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문화비평] AI는 어떻게 예술가의 무기가 되는가?
[청년문화비평] AI는 어떻게 예술가의 무기가 되는가?
  • 황예린(문화평론가)
  • 승인 2022.12.14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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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DrewHarwell(WashingtonPost) 트위터

창작하는 AI는 더 이상 SF 속 이야기가 아니다. AI를 예술 영역에서 배척할 것이 아니라, 예술의 세계를 넓혀갈 수 있는 도구로서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해야 한다. 그럼에도 ‘AI는 예술가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끊이지 않는다. 조만간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예술을 업으로 삼는 이들의 입장에서 창작하는 AI는 위협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올해 미국에선 샘플을 입력하면 곡 하나를 몇 분만에 만들어내는 AI 기술이 발표되었고, AI가 그린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라는 작품이 콜로라도 미술 박람회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우승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브레인이 제작한 AI 시아가 쓴 시를 모은 시집 『시를 쓰는 이유』가 출간되었다. 나아가 세계 각지에서 AI가 만든 창작물의 저작권에 관한 논의가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AI는 예술을 하는 주체가 아닌 도구에 불과하다. AI가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이 생각하지 못한 방식의 새로운 결과물을 내놓더라도, 그 결과물은 인간 없이는 예술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AI가 창작한 작품에는 창작자로서 AI의 의식이나 감정 등이 반영되지 않는다. AI가 만들 작품의 주제를 선정하고, 작품이 될 결과물을 고르거나 손질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이다.

현재 단계에서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어떻게 하면 AI를 창작에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가’이다. 유명 웹툰 작가가 그림 그리는 AI로 얼마나 정교하게 일러스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실험하는 영상이 인기를 얻고, AI가 지은 시를 조각하는 법을 알려주는 세미나가 개최되는 시대이다. 음악, 미술, 회화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AI가 자리 잡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를 시작으로 AI가 인간이 원하는 방향의 결과물을 내놓도록 조정하는 새로운 직업이 창출될 수도, 전에 없던 장르가 탄생할 수도 있다. 사진기와 영상 기기가 발명되며 그랬듯, AI가 가져다줄 한층 더 풍요로워질 예술의 세계를 기대해본다.

 


황예린 문화평론가,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 홍보위원, 출판 마케터

 

 

* 《쿨투라》 2022년 12월호(통권 10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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