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선언
문정희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나의 성性을 사용할 것이며
국가에서 관리하거나
조상이 간섭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
사상이 함부로 손을 넣지 못하게 할 것이며
누구를 계몽하거나 선전하거나
어떤 경우에도
돈으로 환산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
정녕 아름답거나 착한 척도 하지 않을 것이며
도통하지 않을 것이며
그냥 내 육체를 내가 소유할 것이다,
하늘 아래
시의 나라에
내가 피어 있다.
문정희 시인 1969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나는 문이다』 『카르마의 바다』 『응』 『작가의 사랑』 외, 시선집 『지금 장미를 따라』 외 번역시집 다수.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스웨덴 시카다상 등 수상. 한국 시인협회회장, 동국대 석좌교수 역임. poetmoon@gmail.com
* 《쿨투라》 2022년 5월호(통권 95호) *
저작권자 © 쿨투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