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월평] 첫 사랑의 빨간 아이콘 뮤지컬 '김종욱 찾기'
[공연 월평] 첫 사랑의 빨간 아이콘 뮤지컬 '김종욱 찾기'
  • 최교익(신한대 교수, 본지 편집위원)
  • 승인 2019.03.2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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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 일본 전자공학계를 시작으로 2000년대에 들어 문화 콘텐츠 산업 분야까지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는 원소스 멀티 유즈의 사전적 의미보다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1910년 프랑스 작가 가스통 루르의 소설 『팬텀』이 영화와 뮤지컬로 성공을 거두었다. 그 이후, 공연계에서는 원텍스트를 다양한 양식으로 확장하고 변환시키는 OSMU(One Source Multi Use)방식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OSMU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원텍스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공연계에서의 OSMU방식은 다양한 방법으로 확장된다. 하나의 노래에서 극으로 관객을 만난 공연을 살펴보면 ‘ABBA’의 명곡으로 세계적인 뮤지컬이 된 <맘마미아>와 이문세의 구성진 노래로 구성된 <광화문연가>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젊음의 행진>과 같이 유명한 곡들에 서사 구성을 엮어 만든 ‘쥬크 박스 뮤지컬’도 관객들의 이목을 끈다.

 1990년에 접어들면서 <캣츠>, <레미제라블> 등 외국 대형 뮤지컬이 국내시장으로 들어왔다. 또한 <지하철 1호선>, <사랑은 비를 타고>, <의형제> 등과 같은 소극장 뮤지컬이 만들어져 관객과의 소통에 다양한 경로가 생겨났으며, 대극장 뮤지컬 <명성황후> 역시 1995년 창작 뮤지컬에 대한 기대와 함께 공연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우리나라 뮤지컬은 대형 라이센스 뮤지컬들의 상업적 성공과 함께 창작 뮤지컬의 제작에 더욱 더 힘쓰게 된다. 그리고 그 성공에 힘입어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뮤지컬이 있으니 공연에 관심 없는 사람도 한 번 쯤은 들어봤을 황두수 연출의 뮤지컬 <김종욱 찾기>이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2006년 초연 이후 약 8,000회,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데이트 뮤지컬로 자리매김 하였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한국 창작 뮤지컬계의 쓰리콤보 황두수 연출(국제예술대학교 뮤지컬과 교수)과 장유정 작가, 김혜성 작곡가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06년 제 12회 한국 뮤지컬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2018년 대한민국 국회대상 뮤지컬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0년 영화로 제작되어 흥행에 성공하고, 같은 해 동명 소설로도 발간되어 원소스 멀티 유즈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인정받은 유일무이한 뮤지컬이 되었다. 또한 지난 공연 동안 총 117명의 배우들이 뮤지컬 <김종욱 찾기>와 함께 했다. 현재 영화, 드라마, 뮤지컬을 종횡무진하며 활동하고 있는 오만석, 엄기준, 신성록, 김무열, 강동호 등 걸출한 스타들을 배출해 냈다. 이처럼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거쳐간 배우들이 승승장구하면서 <김종욱 찾기>는 뮤지컬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워너비 무대가 되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 대한 서사는 운명적인 사랑을 주제로 한다. 운명적인 사랑, 그 실체를 찾아 떠나는 특별한 여정. 인도 여행길에 오른 여주인공은 ‘턱선의 외로운 각도’와 ‘콧날의 날카 로운 지성’을 가진 절대 훈남 ‘김종욱’을 만난다. 비행기 안에서 의 첫만남과 인도 사막에서의 재회까지. 강렬한 운명의 이끌림을 느낀 여주인공은 김종욱과 사랑에 빠지지만 인도에서 돌아온 이후 이들은 엇갈린다. 9년 후…, 여전히 첫사랑 ‘김종욱’을 잊지 못하는 여주인공, 결국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통해 그를 찾아 나서게 되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비밀로 좌충우돌 사건이 벌어진다는 이야기이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또 다른 재미는 단연 멀티맨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명의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맡아 관객과 소통하는 멀티맨. 점쟁이, 택시 운전기사, 집주인 아줌마, 맞선남, 아버지, 다방 레지, 바텐더, 스튜디어스, 할머니 등 그가 맡은 역할을 나열하자면 숨이 찰 정도다. 스물 두 번의 뻔뻔하고도 능청스러운 연기 변신은 멀고도 험한 김종욱 찾기 길에 흥겨운 리듬을 불어 넣는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2006년부터 관객을 만나고 있다. 2016년도에 한 차례 발전된 공연은 2006년 <김종욱 찾기>를 현재의 흐름에 맞게 일부 대사들을 수정, 보완하여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에 힘썼다. 또한, 공연계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월요일 공연 없음’, ‘평일 저녁 8시 공연’의 고정 관념도 없앴다. <김종욱 찾기>는 평일 3회, 주말 4회 공연으로 주 23회, 월평 균 90회 공연되고 있으니 관객들은 공연 시간으로 고민할 필요없이 원하는 요일, 원하는 시간에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만날 수 있다.


공연 – 2016. 6. 17 ~ (대학로 컬쳐스페이스 엔유)

 

 

* 《쿨투라》 2019년 2월호(통권 5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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