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그늘 너머
홍일선
가문 날
밭 한 가운데
온갖 풀꽃들 그 생령들
희디흰 빛이
흰 그늘 너머 그 눈빛이
노여움 너머 슬픔 너머 오래된
자비로 향하는
처음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천지부모 속으로 환원하옵는
오늘 단기 4355년 6월 25일 사십구재
지하 … 두 자 결코 아니오
아니오 김지하…결단코 석 자 아니오
불이 ! 거듭 不二 !
그리하여 성속이 헝크러진 대혼원의 시간
흰 그늘 너머
온갖 생령들의 불연기연不然其然들
사무치는 詩요
그리운 侍요
홍일선 시인
1950년 경기 화성에서 태어나 1980년 《창작과 비평》 여름호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한알의 종자가 조국을 바꾸리라』 『흙의 경전』 등이 있으며, <한국문학평화포럼>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경기도 여주 남한강 기슭에서 농부로 생업 중이다.
* 《쿨투라》 2022년 7월호(통권 97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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