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아트의 경계를 넓히는 힙한 예술장터
[Gallery] 아트의 경계를 넓히는 힙한 예술장터
  • 손희(본지 에디터)
  • 승인 2022.08.0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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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를 겨냥한 거리예술 ‘어반브레이크 2022’
그라피티·웹툰·팝아트 등 작가 450여 명 작품 3천여 점 출품
대중예술작가들의 작업을 새로운 형식으로 확장

아시아 최대의 어반·스트리트 아트페어 ‘어반브레이크 2022’가 지난 7월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코엑스 B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어반브레이크’는 그라피티와 웹툰, 타투, 아트토이 등 하위문화(서브컬처)를 주로 선보이는 예술장터다. MZ세대를 겨냥한 거리예술과 팝아트 분야 등 국내외 어반·스트리트 예술계에서 주목받는 작가 450명의 작품 3천여 점을 120개 부스에서 선보였다. 나흘간 열린 이 아트페어에 5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으며, 국내외 아티스트의 작품들이 큰 인기를 얻으며 판매되었다. 주최 측은 “초청 해외 작가들의 작품이 완판되면서 어반·스트리트 계열 작품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2020년 디지털 벤처기업 어반컴플렉스가 “도시의 하위문화를 아트 영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어반브레이크는 첫 회부터 화제를 모았다.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개최된 2021년에도 관람객수 4만 명을 기록했으며, ‘힙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로 자리를 잡았다. 

2022년 올해는 개막 첫날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아트페어가 펼쳐지는 현장은 젊은이들로 붐볐으며, MZ를 사로잡는 트렌디한 거리예술을 보는 듯했다. 올해 주최 측이 내세운 대표 작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팝아티스트 멧 곤덱(39)이다.

멧 곤덱은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 제작한 아트토이 ‘하트 인 어 케이지Heart In A Cage’를 선보였다.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멧 곤덱이 공개한 어반브레이크 단독 협업 작품은 한정판으로 국내 에디션이 모두 판매됐다.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멧 곤덱은 “로맨틱한 캐릭터들이 서로 안고 있지만, 사실 몇 년 전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이혼 경험을 반영한 작품”이라며 “한 캐릭터는 행복한 표정을, 다른 캐릭터는 화를 내는 등 서로 모순된 모습들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멧 곤덱은 미키마우스나 심슨, 키티 등 만화 캐릭터를 파괴적으로 해체하는 작품을 주로 선보여왔다. 그는 “펑크 록을 기반으로 현대의 권위에 저항하고자 모든 것을 해체하고 찢어버리는 작업을 15년 동안 해왔다”며 비유적으로 만화 속 우상을 변형하고 파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천재 소년 작가로 아시아 최초로 이번 행사에서 개인전을 연 니콜라스 블레이크의 작품 18점도 모두 판매되었다. ‘세계 스트리트 아티스트 20인전’에 나온 작가들의 작품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의 판화 ‘세일 엔즈Sale Ends’를 비롯해 디페이스, 인베이더, 로낙, 오쿠다산 미구엘, 로비 드위 안토노, 수안자야 켄컷, 안드레 사라이바 등의 회화 작품이 대부분 팔렸다.

분필로 그림 그리는 지야 다 쇼로나

크로아티아 작가 로낙은 행사 기간 내내 페인팅 이벤트를 벌이며 관객들과 즐겁게 소통하였으며, 도시 거리 바닥에 분필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지야 다 쇼로나도 라이브 퍼포먼스를 펼쳤는데 주위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현장에서 작업하는 광경은 경이로웠다.

몸에 이미지를 새기는 타투 작가들도 회화, 콜라주, 디지털 이미지로 확장시킨 작품을 선보였다. 방탄소년단 정국의 타투로 유명한 폴릭을 비롯해 키메, 리포 등 타투이스트 3명이 참여한 특별전과 국내 주요 웹툰 작가 4명이 참여한 기획전 공간도 마련됐다. 가스파드(선천적 얼간이들), 라마(내일), 주동근(지금 우리 학교는), 한경찰(그해 우리는) 등은 디지털 프린트 작품과 아트토이를 출품했다. 웹툰 작가들 역시 온라인상의 만화 이미지를 넘어서 캐릭터를 아트토이와 디지털 프린트로 제작해 관람객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또한 웹툰 <복학왕>의 작가 기안84는 별도 부스를 차려 회화 작품들을 선보였고 가수 나얼과 조각가 노준의 2인전, 자동차를 꾸민 아트카 특별전 등도 이목을 끌었다.

아트토이 특별전

특히 이번 아트페어는 아트토이, 타투, 웹툰 등 젊은 층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대중예술 작가들의 작업을 새로운 형식으로 확장하는 시도를 선보였다. 독립적인 예술 작품으로 ‘아트토이 특별전’을 기획하여 큰 호응을 얻은 토베이 작가는 개막 라이브 방송에서 “아트토이 작가들은 그동안 작품을 전시할 공간과 기회조차 제대로 가져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아트토이에 주목하고 전시할 기회가 생겨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번 아트페어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지구 환경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관객들이 써서 붙이는 부스였다. 이는 어반브레이크 3대 원칙(디지털Digital, 공정Equity, 녹색Green) 중 하나인 그린아트 캠페인을 펼친 것으로 힙하고 핫하게 예술을 즐기는 MZ세대에게 선한 기운을 내뿜었다.

아트토이 작가 라이브 방송

장원철 어반브레이크 대표는 “스트리트아트 전반의 국내외 작가가 대거 참여한 2022년을 기점으로 어반브레이크는 더욱 확장된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며, “해외 작가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작가들을 해외에 소개하고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 《쿨투라》 2022년 8월호(통권 9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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