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끌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K-크리에이티브 왜 떴을까?: 이은주·김윤미, 『왜 떴을까: ‘K-크리에이티브’ 끌리는 것들의 비밀』
[북리뷰] 끌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K-크리에이티브 왜 떴을까?: 이은주·김윤미, 『왜 떴을까: ‘K-크리에이티브’ 끌리는 것들의 비밀』
  • 설재원(본지 에디터)
  • 승인 2022.10.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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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같던 일들이 오늘날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한국영화가 황금종려상과 오스카상을 휩쓸고, K-팝이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고, 한국드라마가 에미상 6관왕을 차지했다. 바야흐로 우리는 K-콘텐츠의 시대를 살고있다. 화제의 신간 『왜 떴을까: ‘K-크리에이티브’ 끌리는 것들의 비밀』은 전 세계 주류문화로 당당하게 올라선 K-콘텐츠를 ‘K-크리에이티브’로 확장하여 현장에서 살펴본 한국창작물들의 흥행 비결을 전하고 있다. 오랫동안 대중문화 현장을 취재해 온 이은주 《서울신문》 기자 겸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 활동하는 김윤미 음악전문기자가 대중문화의 최전선에서 직접 살펴본 K-크리에이티브의 성장 과정과 글로벌 히트를 기록한 성공 전략과 그 이면을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한다.

제74회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는 추천사에서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 세계인을 만나면서 K-콘텐츠가 가진 힘 과 가능성을 새삼 실감했다”면서 “한국 대중문화의 토양 위에서 끊임없이 발전해 온 ‘K-크리에이티브’의 진화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의미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일독을 권한다.

까다로운 한국 수용자들을 거쳐 완성되는
K-크리에이티브

한국은 수준 높은 창작자와 까다로운 수용자, IT 기술의 발달이 어우러져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고 발달하는 토양을 갖췄다. 또한 각종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행과 콘텐츠에 대한 피드백을 빠르게 받을 수 있다. 한국이 할리우드 영화를 비롯해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의 흥행을 시험하는 테스트 베드가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한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자본력과 규모가 작은 시장이 한계로 지적됐으나 OTT 시대가 열리면서 콘텐츠 파워로 언어와 국경의 장벽을 뛰어넘어 본격적인 K-콘텐츠의 시대를 열고 있다.
-「‘한번 한 장르는 다시 하지 않는다’ 도전으로 완성된 〈오징어 게임〉」 중에서

저자는 K-크리에이티브는 수준 높고 까다로운 한국 수용자들과의 치열한 상호작용을 거쳐 살아남은, 다재다능한 창작자들이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며 완성되었음을 강조한다. 특히, 한국적인 소재를 기반으로 현대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면과 극한의 상황에서도 인간에 대한 섬세한 통찰을 놓치 않으며 휴머니즘을 그려내 글로벌 공감대를 만들어낸 점을 짚어낸다. 또한 ‘K-크리에이티브’가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로 ‘공감’, ‘팬덤’, ‘트렌드’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K-드라마는 시대에 따라 수많은 변주가 계속됐지만, 변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위로와 공감이었다. 드라마는 삶에 지치고 소외받고 외로운 사람들의 친구였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치료제였다. 특히 사회적으로 약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창구이자 잠시나마 답답한 현실을 잊을 수 있는 도피처이기도 했다.
사회가 디지털 시대로 가속화되고 파편화될수록 따뜻한 휴머니즘에 기반한 ‘힐링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소구는 증가했다. 신데렐라 스토리에 치이고 막장 드라마에 홀릴수록 현실에 발 디딘 우리 주변의 평범한 소시민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는 힐링 드라마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인생 드라마’로 기억됐다.
-「사람과 관계에 집중하다 ‘인생 드라마’의 탄생」 중에서

K-크리에이티브의 다섯 가지 흥행공식

뛰어난 상상력과 강력한 스토리텔링, 섬세한 감성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끌어낸 K-크리에이티브의 성과는 동시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소통한 결과물이다. 여기에 K-크리에이티브의 다섯 가지 흥행 공식으로 ‘K-디스토피아’, ‘K-로맨스’, ‘K-스토리텔링’, ‘K-막장’, ‘인생 드라마’를 꼽는다.

불행한 상황이 닥쳤을 때 인간의 밑바닥이 더 잘 드러나는 것처럼 한국 장르물에서 그린 ‘K-디스토피아’는 비극적 상황에서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인간성 말살이라는 사회의 민낯을 더 명확하게 보여준다. K-디스토피아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한 한국형 리얼리즘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가족애, 희생과 헌신 등을 기반으로 한 ‘K-신파’가 버무려져 완성됐다.
-「‘한국형 리얼리즘’의 힘 ‘K-디스토피아’를 만들다」 중에서

한국 장르물의 공통적인 특징을 추려낸 ‘K-디스토피아’, 한국문화의 매력을 극대화하며 수많은 한류스타를 배출한 ‘K-로맨스’, 강력한 스토리와 꽂히는 대사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K-스토리텔링’, 예상을 깨는 반전과 한층 더 고급스러운 막장으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K-막장’, ‘관계’를 중시하며 결국 모두 우리네 사람의 이야기로 풀어내 마음을 보듬어주는 ‘인생 드라마’ 등 다섯 가지 흥행코드는 전 세계를 열광케 한 K-크리에이티브만이 지닌 독보적인 매력 요소이다.

한국 대중문화가 낳은 글로벌 자산

‘K-크리에이티브’는 대중문화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중요한 자산이며, 우리만의 독창적인 정신과 문화가 담긴 경쟁력 있는 브랜드 ‘K’이다. 저자는 K-콘텐츠의 성과에 대해 “국가주도형 기획 상품이라거나 신자유주의의 산물”이라며 폄하하는 일부 주장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으며, “K-콘텐츠는 한국 대중문화의 자양분에서 탄생한 독창적이고 고유한 K-크리에이티브가 빚어낸 결과물”임을 천명한다. 앞선 기획력과 절제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 완성도 높은 만듦새로 무장한 K-콘텐츠에 ‘대한민국 DNA’가 덧입혀지며 비로소 전 세계를 매혹시킨 것이다.

또한,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창작자들의 더욱 자유롭고 대담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과 지식저작권 확립, K-콘텐츠가 올바르게 유통되는 선순환 구조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두 명의 대중문화 전문가가 분석한 이 생생한 현장 보고서는 전 세계와 소통하는 K-크리에이티브의 오늘을 전해줄 것이다.

 


 

 

* 《쿨투라》 2022년 10월호(통권 10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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