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연 초대전] 삶의 애환이 담긴 '장갑'과 함께한 40년 여정: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정경연 초대전》
[정경연 초대전] 삶의 애환이 담긴 '장갑'과 함께한 40년 여정: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정경연 초대전》
  • 이정훈(객원 기자)
  • 승인 2023.04.2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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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2010-08, 72.7x60.6cm, 면사 혼합기법, Mixed Media & Technique on Canvas, 2010

다양한 기법과 다원적 표현 방법으로 현대미술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정경연 작가의 초대 개인전이 4월 2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회장 박복신) 1층 그랜드관에서 오픈하여 5월 2일까지 관객들을 만난다.

특정 장르의 틀과 의식의 굴레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경계와 장르를 넘나드는 정경연 작가는 ‘장갑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유학 시절, 딸이 타국에서 공부하며 작업할 때 혹여나 손이 부르트며 고생할까봐 어머니가 보내주신 면장갑 한 상자가 ‘장갑 작가’ 탄생의 그 시작이었다. 이후 장갑은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으로, 매순간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다. 또한 장갑은 작업 표현의 기초이자 도구 역할을 하는 수단이 되어 작가로서 실험적인 수행을 이어나갔다. 섬유미술에서 출발한 정경연 작가는 회화, 판화, 조각, 설치미술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광범위한 예술세계로 뻗어나갔다.

투게더 2022-01 (Together 2022-01), MIXED TECHNIQUE&MIXED MEDIA(혼합기법 및 재료), 193.9X112.1cm, 2022

윤진섭 평론가는 “정경연 작가의 조형 방법론은 ‘축적’이다. 그러나 단순한 기성품의 축적이 아닌 일일이 작가의 손길이 덧붙여진다는 점이 다르다. 작가의 의도대로 채색이 가해지기도 하고, 다른 부분에 변형을 가해 전혀 다른 조형적인 질서를 보여주며 차별점을 두고 있다”라고 평했다.

장갑은 우리의 손을 보호하고 따뜻하게 감싸주며, 다양한 삶의 애환, 노고를 담는다. 모든 사람들의 손이 면장갑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평등해지듯이 작가의 작품은 세상 모든 것을 감싸고 평등하게 만든다. 또한 작가의 작품에는 점, 선, 면이 모여 형체가 되고 다시 점으로 환원되는 삼라만상의 이치가 녹아 있다.

인사아트프라자 회장 박복신은 “정경연 작가는 예술의 잠재력을 확장시키며 한국 미술의 위상을 드높인 세계적인 작가”라고 언급하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장르를 넘나드는 정경연 작가의 환상적인 다양한 작품 해석을 시도해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블리핸드 B-8(Blue,Pink,purple), 15x15x(h)20cm, bronze(캔디도장), 2020

정경연 작가는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및 모스크바 국립산업 미술대학에서 수학했다. 국내외에서 개인전 59회와 1000여 회의 단체전을 가졌으며, 대한민국 황조근정훈장, 뉴저지주 문화상, 이중섭 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40년 동안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및 홍익대학교 산업미술 대학원장을 역임해왔으며, 현 재단법인 섬유패션 정책연구원 이사장, 한국미술협회 상임자문위원, 한영장학재단 이사 및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정의 달 5월에 장갑 작가 《정경연 초대전》을 관람하며 어머니의 따뜻한 정과 그리움을 느껴보자.

 


작품 이미지 제공: 인사아트프라자

 

* 《쿨투라》 2023년 5월호(통권 107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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