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집 속의 詩] 박라연 시인의 「햇살 단추」
[새 시집 속의 詩] 박라연 시인의 「햇살 단추」
  • 박라연(시인)
  • 승인 2023.01.0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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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단추

박라연

 

느티나무를 건너 거실까지 찰나에 스며드는
아침 햇살 당신은 초인종 소리도 없이 들이닥친 낭보?

일상의 잔뿌리까지 떨렸을까? 이 아침의 달콤한
추억 마차엔 마부가 안 보이는데 마차마저 녹아내리는
햇살에 앉아

지금에 집중할 뿐인데 아름다운 생각이 새어 나와
-여보세요?
저기 저 햇살 단추 좀 눌러주실래요?

 

- 박라연 시집 『아무것도 안 하는 애인』(문학과지성사) 중에서

 


박라연 시인은 1951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한국방송통신대 국문과와 수원대 국문과 석사, 원광대 국문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9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가 당선되어 시단에 나왔으며, 2008년 윤동주상 문학부문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 『생밤 까주는 사람』 『너에게 세들어 사는 동안』 『공중 속의 내 정원』 『우주 돌아가셨다』와 산문집으로 『춤추는 남자, 시 쓰는 여자』 등이 있다.

 

 

* 《쿨투라》 2023년 1월호(통권 10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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