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Theme] 2022 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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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쿨투라 cultura
  • 승인 2022.12.0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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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명하는 레즈비언 작법: 2022년 문학 아이콘 김멜라의 소설 쓰기 _ 허희

간극의 배우, 손석구 _ 강유정

믿을 수밖에 없는 그녀: 예쁘고 똑똑한 욕심꾸러기, 배우 박은빈 _ 구선경

‘MZ 워너비 아이콘’ 아이브의 멋진 1년 _ 안진용

이 시대 미술계, ‘RM’이라는 아이콘 _ 강수미

 

문학 아이콘 김멜라

“당신은 이 소설들을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는 읽을 수 없다. 이 책과의 만남이 편안하고 유쾌한 경험을 보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발견할 것이다. 한번 닿으면 뇌리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을 얼음의 문장과 마취제도 없이 몸속을 휘젓는 그로테스크의 칼날을.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어떻게든 풍기고야 마는 생의 질긴 악취를. 다정한 공감이나 한 방울의 위로 대신, 세상의 어둠 속에서 미량의 빛을 포집하기 위해 확장되는 예민한 동공을.”

영화 아이콘 손석구

대개 배우는 특정한 시기, 구체적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인지된다. 늘 있던 사람인데, 갑자기 그 존재감이 도드라지게 각인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름을 불러 꽃이 되듯이 같은 배우가 특정한 작품 속 캐릭터를 만나 다시 배우로 호명된다. 2022년의 손석구가 그렇다.
숫자와 기록으로 따져 보자면 손석구는 2014년 영화 〈마담 뺑덕〉이 첫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중에게 손석구가 인상적으로 등장한 첫 작품은 〈센스8〉(2017)이거나 드라마 〈마더〉(2018)의 악역 혹은 드라마 〈슈츠〉(2018)의 머리 검은 미국계 변호사이다. 각자의 취향 혹은 기준에 따라, 손석구라는 배우는 다른 맥락, 다른 캐릭터로 기억된 것이다. 아직 손석구가 아닌 드라마 속 캐릭터로.

드라마 아이콘 박은빈

몇 년 전까지 누군가에겐 자신의 이름이 선명하지 않았다면 배우에겐 서운할까? 이른바 스타가 아닌 게 그녀는 혹시 속상했을까? 그녀의 마음을 짐작하기 전에 시청자 입장부터 말해보자면, 그 박은빈이 이 박은빈이구나 하고 알게 되는 순간은 시청자로서는 정말 짜릿한 순간이었다. 배우가 아니라 그 캐릭터가 보인 거니까. 진부한 표현이지만, 정말 극에 녹아든 배우를 보게 된 순간이니까.
그래서 이건 배우에게 최고의 찬사다. ‘당신은 천상 배우다’라는 말, 그 이상의 찬사가 어디 있겠는가.

음악 아이콘 아이브

아이브는 지난해 12월 1일 데뷔했다. 이제 막 첫 돌을 맞았다. 이들은 ‘무명이 없던’ 걸그룹으로 불린다. Mnet ‘프로듀스 101’의 세 번째 시리즈인 〈프로듀스 48〉을 통해 결성돼 한국과 일본을 넘나들며 큰 인기를 누린 걸그룹 아이즈원의 멤버인 안유진, 장원영이 속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프로듀스 48〉에서 각각 5위, 1위에 올랐다. 소속사는 프로젝트 걸그룹인 아이즈원의 활동 기간 동안 모든 준비를 마쳤고, 계약 기간 종료와 동시에 아이브를 출범시키며 아이즈원의 팬덤을 빠르게 흡수했다.
누구나 인생을 살며 노래에 빚을 진다. 가장 기쁠 때, 슬플 때, 혹은 찬란하거나 초라할 때 유독 귀에 들어오던 노래가 있다. 노래 자체가 좋기도 하지만, 그 시절 내 감정을 자극하며 공감의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요즘 MZ세대에게 아이브는 그런 존재가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미술 아이콘 RM

그 모두를 제외하고, K-POP 아이돌 그룹 리더이자 래퍼, 싱어송라이터가 올해 국내외를 막론한 미술계의 아이콘으로 떠오른다면 이는 어떤 상황인 걸까? 그만큼 동시대 미술계 내부가, 구성원들이, 제도가 허약하다는 뜻일까? 그만큼 현재의 미술계와 연예계가 어지럽게 섞이며 변종을 낳고 있다는 반증인가? 그만큼 순수미술 분야는 대중오락과 문화산업에 잠식되고 있다는 의미일까? 이상의 질문은 분명 객관적 현상을 근거로 하지만, 논자의 특별한 의도 또한 담고 있다. 핵심은 기성의 미술계 구조와 미술 창작 및 향유의 폐쇄적 질서를 긴장시키는 상이한 힘, 그 독특한 작용을 인정하고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21세기 미술계에 생산적 긴장과 풍요로운 효과를 동시에 만들어내고 있는 이를 말이다. BTS의 RM, 본명 김남준이 그다.

 


 

* 《쿨투라》 2022년 12월호(통권 10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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