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4년 만에 열린 진해군항제, 더 풍성하고 화려했다
[벚꽃] 4년 만에 열린 진해군항제, 더 풍성하고 화려했다
  • 김일태(시인, 진해군항제 총감독)
  • 승인 2023.04.0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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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여좌천

경상도 남녘 사람들은 입춘이 지나면 마음이 들뜬다. 봄꽃의 상징인 벚꽃과 함께 펼쳐질 진해군항제를 즐길 기대감과 낭만과 감동을 즐길 상춘객 맞이 준비 때문이다. 장복산의 굽이진 능선과 잔잔한 남해가 품은 군항 도시 진해 전역에 따뜻한 봄기운과 함께 한꺼번에 피어나는 40여만 그루 왕벚나무의 연분홍 꽃송이들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는 풍광은 가히 환상적일 수밖에 없다.  

진해군항제는 1952년 4월 13일, 우리나라 최초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북원로터리에 세우고 추모제를 거행해 온 것이 계기가 됐다. 초창기 10여 년 동안은 이충무공 동상이 있는 북원로터리에서 제를 올리는 데 그쳤으나, 1963년부터 ‘진해군항제’라는 이름으로 종합적인 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충무공 이순신의 숭고한 호국정신이 깊이 스며있는 대한민국 해군의 요람이자 군항 도시라는 강점을 축제의 핵심 가치로 담고 향토문화예술을 진흥하기 위해 각종 문화예술행사, 팔도 풍물시장 등을 도입하여 아름다운 벚꽃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봄 축제로 해마다 발전을 해왔다. 낮과 밤, 하늘과 바다 언제 어디서라도 특별한 진해 벚꽃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하였고, 해군진해기지사령부와 해군사관학교 벚꽃길과 군함을 개방하여 다양한 체험 거리를 관람객들에게 제공하며 다른 지역의 벚꽃축제와 차별화했다. 그리고 2007년부터는 군항제의 핵심 콘텐츠로 진해군악·의장페스티벌을 도입하여 국제화와 함께 군항제의 위상을 다시 한번 도약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올해 진해군항제는 지난 3월 24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4월 3일까지 창원 진해구 곳곳에서 열렸다. ‘벚꽃으로 여는 새로운 세상’이라는 주제로 마련되었는데, 시대환경에 알맞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반영하여 명실공히 ‘동북아 중심도시 창원’을 상징하는 축제로의 전환과 더불어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는 메시지, 그리고 개최 70주년과 61회째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연륜과 최대 규모라는 위상을 고려한 것이다. 이를 위해 축제의 핵심 콘텐츠인 벚꽃과 이충무공, 군악·의장페스티벌을 주축으로 공식 행사를 편성하였으며, 축제의 주요 공간은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여 명소화하고 문화콘텐츠 시대에 걸맞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각종 공연과 체험행사를 특화하여 주제와 매력을 부여했다. 

군악의장페스티벌

우리나라 최대 벚꽃축제인 만큼 벚꽃 명소인 여좌천에서 행사 기간 내내 열리는 별빛축제, 경화역 Love story 프로젝트, 벚꽃 야행 등 벚꽃을 주제로 펼치는 행사가 많았다. 3월 24일(금) 저녁 6시 진해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전야제에서는 104명으로 구성된 시민 연합합창단의 ‘평화를 위한 대합창’, 인기가수 박창근, 김희재, 10cm와 해군군악대 의장대 공연 등으로 축제의 시작을 풍성하게 열었다. 한편 벚꽃 명소인 여좌천 일대에서는 각종 장식과 클래식 음악으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경화역 일대에서는 자유 공연과 인기가수들의 공연이 벚꽃과 어울어지기도 했다. 또 벚꽃과 남해바다가 어우러진 진해루에서는 각종 문화예술행사가, 또 중원로터리에서는 전국에서 몰려온 거리공연자들의 공연과 체험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지기도 했다.

이충무공 선양을 위한 행사들도 열렸는데 대표적인 것이 3월 25일(토) 북원로터리 이충무공 동상 앞에서 개최된 이충무공 추모대제와 31일(금) 북원-중원로터리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충무공 승전행차이다. 이 행사 기간 중 이순신리더십센터와 해군사관학교 등에서는 각종 아카데미와 군 문화 전시 교육 체험행사 등이 열리기도 했다.

군악의장페스티벌

진해군항제의 꽃이자 하이라이트인 군악·의장페스티벌은 ‘군항의 울림 미래의 선율’이라는 주제로 육·해·공군 해병대 미군 군악·의장대 11개 팀과 민간 악단 3개 팀 등 14개 팀 700명 정예 대원이 참가하여 3월 31일부터 사흘간 환상적인 공연을 펼치며 군항제의 후반을 장식했다. 힘차면서도 절도 있는 군악·의장의 융합형 군대 예술 공연은 진해군항제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으로 이다. 군악·의장페스티벌은 3월 31일(금) 진해공설운동장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4월 1일(토)과 2일(일) 북원로터리에서 중원로터리를 거쳐 공설운동장으로 이어진 호국퍼레이드, 진해공설운동장에서 주야간에 걸쳐 열린 군악·의장 마칭공연, 그리고 진해 외 다른 지역으로 찾아가는 프린지 공연, 폐막식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이 외에도 29일(수) 진해루 앞바다에서 열린 이충무공 승전 기념 해상 불꽃 쇼와 31일(금) 열린 블랙이글스 에어쇼 등 스페셜 이벤트가 장관을 연출했다. 중원로터리에서는 방산의 도시 창원을 홍보하는 K-2 전차와 K-9 자주포도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중원로터리와 진해루 일대에 조성된 벚꽃 푸드마켓, 벚꽃 DIY마켓, 향토음식마켓 등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며 각기 벚꽃 명소별 분위기에 걸맞은 주제 행사와 예술문화공연이 행사 기간 내내 열렸다.

진해 경화역

올해 진해군항제는 퍼레이드와 프린지 등 관람객 참여 체험행사를 대폭 확대하여 보여주는 측과 보고 즐기는 측이 엄격히 구분되는 기존 형식을 벗어나 함께 소통하고 참여하며 즐기는 쌍방향성 열린 축제, 각종 쓰레기와 소음을 양산하지 않는 친환경 청결 형 축제, 시대환경에 부응하여 QR코드와 입체적인 안내 시스템을 도입하여 편리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스마트 축제를 지향했다. 여기에 더하여 안전성 강화를 위해 울트라보이스 장비 도입 등 디지털 종합 안전 관리시스템을 도입하여 차별화했다. 그리고 다양한 패키지 프로그램 개발로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는 가운데 창원특례시로서 치르는 첫 대규모 행사인 만큼 문화공동체의 역량과 정서를 모아 역동성을 확보하는 노력과 함께 지역민들과 연대를 도모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자립형 축제의 시도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제61회 진해군항제는 수많은 인파에 휩쓸리는 불안과 불편, 불결한 환경과 이맛살 찌푸리게 하는 상술을 배제하여 상춘객들이 일상의 고단함을 풀고 즐거운 가운데서도 안도감과 해방감, 사랑과 평화, 감동과 기쁨을 함께 누리는 대한민국 대표 봄축제로서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다행히 벚꽃도 군항제 기간에 만개하여 명실공히 오감만족형 벚꽃 제전이 되었다.

 


김일태 《시와시학》 등단. 시집 『부처고기』외 8권. 현 진해군항제 총감독, 재)통영국제음악재단 부이사장, 이원수문학관 관장, 경남문인협회 고문 등. 경남문협회장, 창원예총회장, MBC경남 PD, 전략기획실장 등 역임. 경남문학상, 시와시학젊은시인상, 김달진창원문학상, 하동문학상, 경남시학작가상, 창원시문화상, 경상남도문화상, 산해원불교문화상 등 수상.

 

사진 제공 창원시

* 《쿨투라》 2023년 4월호(통권 10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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