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시] 김영진 시인의 「바다는 잠들지 않는다」
[이달의 시] 김영진 시인의 「바다는 잠들지 않는다」
  • 김영진(시인)
  • 승인 2022.09.01 0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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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잠들지 않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김영진

 

바다는 어부의 삶의 터전이고
정복되지 않는 싸움터이다
고기잡이로 늙은 산티아고는
날마다 배를 몰고 바다로 나간다

큰놈을 못 만나고 84일을 허탕치면서도
바다가 허락하는 한 도전을 멈출 수 없다
마침내 큰놈 청새치를 만나 밀리고 당기고
목숨을 건 피 말리는 오랜 싸움이 시작된다

낚시 도구를 챙겨주며 기다리던 소년에게
승리를 움켜쥐고 어부가 돌아왔을 때
청새치는 상어 떼에 살을 모두 뜯기고
커다란 가시만 남아 있었다

그놈한테 지고 말았다며
산다는 것은 때로는 이겼어도
남은 것은 빈손이라고
쉰네 살의 헤밍웨이는 말한다

 


김영진 시인1944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대학 국문과에 재학 중인 21세 때 『초원의 꿈을 그대들에게』라는 시집으로 등단하였다. 저서로는 『책한테 길을 물어』『개성 맛있게 보기』 『성경 속의 인물』 『빈 그릇의 노래』 『성경의 노래』 『1일1페이지 긍정의 말』, 『1일1페이지 지혜의 말』 등 50여 권의 저서를 냈으며, 한국간행물 윤리상, 한국기독교문학상, 한국수필문학상, 노산문학상, 한국문학예술대상, 한국문학예술대상, 대통령 표창,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한국기독교 문인협회 회장, 한국잡지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성서원 회장, 김영진문학관장이다.

 

* 《쿨투라》 2022년 9월호(통권 9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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