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선댄스영화제] 올해의 주목할 독립 영화, 선댄스에서 만나요: 2023 선댄스영화제, 24일부터 29일까지 온라인 상영 실시l
[제39회 선댄스영화제] 올해의 주목할 독립 영화, 선댄스에서 만나요: 2023 선댄스영화제, 24일부터 29일까지 온라인 상영 실시l
  • 설재원(본지 에디터)
  • 승인 2023.01.0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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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영화제 프로그램의 한 해를 여는 선댄스영화제가 오는 1월 19일부터 29일까지 유타 주 파크 시티 선댄스 리조트에서 열린다. 독립영화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선댄스영화제에서는 올해 영향력을 발휘할 독립영화들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자리이다.

선댄스 영화제의 역사는 1970년대 중반 영화배우 겸 감독인 로버트 레드포드가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에서 자신이 맡았던 배역 이름 ‘선댄스 키드’를 따서 선댄스협회Sundance Institute를 설립하며 출발했다. 이후 선댄스 협회는 1985년 솔트레이크 시티파크 시티에서 열리던 미국영화제US Film and Video Festival를 흡수하면서 이름을 선댄스영화제로 바꾸었고, 지금의 형태로 자리잡았다.

선댄스영화제는 1989년 발굴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Sex, Lies and Videotape〉가 칸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영화제로 떠오른 이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관련 예술가, 감독, 시나리오 작가 등을 발굴 및 후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바톤핑크Barton Fink〉의 코엔형제Coen brothers, 〈저수지의 개들〉의 쿠엔틴 타란티노 등 많은 젊은 감독들이 이름을 알리는 등용문 역할을 했다. 한국 영화로는 1996년 박철수 감독의 〈301 302〉가 처음으로 이 영화제의 월드섹션부문에 선정되어 화제를 모았고, 1997년 박철수 감독의 〈학생부군신위〉가 같은 부문에 초청되었다. 2000년에는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초청받았고, 이지호 감독의 단편영화 〈동화〉는 국내 최초로 경쟁작 부문에 출품되었다.

〈마법이 돌아오는 날의 바다〉

지난해 오프라인 극장 상영과 온라인 상영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영화제의 형태로 성황리에 축제를 마친 선댄스영화제는 올해도 24일부터 29일까지 온라인 상영을 결정했다. 온라인 상영은 미국극영화, 미국다큐멘터리, 세계극영화, 세계다큐멘터리, NEXT 부문 등 모든 경쟁부문을 포함하며, 장편 부문과 인디에피소드 부문, 단편 부문 등에서 엄선한 영화들로 구성되어 있어 물리적으로 현장에 참여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티켓 패키지는 모두 판매되었고, 단일 영화 티켓은 개막 일주일 전인 13일 오전 2시(국내 시간 기준)까지 판매된다. 티켓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선댄스연구소와 보조금, 펠로우십 등을 통해 새로운 신예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99편의 장편 영화와 64편의 단편 영화, 4편의 인디에피소드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로버트 레드포드 회장은 “선댄스 영화제는 예술가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환상적인 이야기를 이어나가며 즐기는 핵심적인 장소로 계속될 것”이라며 “영화제는 독자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이와 같은 가치와 결속을 발전시켜 나갈 것”을 강조했다.

영화제의 시작을 장식하는 개막작은 〈블루백Blueback〉이다. 20일 로즈바그너공연예술센터에서 프리미어 상영되는 〈블루백〉은 작년에 개봉한 〈더 터닝The Turning〉과 올 봄에 개봉한 〈드라이The Dry〉의 감독이기도 한 로버트 코놀리Robert Connolly의 신작이다. 팀 윈튼Tim Winton의 중편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블루백〉은 바다와 모녀 관계를 다루는 감성적인 작품이다. 호주에서 산호초 문제를 연구하는 해양 생물학자 애비는 어머니 도라의 뇌졸중 소식을 들으며 어린 시절 도라가 어부와 개발자들로부터 지켜낸 고향 바다를 떠올린다. 산호초 사이에서 애비와 친구가 된 ‘블루백’이라는 애칭의 물고기는 애비와 도라가 서로에 대한 사랑과 고향을 상기시키는 열쇠가 된다. 〈블루백〉 바다와 모녀 사이에서 나오는 복잡한 감정을 다루고 있으며, 시각적으로도 놀라운 경험을 제공한다.

올해 영화제를 찾는 한국 영화로는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초청받은 한지원 감독의 〈마법이 돌아오는 날의 바다〉가 있다. 〈마법이 돌아오는 날의 바다〉는 한때는 생각만 하면 뭐든지 가질 수 있는 마법을 부리던 세진이 더이상 무엇을 원하는지 떠오르지 않으면서 마법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시작된다. 관광통역안내사 면접시험을 6시간 앞둔 세진은 아빠를 구하러 지겨운 바다로 향한다. 마법같은 장소 바다에서 24분 동안 펼쳐지는 이 작품은 올해 열린 제18회 서울인디애니페스트에서 ‘인디의 별’(국내경쟁 부문의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마이크 플랜트 단편 부문 수석 프로그래머는 “우리가 선택한 단편은 흥미진진한 새로운 목소리이자 유머러스하고 감동적인 시선이며, 스타일적인 참신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단편 프로그램 중 어떤 것을 선택하든 작품이 선사하는 놀라움과 즐거움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영화제의 프로그래밍 감독 킴 유타니 또한 “올해의 프로그램은 창조성과 논의에 불을 지피는 독창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대체불가능한 개척 작업을 이어 나간다”며 “여러 방법을 통해 긴급하게 목소리를 내는 전 세계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반영”함을 말한다. 그는 “이러한 프로그램 전반에 걸친 대담한 예술가들이 만들어 내는 영향력 있는 스토리텔링은 공동체가 함께 모여 즐기고, 도전하며, 영감을 주고받는 공간을 제공”한다며 영화제에 많은 관심을 바랐다.

 


사진제공 Sundance Institute

 

* 《쿨투라》 2023년 1월호(통권 10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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