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비주류로 만든 진정한 주류 Dejong Flim Yoo Seok Jong 감독: 한계를 넘어 진정성이 만들어 낸 가능성 K-드라마 〈Western Ave〉
[INTERVIEW] 비주류로 만든 진정한 주류 Dejong Flim Yoo Seok Jong 감독: 한계를 넘어 진정성이 만들어 낸 가능성 K-드라마 〈Western Ave〉
  • 김준철(미주문인협회 회장, 본지 미주특파원)
  • 승인 2022.08.01 0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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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쿨투라》 7월호 소개했던 Dejong Film 대표 Yoo Seok Jong(종유석) 감독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당시 종 감독과의 인터뷰를 잠시 설명하자면 2015년, 그는 작은 1인 웨딩 미디어 업체 사업을 시작하여 미 주류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성공담과 더 큰 성공을 기원하는 내용이었다. 인터뷰 내내 멋쩍어하던 그의 선한 웃음이 기억에 오래 남았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로 좋은 에너지를 줄지 기대하며 오랜만에 그를 다시 만났다.

안녕하십니까? 또다시 뵙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반갑습니다. 지난번 《쿨투라》 인터뷰가 2019년 7월이었으니 거의 3년만이네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팬데믹이라는 시간을 지나면서 많은 것을 못하게 되었지만, 그 반면 오히려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것을 실행하게 된 건데요, 바로 드라마 제작입니다.

드라마 제작이요? 우리가 아는 그 드라마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Western Ave〉라는 드라마를 기획하고 제작하여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할리우드에서 제작하는 첫 K-드라마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제작해서 수출하거나 미국에서 한국에 투자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이곳 캘리포니아 할리우드에서 직접 만든 첫 K-드라마라니…. 뭐 일단 이해는 가는데 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3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2년 전에 피칭을 시작했습니다. 비주류로 살아가는 한인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이곳에 있는 한인 배우들과 한인 제작사가 직접 드라마를 통해 스토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정확히 어떤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인가요?

성공담이라기보다는 비주류로서 주류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는 한인들의 좌충우돌 생존기 혹은 도전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선 드라마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데요, 물론 이유가 있겠죠?

어느 날, 올림픽 길과 웨스턴 길이 교차하는 곳에서 한인타운 간판들이 길게 늘어선 웨스턴 애비뉴를 촬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아주 살짝 고개를 들어보니 웨스턴 애비뉴 위로 할리우드 사인이 보이더라고요. 할리우드가 아주 멀리 있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사는 한인타운에서 살짝 고개만 들면 보이는 곳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죠. 어쩌면 우리가 사는 한인타운 웨스턴 애비뉴가 할리우드와 닿아 있는 아주 가까운 곳이었는데, 우리는 아주 멀리 있다고 느끼지요. 이러한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네요. 단순한 물리적 거리감이 아니라 정신적 거리감, 정서적 거리감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됩니다. 어쨌든 한인 이민자의 이야기를 한인 배우들과 한인 제작사가 만든다는 것이 단순히 생각만으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은데….

트루어버트먼트사의 존 킴 대표님의 큰 도움이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제작에 처음 도전할 때는 사람들이 큰 관심을 두지 않았거든요. 대부분 많은 분이 했던 이야기는 이러한 드라마를 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유명한 배우가 꼭 필요하고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감독이어야 한다는 공식이 깔려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의 이야기는 우리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러한 뜻에 존 킴 대표님이 크게 공감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드라마 제작 투자를 받게 되었지요.

맞습니다. 안타깝지만 저 역시 그런 이유에서 지금 이 일이 가능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드리게 된 것 같네요.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치인 것 같아요. 누구보다 잘 아는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의 배우가 우리의 제작사와 함께 만드는 것. 그래요. 자 그렇게 시작은 하셨습니다. 제가 종 감독님과 페이스북 친구라서 얼핏 기억이 나는데, 당시 배우를 모집하셨죠? 캐스팅은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촬영현장의 종유석 감독
촬영현장의 종유석 감독

공개오디션을 했습니다. 실제로 현재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활동하고 계시는 김종만 배우님을 비롯해 이안 오, 헤이든 원, 테라사 김, 종민석, 로라 임, 조혜수, 션 윤 배우님이 리드 캐릭터로 함께 하였고요. 정민 진, 김태희, 정진구, 이정원, 박혜란 배우님이 조연으로 함께 하셨습니다.

정말 대단하고 놀랍습니다. 어쩌면 이제 한류의 큰 파도가 표면적인 현상만이 아니라 깊은 바닷속에 정착한 것 같네요. 우리를 억지로 알려고 애쓰던 시기에서 이젠 많은 이들이 한국을 넘어 한인에게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주류로서 비주류의 이야기를 담는 드라마에 주류의 관심이 쏠린다니 그 흐름을 읽어내신 감독님의 시선이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조연급 배우 중에도 유명한 분들이 함께하신 것으로 아는데요.

네 할리우드 배우로 유명한 오브리 밀러, 데럴 라슨 배우님이 조연으로 함께 해주셨습니다. 오브리 밀러는 〈저스트 애드 매직Just Add Magic〉이라는 드라마로 에이미 후보로 올랐던 유명한 배우이고, 데럴 라슨은 할리우드 대배우님이시지요. K-드라마라는 타이틀과 미국에 사는 이민자들의 이야기라고 했을 때 큰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6월 6일에 촬영을 시작하셨고 현재 촬영은 끝난 상태인거죠?

그렇습니다. 현재 편집 작업 중입니다. 내년 봄에는 만나게 될 것 같아요.

그때는 너무 유명해져서 감독님 만나 뵙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또 《쿨투라》를 위해 시간 내주셔야 합니다.

네. 물론이죠. 농담이 아니라 《쿨투라》와 인터뷰 후에 그 안에서 언급했던 일들이 하나하나 정밀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저에게도 《쿨투라》는 참 감사한 존재입니다.

왼쪽부터 촬영감독 알렉산더 버그만, 주연배우 김종만, 조연으로 출연한 할리우드 대배우 데럴 라슨, 감독 종유석
왼쪽부터 촬영감독 알렉산더 버그만, 주연배우 김종만, 조연으로 출연한 할리우드 대배우 데럴 라슨, 감독 종유석

자! 분명 그 촬영 기간이 순조롭지만은 않았을 텐데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감동적이었던 순간을 듣고 싶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모두가 저를 바라볼 때 자신 없는 모습을 들킬까 봐 두려웠던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게 당연한 감독의 무게이기도 하겠지만, 워낙 열악한 상황에서 나만의 확신으로나를 믿는 분들을 배에 태우고 시작한 항해였기에 정말 함께한 모든 분의 눈동자를 느끼고 바라보며 작업했거든요, 가장 감동적이었던 순간은 영화제 씬이 있던 날이었어요. ‘소카대학교Soka University of America’라는 큰 분수와 호수가 있는 학교 캠퍼스에서 촬영했는데, 약 50명 정도의 백그라운드 배우님들이 계셨거든요. 백그라운드 배우라고 하지만 사실 모두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님들이셨습니다. 그리고 백인들이었고요. 그런데 그날 우리 주연 한인 배우님들이 영화제에 등장하는 장면에서 실제로 주인공이 되는 그림을 한번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원래 시나리오에는 없지만, 우리 한인 배우들이 레드카펫에 등장할 때 수많은 백인 배우님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 등장하도록 장면을 연출했었지요. 어떻게 쓰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그날 촬영이 끝나고 우리 주연 배우님 중 한 분이 눈물을 글썽이며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언제나 할리우드 촬영장에 가면 백그라운드 엑스트라로 아무런 조명을 받지 못했던 자기가 오늘은 거꾸로 백인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서 그들의 부러워하는 시선을 처음 받아보았다며 감격의 날이라고 말해주더군요. 그때의 감격을 저도 잊을 수 없습니다.

아! 들으면서도 소름 돋는 감동이 느껴지네요. 아마도 위에서 언급하셨던 감독님이 가진 무게와 그것으로 더욱 세심해진 시선이 함께했던 한인 배우님들이 살아온 삶의 고단함을 읽게되고 거기에서 시작된 마음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셨네요. 그리고 소카대학교도 쉽게 그런 씬을 찍도록 촬영을 허락해주는 곳이 아닌 곳으로 아는데, 아마도 드라마의 취지나 뜨거운 한류의 열기를 무시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네. 저희 촬영팀을 포함한 당시 모든 참여 스텝과 배우들도 흥분과 기대로 가득 찼었고 또 그만큼 근사한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할리우드 첫 K-드라마 〈웨스턴 애비뉴〉 주연 배우들과 제작진
할리우드 첫 K-드라마 〈웨스턴 애비뉴〉 주연 배우들과 제작진

늘 끝나는 시간이 또 다른 시작이고 기대의 순간인 것 같은데 앞으로 〈Western Ave〉의 진로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시즌 2, 시즌 3 그리고 시즌 10이 될 때까지 가야지요. 그리고 그렇게 하려는 목표는 분명합니다. 오늘의 저처럼 변방의 비주류로 살아가고 있는 필름메이커들과 배우님들이 꿈을 펼쳐낼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 싶습니다. 위로 더 높이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지요. 그러나 그 이유가 오늘의 나 같이 꿈을 가지고 바닥에서 시작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기회가 되어주기 위함이라면 저는 그 의미가 더욱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래요. 지난번 인터뷰 때도, 이번 인터뷰에도 감독님과의 대화에서 느껴지는 굵고 명확한 결이 무엇인지 알 것 같습니다. 분명 또 다른 목표를 품고 준비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만 계획을 들어 볼 수 있을까요?

네. 이제 영화를 만들 겁니다. 물론 아직 계획 중이어서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함께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끝에 언급했던 것처럼 그에게서 느껴지는 굵고 명확한 결은 바로 자신을 정확히 직시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뭔가 더 꾸미고 숨기고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생각과 형편과 삶의 내용을 숨김없이 꺼내놓고 그것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그래서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으로 당연히 잘 해내는 멋진 감독이었다.

“비주류로서 주류로의 접촉점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데 문득 그와 첫 인터뷰 때 했던 마지막 질문이 생각났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를 묻던 내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는 정확히 그의 길 위에, 그 말 위에, 그 뜻 위에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직하게 목표를 이루어가는 사람이라는 것이 같은 한국인으로 몹시 자랑스러웠다. 머지않은 시간에 더 멋진 소식으로 또 그를 만나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 《쿨투라》 2022년 8월호(통권 9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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