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콜롬비아 & 쿠바의 한류 열풍] 2022 보고타국제도서전에서 만난 한류열풍: K-콘텐츠의 중심에는 늘 K-문학이 있다
[기획취재-콜롬비아 & 쿠바의 한류 열풍] 2022 보고타국제도서전에서 만난 한류열풍: K-콘텐츠의 중심에는 늘 K-문학이 있다
  • 손정순(본지 편집인)
  • 승인 2022.06.0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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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빈국 한국관에 발 디딜 틈 없이 모여든 콜롬비아 독자들
한복을 입고, 한글로 이름을 쓰며, 오징어 게임과 한국문화를 즐겨
“한국이 너무 좋아요” 한국인에게 호감 보이며 쇄도하는 플래시 세례
K-문학을 넘어 다양한 한국문화 열풍으로 이어져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한 2022 콜롬비아 보고타국제도서전이 지난 4월 19일(현지시간) 개막하여 5월 2일까지 열렸다.보고타도서전은 콜롬비아의수도이자 인구 800만의 보고타에서 열리는 최대 문화행사다. 해마다 60만명 안팎이 방문하는 보고타도서전은 중남미에서 두 번째로 큰 도서전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 개최된 도서전은 코로나 19로 3년 만에 열리는 대면행사로 한국은 콜롬비아와 수교 60주년을 맞아 주빈국으로 초청받았다.

  이번 도서전으로 콜롬비아와 한국의 의미있는 재회도 이뤄졌다.. 콜롬비아는 6·25전쟁 때 남미에서 유일하게 군대를 보내준 국가였다. 한국은 남미에서 열리는 국제도서전 중 처음으로 보고타도서전 주빈국으로 참여했다. 또한 6월 1일부터 5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콜롬비아가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본지는 ‘보고타도서전 현장에서의 만난 한류’를 생생히 취재하여 지금의 한류열풍 현황을 분석해보았다. 세계로 뻗어가는 동시대 한류문화의 흐름과 중핵을 짚어내는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쿨투라》가 지금, 오늘 여기의 문화를 공유하고 작은 문화혁명을 이루어가기를 소망해본다. - 편집자 주


개막식

  4월 18시 01시 출발한 비행기는 암스테르담을 경유하여 30여 시간만에 콜롬비아 보고타에 도착했다. 보고타 현지 시간은 저녁이었다. 시차도 시차려니와 좁은 기내의 좌석에서 꼼짝없이 움츠려 하루 이상의 여정을 보내느라 몸은 거의 기진맥진했다. 어떻게 잠들었는지 알 수 없이 쓰러졌는데 이런, 아뿔사. 밖은 아직 이른 새벽인데도 똘망똘망 눈이 떠진다. 창문 커튼을 젖히니 흐릿하게 밝아오는 어둠 속에서 도서박람회장이 보인다. 올해의 주빈국관인 한국관도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날이 조금씩 밝아오고 날씨는 흐렸다, 개었다를 반복한다. 호텔을 나와 퀭한 눈으로 박람회장 주변을 둘러보았다. 개막 전이라 아직은 미동이 없다. 

보고타 대통령
보고타 대통령

  보고타국제도서전 개막식
  두 나라간 책의 교류가 문화교류로 이어지길

  4월 19일 오후 6시(현지시간) 보고타 국제비즈니스전시센터Conferias에서 보고타도서전 개막식이 열렸다. 아침과는 딴판이었다. 도서전 주변은 발디딜 틈 없이 몰려든 인파로 북적였다. 콜롬비아 이반 두케 대통령 부부와 앙헬리카 마욜로 문화부 장관, 클라우디아 로페스 보고타 시장 등 콜롬비아 정부기관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에선 황희 문화관광체육부 장관과 추종연 주콜롬비아 한국대사,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백종운 한국잡지협회 회장 등 양국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이 열렸다.

  한국작가 대표로 소설가 은희경 작가가 축사를 했다. 은희경 작가는 남북 분단과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언급하며 주빈국관 주제인 공존共存, Togetherness, Convivencia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전염병과 전쟁과 경제 불안이 지구를 휩쓸고 있는 요즈음 그 어느 때보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공부가 필요해 보인다. 그 공부는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고 서로 소통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부하지 않으면 우리는 자신이 아는 경직된 범주 안으로 세계를 축소하게 된다. 그 편협한 세계 속에서 이기적이고 배타적이 되며 기득권의 논리에 빠져 부조리에 적응하고 말 것”이라며 “우리는 끊임없이 세계와 인간에 대한 공부를 통해 더욱더 불편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의심할 바 없이 그 생각을 지지해주는 것은 책”이라고 말했다.

  황희 문체부 장관 또한 축사에서 한국전쟁 참전으로 맺어진 양국 관계가 정치·경제·문화 등 다방면의 아름다운 공존으로 이어져 왔다고 강조했다. “콜롬비아는 6·25전쟁 당시 중남미에서 유일하게 군대를 보낸 형제 같은 나라”라며 “지난해 8월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후 두 나라는 문화·체육·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콜롬비아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한국 독자들은 콜롬비아 커피를 마시며 남미 문학의 거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콜롬비아 최고의 소설가인 모레노 두란의 문학을 읽고 페르난도 보테로의 그림을 감상하며 시대와 장소를 넘어 문학과 예술을 공유해왔다”며 “책을 통한 오늘의 협력이 문화예술·관광 등 창의산업 전반의 협력과 교류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반 두케 대통령도 콜롬비아의 한국전쟁 참전 역사를 언급하며 양국 문화 교류를 평가했다. 그는 “위기의 극복이 다른 양상으로 발현됐다. 오늘날 한국에서 콜롬비아 영화를 즐기고 얼마 전에는 한국 제작사가 보고타에서 영화를 촬영하기도 했다”며 “한국의 주빈국 참가로 끈끈해진 양국의 유대관계는 오는 6월 서울국제도서전에 콜롬비아가 주빈국으로 참가하며 새로운 장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류팬들로 연일 북적이는 대한민국 주빈국관
  한류 문화 행사에 관람객들 큰 관심 보여

  도서전 개막식이 끝난 후 주빈국관 개막식이 바로 이어졌다. 콜롬비아 문화부 장관과 보고타 시장이 테이프 커팅을 함께한 뒤 전시장을 둘러봤다. 주빈국관은 전시장을 찾은 현지의 학생들과 일반 시민들로 가득찼다. 이 자리에서 보고타 시장은 “보고타에서는 한 해 40여 개의 전시행사가 열리는데 도서전이 가장 중요한 행사”라며 “올해 한국이 도서전 주빈국이 되면서 더 많은 관객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체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한국문학번역원·국립과천과학관 등 유관 단체들은 3천㎡ 규모의 주빈국관에서 남미 독자들을 맞았다. 이곳은 도서전 기간 내내 한국 출판과 문화를 콜롬비아와 남미에 발신하는 기지가 되었다. 

  개막식 다음 날부터는 한국 작가와 저자들의 행사도 주빈국관과 보고타 곳곳에서 이어졌다. 주빈국관에서는 인간과 인간(평화·자유·인권), 국가와 국가(역사·문화·교류), 인간과 자연(환경·인류세) 사이의 문제를 다룬 책 100여 권을 선보였다. 은희경·정유정 등 주요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며, 국내 작가 9명이 참여해 만든 앤솔로지(선집)도 선보였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뽑힌 엄유정 작가의 작품집 『잎사귀들FEUILLES』를 포함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20종을 전시하였으며, 이수지·백희나 등 해외에서 주목받는 한국 그림책과 작가들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김경욱, 은희경, 이문재, 정영수, 정유정, 한강(온라인 참가)이 북토크를 진행하였으며,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수지를 비롯해 그림책 작가와 평론가들, 『며느라기』로 유명한 웹툰작가 수신지도 독자들을 만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김홍중(사회학) 김백영(역사사회학) 정인경(과학) 강호정(생태학) 등 비문학 저자들의 강연과 토론도 열렸다.

  특히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오징어 게임, 딱지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행사와 전통 공연, 한복 체험 등 다양한 문화 행사는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곽효환 번역원장

  한류의 흐름이 문학으로 옮겨가고 있다
  - 곽효환 한국번역원장 인터뷰

  도서전 현장에서는 “한류韓流의 흐름이 문학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K-문학에 대한 낭보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번역원 주관으로 마르케스공공도서관에서 열린 ‘한국문학 앤솔로지’ 출간기념회는 200여 명의 청중으로 가득 찼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은희경 작가와 이문재 시인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이후 진행한 사인회도 예상 시간을 훌쩍 넘겼다. 곽효환 번역원장을 만나 현장에서의 체감과 그 성과에 대해 물었다.

이번 도서전을 계기로 출간한 한국문학 앤솔로지 『끝이 시작되었다: 한국 소설과 시Por fin ha comenzado el fin: Cuentos y poemas coreanos』는 보고타시 산하 문화예술국 이다르테스Idartes와 협업해, ‘바람의 책’이라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출간됐습니다. 지역사회에 무료로 책을 배포하는 이 프로그램은 문학을 공공재로 정의하는 것인데, 이번 출간을 통해 한국문학이 콜롬비아 문화의 공공재가 되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는 의미가 큽니다. 6월 초 서울도서전에서 번역원은 콜롬비아출판협회와 이 열기를 지속해 나가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양국 문학 교류를 더 가속화할 예정입니다.

  또한 콜롬비아 대형서점 ‘파나메리카나’ 전시 구역에는 손원평 작가의 소설 『아몬드』 스페인 번역판이 진열대 상단에 전시되어 있었다. 한국이 꾸민 3,000 제곱미터 규모의 주빈국관 역시 많은 현지독자들이 찾아 한국문학에 대한 높은 관심을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문학번역원에서 꾸민 주빈국 전시관에는 K-문학의 다양한 번역서들을 접할 수 있어 호응이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들이 한국드라마나 한국영화 제목이나 배우·감독들의 이름은 기억하지만 한국문학 작품을 읽었다거나 한국 유명작가의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남았다. 한국에서 보고타도서전에 방문한 내빈들과 작가들은 한국처럼 식민지배와 군사독재를 경험한 콜롬비아와의 동질감을 강조하며 “라틴아메리카 문학이 민주화 시기 한국문학의 영양분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곽 원장에게 이러한 동질감을 이제는 K-문학의 열풍으로 이어지게 할 수 없을지 그 방안을 물었다. 그는 “콜롬비아는 한국문학 수용이 초기 단계인 편이나, K-문학 열풍이 일어날 여지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시작점이 역사적 동질감이 될 수도 있고 한국과 한국 예술문화에 대한 호감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K-문학 열풍을 가속화하기 위한 번역원의 방안을 제시했다.

  최근 세계 독자들이 주목한 도서들 중에는 특정한 역사적 경험이나 사회이슈를 통해 동시대성을 가지며 공감대를 불러일으킨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본어 판 『82년생 김지영』이 2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반향을 일으킨 것도 일본 사회 이면에 자리한 여성문제를 자극하였기 때문이었죠. 이러한 현상에서 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의 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지구 정 반대편에 위치해 있지만 한국처럼 식민지배와 군사독재를 경험한 콜롬비아가 한국문학작품을 통해 보편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학은 한 시대와 사회구성체의 정신과 삶이 담긴 하나의 세계이고 번역을 통해 그 세계가 온전히 그리고 총체적으로 옮겨 가는 것입니다. 한국사회에 대한 호기심이든, 국경을 초월한 동질감이든 K-문학의 열풍을 일으킬 시작점은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고 그것이 온전히 자리 잡고 뿌리내리는 핵심은 문학에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K-문학 열풍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번역이 선행되어야 하기에 번역원의 역할이 점점 더 막중해지는 것 같습니다.

  K-콘텐츠의 중심에는 늘 K-문학이 있다
  “문학한류 도입기가 문학한류 성장기로 발전”

  보고타도서전을 찾은 현지 독자 중에는 특히 K-팝과 K-드라마, K-무비를 접한 뒤 한국 문화에 빠진 10대 독자가 많았다. 이러한 한류에 푹 빠진 10대 독자를 K-문학으로 옮겨가게 하는 것이 번역원의 숙제처럼 느껴졌다.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는 애플TV플러스에서 동명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곳 콜롬비아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또한 2020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촬영하다 펜데믹으로 중단하고 한국에서 촬영을 마친 송중기 주연의 〈보고타〉(김성제 감독) 개봉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이처럼 한류열풍의 주역인 K-콘텐츠의 중심에는 늘 K-문학이 있다는 사실이 희망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동안 번역원에서 진행해온 한국문학의 빛나는 성과들도 들어보았다.

  작년 창립 25주년을 맞아 특별전시 등 기념사업을 추진하며 번역원의 한국문학 해외소개 성과를 톺아볼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성과는 한국문학 번역출간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여 문학한류의 근간을 이루었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한국문학의 번역출간은 1980년 정책적 번역지원의 결과물로 황순원의 『별』이 영역되어 처음 해외 출간된 이후 오랫동안 조금씩 보폭을 넓혀왔습니다. 그 규모는 번역원 지원 기준으로 2011년 50여 건, 2021년에는 한 해 동안 총 186건에 달하고 2022년 올해에는 약 200여 건을 내다볼 만큼 성장했습니다. 이는 단일 예술 분야에서 이룬 저작권 수출 실적으로 단연 독보적 수치입니다. 최근 3년 간 번역원 출간 지원 건수는 연 평균 약 12%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양적 성장은 점차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이고요. 또 번역가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희미했던 2008년부터 번역아카데미를 운영해온 결과, 한국문학을 지속적으로 출간하는 주요 번역가를 배출하였다는 점도 빛나는 성과입니다. 그중에는 부커상, 셜리잭슨 상, 미국도서상 등 유수 국제문학상에서 수상 또는 입후보하거나 한국문학을 지속적으로 출간하는 주요 번역가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 전문 번역인력은 우수한 번역을 통해 한류가 유행에 그치지 않고 문화로 뿌리내리도록 하고, 한국과 한국문화 관련 긍정적 담론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해외 민간포스트로서 국가 차원에서 육성해야 하는 귀중한 인적자원들입니다.

  그동안은 문학한류의 도입에 필수적인 선행 과제들에 집중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문학이라는 묘목을 심기 위해 오랫동안 토양을 다져온 셈이지요. 이제는 이 나무를 어떻게 잘 키우고 숲으로 확장할지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데이터가 쌓였습니다. 한국문학 해외소개 맞춤형 전략을 수립·시행하고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 추진하는 등 현재 추진 중인 번역원 핵심과제들도 그간 이룬 성과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고요. 문학한류는 이제 시작일 뿐이고, 전략적 지원을 통해 세계무대에서 한국문학의 질적·양적 성장은 더욱 폭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곽효환 번역원장의 말을 들으니 K-문학에 대한 이른 평가와 염려들이 조금은 안도로 바뀌었다. 또한 “문학한류 도입기가 문학한류 성장기로 발전”해나갈 앞으로의 전략들이 기대되었다.

 

  한국잡지협회 K-매거진 홍보에 힘써
  보고타 시내 작은 서점도 한류 열풍

  이번 보고타도서전에서 조금 아쉬운 점은 한국잡지에 대한 전시가 전무했다는 사실이다. 한류의 현장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하여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한국문화잡지에 대한 전시는 없었다. 필자가 가지고 간 BTS, K-무비, K-팝이 테마로 실린 문화잡지 《쿨투라》는 10대 팬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서로 소장하고 싶어하며, 각자가 좋아하는 한류 배우, 아티스트 등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내게 쏟아냈다. 저자도 한류스타도 아닌 필자에게 한글 이름 사인을 요구하고, 지나는 길마다 함께 사진 촬영을 요구했다. 이러한 한류 현상을 미리 감지하지 못한 필자를 비롯한 한국의 잡지인들의 한류문화의 흐름에 대한 파악과 한류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잡지인은 한국잡지협회 백종운 회장을 비롯하여 손정순(쿨투라), 김한청(다른), 류지호(불광) 대표만이 보고타도서전에 참여했다.

  우리는 주빈국관을 비롯한 콜롬비아 도서와 잡지 부스를 방문하여 K-매거진 홍보와 교류 및 협업에 힘썼다. 특히 보고타 시내에 있는 문화시설과 서점을 직접 방문하여, 한국도서는 물론 한국잡지의 해외진출을 위한 모색도 도모하였다.

  보고타 시내의 작은 서점에도 한류 열풍으로 한국도서가 가장 중심자리에 전시된 것을 보며, 가슴이 벅찼으며, 한류의 중심 콘텐츠인 K-매거진의 해외 진출 또한 머지않은 미래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LIBROS MR.FOX’ 서점 주인은 한국영화 팬이라며, 〈기생충〉의 놀라운 연출력과 한국배우를 비롯한 최근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 배우의 연기력을 호평했다.

  백종운 회장은 “남미 콜롬비아에서도 한국문화의 인기가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류를 중남미 현장에서 직접 체감하며 많은 공부가 된 이번 도서전이 K-매거진의 세계진출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타도서전은 1988년 처음 개최되었으며, 코로나19로 힘들었던 2020년과 2021년에도 온라인 실시간 방송 및 동영상, 디지털 전시라는 방식을 통해 관람객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특히 보고타도서전은 도서뿐만 아니라 매거진을 비롯한 문화, 영상, 음악, 영화, 일러스터, 디자인, 캐릭터 산업, 인쇄산업 등 도서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 및 기술 산업이 소개되는 만큼 콜롬비아뿐만 아니라 중남미와 미국, 유럽국가에서도 항상 참여하는 전시회이다. 올해 6월 1일부터 5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도서전에서는 콜롬비아가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이 보고타도서전에서의 한류열풍이 서울국제도서전 K-북 콘텐츠열풍으로 이어지고, 프랑크푸르트도서박람회를 비롯한 세계무대에서도 보다 체계적이고 희망적인 한류로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쿨투라》 2022년 6월호(통권 9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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