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떡방앗간
송진권
늙어 꼬부라는 졌지만 아직도 정정한 늙은이와
풍 맞아 한쪽이 어줍은 안주인과
대처 공장에 나갔다가
한쪽 손을 프레스기에 바치고 돌아온 아들과
젊어 혼자 된 환갑 가까운 큰딸이
붉은 페인트로 새마을이라 써놓은
무럭무럭 훈김이 나는 미닫이문 안에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며
뽀얀 절편을 뽑아내고 있습니다
- 송진권 시집 『원근법 배우는 시간』(창비) 중에서
송진권 시인은 1970년 충복 옥천에서 태어나 한국방송통신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 창비신인시인상에 '절골' 외 4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젊은시' 동인으로 활동중이다.
* 《쿨투라》 2023년 1월호(통권 10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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