(김종해)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딴 ‘구구미술관’(99 Art Museum)을 개관한 것이다.

 숯, 목탄, 파스텔, 석채가루를 사용해서 손가락을 붓 삼아 작품을 그려내는 그의 작품은 ‘모던 클래식이즘’이란 장르로 인정 받으며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하버드대학 미술관의 로버트 모우리Robert D. Mowry박사는 오래 전, 한국에서 그의 작업실을 직접 방문한 후, 그의 작품 평론을 쓰기도 했다.

 모우리 박사는 평론에서 “구구 킴은 상상 그 이상의 연출을 신개념의 아트로 시작해, 다양한 핑거페인팅의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구구 킴은 현재 당연히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가장 돋보이는 모던 클래식이즘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핑거페인팅 아티스트이며, 그의 작품은 한 방법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며 또한 “그의 핑거페인팅은 서양 미술계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도 아주 독보적이고 창의성을 지닌 작품들을 선보였고, 앞으로도 동서양을 막론하여 그 영향력이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극찬했다.

 

 이번 그의 미술관 개관 역시 놀라울 정도의 반응을 끌어내고 있었다.

 그의 지두화법은 극도의 노동력과 집중력을 수반하여야 하는 것으로 그 터치가 고스란히 화폭에서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또한 이번에 전시된 50여 점의 작품은 동양적 사상에 모티브한 자비의 형상과 서양적 사상에서 끌어낸 사랑이란 주제를 가지고 표현해내고 있다.

 작가 구구 킴은 “동양의 자비를 대표하는 붓다 그림들과 서양의 사랑을 대표하는 그리스도 그림들을 함께 배치하면서 동서양의 사상을 융합하여 화합하는 전시”라고 이번 뉴욕 개관에 주제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미국에 이르도록 끊임없이 움직이며 자기 자신이 작품의 기회를 찾아 움직였다고 말한다. 계기가 있어야 기회도 주어지며 준비되어 있다면 자신의 예술을 언제 어디서든 펼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안주하지 않고 베니스 비엔날레 단독 개인전, 구구미술관 뉴욕 오픈, 하버드미술관 수석의 공개 평론, 구구아트 카페 뉴욕 사업권, 그리고 뉴욕 크리스티, 소더비 팀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까지 얻어내게 되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여러 인터뷰에서 끊임없이 하는 말이지만 ‘낡아서 없어지느니 닳아서 없어지니라” 라는 말을 하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하고 있는 지두화의 작업에 너무도 잘 맞는 말이었다.

 3미터를 훌쩍 넘기는 캔버스를 손가락 끝에 묻힌 시료로 한 점 한 점 메워가는 그의 작업, 아니 노동은 간절한 그의 고행적 기도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 《쿨투라》 2019년 2월호(통권 5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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