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뉴스》 홍일표 시인, 산문집 ‘사물어 사전’ 펴내
《문학뉴스》 홍일표 시인, 산문집 ‘사물어 사전’ 펴내
  • 남미리 기자
  • 승인 2022.08.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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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뉴스=남미리 기자] 199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후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개성적인 시세계를 구축해 온 홍일표 시인이 산문집 『사물어 사전』(도서출판 작가, 1만 3000원)을 펴냈다.

이번 산문집은 저자인 시인이 사물들의 이면에 숨어 있던 표정과 무늬들을 만나 소통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 글 128편을 묶었다. 일상의 다양한 사물을 읽어내는 시인의 감각적 시선과 존재론적 성찰이 짧은 형식의 글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시인은 “‘모자’를 보고 ‘보아뱀 속의 코끼리’를 발견한 사람들이 비누를 호명하면 그는 곱고 유려한 목련의 어조로 답을 할 것”이라고 상상하고, “무명화가의 짧은 생애가 남긴 마지막 유품”인 “말라 비틀어진 붓 하나” 속에서 “겨우내 눈 감고 있던 숭어가 어디선가 조용히 눈 뜨고 있을 것 같았다”라고 고백한다.

또한 “서랍궁(宮)에 유폐되어” “철저한 고독 속”에 살아가는 호치키스를 불러내며 “그에게는 아직 여러 척의 철선이 남아 있기 때문”에 “어느 날 서랍궁의 문이 활짝 열려서 철컥철컥 그의 노동이 다시 계속되는 것을 보았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한다. “미시령 옛길은 본래 ‘뿌리’가 낳은 수려한 작품”이며, 괴산 소수면에 가서 따온 옥수수에는 “지난날 백면서생(白面書生)의 여물지 않은 언어를 좌판에 함부로 내놓은 죄“가 잘 보인다고 말한다.

이처럼 사물들이 내보이는 내용에 귀 기울이면서 규범도 전형도 없는 ‘낯선 다름’을 독자에게 이야기한다. “인간의 일방적 시선에 의해 해석된 사물의 어록”이 아니라 시인의 시선과 미적 상상력이 직조한 어록이다. 이번 산문집은 ‘2022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시인은 그동안 시집으로 『매혹의 지도』, 『밀서』, 『나는 노래를 가지러 왔다』, 『중세를 적다』, 청소년시집 『우리는 어딨지?』, 산문집 『조선시대 인물 기행』, 평설집 『홀림의 풍경들』을 펴냈다.

 

본문 링크: http://munhaknews.com/?p=67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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