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INTERVIEW] 공연, 공간과 세대를 아우르는 무대
[2월 INTERVIEW] 공연, 공간과 세대를 아우르는 무대
  • 김준철(문화평론가, 본지 편집위원)
  • 승인 2019.03.25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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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엔터테인먼트 대표 Paul Hui

 공연문화는 어느새 우리의 일상에 매우 가깝게 들어와 있다. 또한 그 수준 역시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 고 있다. 한류의 영향 역시 공연 문화의 격을 세계 수준으로 올려놓았음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공연이란 뮤지션이나 기획자 또는 관객, 무대효과, 홍보에까지 어느 것 하나 빠져서는 안되는 종합 예술이 집약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세계적 공연이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또 한국의 공연이 세계적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공연은 또한 단순히 버라이어티적인 보여짐을 넘어 그리움이나 아쉬움을 위로해주는 도구로 쓰이기도 한다. 특히 해외에서의 한국공연은 그런 부분에서의 역할이 매우 크다. 미주에서 많은 공연을 펼치고 그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휴’엔터 테인먼트 대표 Paul Hui를 만났다.


 먼저 대표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휴’엔터테인먼트 대표 Paul Hui입니다. 이외에 딱히 소개드릴 다른 말이 없는 것 같습니다. 굳이 이전에 한 일을 소개하기에도 시간이 오래된 것 같아서요. 어쨌든 예전에는 한국과 미국에 SAT 학원을 세우고 강사와 함께 운영을 해왔었습니다.

 그러셨군요. 그럼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지네요?

 아주 오래 전인 1985년에 UCI 한인학생회장을 했었는데 당시에 우연히 이문세씨를 초청하는 일을 진행했던 경험과 감동이 연결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시간이 한참 흘러서 2013년에 변진섭의 무대를 시작으로 ‘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현재까지의 활동, 그리고 ‘휴’만이 가진 차별성은 무엇이 있을까요?

 2013년 시작해서 현재까지 50회가 넘는 공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는 공연기획뿐만 아니라 미주에 있는 많은 한인들의 행사 기획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프로덕션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 다. 저희는 욕심을 앞세워서 일을 진행하기보다는 가능성과 완성도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저도 미주에 살면서 보면 자주 공연 티켓이 판매되고도 취소가 되거나 상당한 수준의 뮤지션들이 와서는 너무 수준 낮은 공연을 보여주기도 하던데요?

 공연의 시작과 끝은 신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것은 공연 기획자, 공연자, 관객까지 모두 포함된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처음에 한국에서 바라보는 미주의 공연, 그 자체가 불신이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해서 올려지는 미주의 공연 역시 관객들에게 불신의 대상이기도 했죠. 사실 이전의 공연 대부분이 관객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더욱이 이전의 한인 대상의 공연과는 차별화를 가져야 했을텐데요?

 저는 한 명의 뮤지션을 초대할 때마다 매번 한국에 나가서 최소 3~4번의 미팅을 합니다. 그러면서 충분한 대화로 서로간의 신뢰와 행사에 관한 디테일을 논의합니다. 또한 그러한 시행착오를 극복하기 위해 마스터 플랜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티켓을 팔 수 있는 저희 회 사만의 포털사이트를 구축했고 그것으로 데이터베 이스를 구축하여 미주 교민들이 원하는 가수에서 노래 선곡까지 survey가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휴’엔터테인먼트의 공연을 보면 힐링이나 위로에 초점이 많이 맞춰진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그 부분에 많이 치중합니다. 사실 이민사회의 문화적 수준은 상당히 드라이한 상태 였습니다. 1세대 한인들은 주류사회 문화에 어울리기에는 어렵고 경제력은 어느 정도 올라갔음에도 자녀와의 소통 문제나 정서적 문화의 부재, 세대 간의 고립 등이 심각했죠. 그래서 가능하면 저희 공연은 나이를 넘어 온가족이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대 간의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계신 것 같습니다. 몇 년 전부터 몇몇 방송사에서 만드는 음악예능프로들이 그 역할을 도와준다고 보는데요?

 네. 예전 가수들이 최근 가수들의 노래를 부르고 또 최근 가수가 예전 노래를 부르면서 세대 간의 교집합적인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 같습니다. 사실 어디서나 한류에 대한, 한류의 영향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가장 가까이에서 느끼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예전에 한류에 대해서는 미주에 살면서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인기를 얻으면서 실질적인 영향권에서 피부로 느끼게 되었 습니다. 물론 지금의 BTS 같은 그룹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말이죠. 또한 저희 공연이 횟수를 더해가면 서 미국 전역에서 다양한 외국 관객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한류의 방향성과 목표를 예상하신다면?

 한류의 큰 줄기를 대략 체육, 브랜드, 음악 이렇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고 봅니다. 이 가치는 정말 환산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멀리 나와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 무엇보다 자긍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제 음악에서의 한류는 한 단계 더 올라 가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한인 2세나 3세 젊은 친구 들에게 BTS의 매력을 물어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그냥 음악이 좋다”입니다. 여기에 답이 있습니다. 그 어떤 조건, 가장 큰 것이 국적입니다. 한국이라는 꼬리표를 지우고 음악 자체의 고유함으로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 됩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영어나 중국어 등의 외국어 구사는 더욱 필수가 되겠죠. 미 주류의 공연과 현재 미주 한국 공연의 차이점이나 배울점도 궁금합니다.

 가장 큰 차이이며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공짜티켓이라고 생각됩니다. 결국 공연이라는 완성품의 가장 큰 평가는 성공 여부일테고 그것은 수익의 부분에서 드러나는 것이고 그것이 공짜 티켓과 직결되는 문제인 것이죠. 미국 주류 공연에는 공짜 티켓이라는 문화 자체가 없습니다. 그게 공연의 질을 올리고 또 더 깊이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 고 생각됩니다. 또한 미 주류공연은 뮤지션이 음악 자체에만 집중을 하고 또 긴 시간동안 순회공연을 하면서 팬과 관객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한국 공연의 경우, 뮤지션 자체가 상업적으로 많이 노출되어 있어서 광고, 드라마, 예능 등으로 본업에 충실하기에 쉽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어 있죠. 그것이 어쩌면 한국 음악의 생명력을 짧게 만드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한국에서 인기 있는 퀸을 주제로 한 <보헤미안 랩소디>만 봐도 그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질리지 않고 오히려 열광하게 되는 경우를 보면 참 부럽다 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부분에서 동감합니다. 한국의 문화 자체가 급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또 조급함으로 인한 장기성의 누락이 충분한 시간과 영양을 흡수하며 자라야 할 젊은 문화인들을 노화시키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2019년 계획이나 바람이 있으시다면?

 일단 해오던 공연과 계획된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루는 것이겠지요. 또한 올해에는 타주와 연계한 미주투어를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단순한 뮤지션의 공연만이 아니라 시사성을 가진 톡서트(토크+콘서트)도 계획 중입니다. 특별히 우리 사회의 나이 드신 선생님들의 지혜를 젊은 층에 전하는 공연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또 한 앞으로 사회 환원 프로젝트를 더욱 다양한 형태로 진행해서 저희 휴엔터테인먼트가 가진 폭넓은 라인을 이용해서 보다 의미 있는 일들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 《쿨투라》 2019년 2월호(통권 5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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