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 인공지능 일상화와 문학의 미래: 챗GPT 공유와 창의적 글쓰기
[AI 챗봇] 인공지능 일상화와 문학의 미래: 챗GPT 공유와 창의적 글쓰기
  • 김종회(문학평론가, 한국디지털문인협회 회장)
  • 승인 2023.04.28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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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환경의 변화와 전환 - 챗GPT의 정체와 활용 영역

지난해 11월 30일 출현하여 온 세상의 화제가 되고 있는 ‘챗GPT’는 테슬라의 오너 일론 머스크 등이 설립한 오픈 AI에서 공개한 챗봇chabot 서비스다. Cha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대화를 통해 자료 생성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이는 현재까지 인류가 개발한 최대의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모델로서 보고서나 연설문의 작성, 문학작품의 창작 등을 수행한다. 단순히 일회성 창작에 그치지 않고 대화를 통해 수정 보완도 가능하다. 챗GPT는 현재 세계 최대 검색엔진 포털사이트인 구글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구글은 검색을 통해 지식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만, 챗GPT는 검색을 스캔한 후 주어진 질문에 대해 문장을 구성하여 답변한다.

그러기에 매우 편리하며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수준 높은 퀄리티로 작업이 이루어진다. 이와 같은 정보 기술의 발전은, 앞으로 나아갈 뿐 뒤로 물러서는 법이 없다. 바야흐로 우리는 인공지능 일상화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 진화 과정에 있는 만큼 다양한 언어 및 콘텐츠의 한계가 있다. 한국어의 의미나 뉘앙스가 정확하게 소통되지 않아 엉뚱한 답변을 내놓기도 하고, 현재까지의 데이터만 입력되어 있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질문에는 제대로 된 답변을 못 할 때도 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GPT-3.5의 업데이트 버전인 GPT-4.0이 올해 3월 14일 공개되었으며, 앞으로 더욱 빠르고 넓고 ‘인간적인’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본다. 오픈 AI에서는 이를 무료로 서비스하지만, 올해 2월 1일부터 매달 20달러의 유료요금을 받는 ‘챗GPT PLUS’라는 상품을 출시했다.

챗GPT는 광범위하게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전 학습되어, 주어진 질문에 문장으로 생성된 답을 제시한다. GPT-4.0은 한 번에 25,000단어 이상을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글 검색은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가 어느 사이트에 있는지 알려주는 것으로 그치지만, 챗GPT는 사전에 학습한 데이터에서 사용자의 질문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수집하여 이를 마치 사람처럼 설명한다는 데 큰 차이가 있다. 다만 그 결과의 신빙성이나 정확도에 대해서는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챗GPT는 질문의 의도에 부합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지, 그것이 옳은 것인지를 판단할 능력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챗GPT는 언어 모델의 인공지능이므로, 수치계산을 하지 못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인공지능 일상화의 명암 - 챗GPT 활용의 장점과 단점

카이스트의 김대식 교수는 “검색의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했다. 전 세계 온라인 검색의 70%와 광고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은, 그동안 이 대세의 흐름을 부정하면서 2021년 대화형 AI ‘람다’를 개발하고도 이를 숨겼다. 오픈 AI가 사용하는 핵심기술 트랜스포머는 자신들이 개발한 것이었으나, 검색의 시대에서 더 나아가기를 원하지 않았다. 물론 문제는 경제적인 수익에 있었다. 그러나 구글은 챗GPT의 등장 이후 올해 들어 람다를 약간 변형한 ‘바드’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변화 가운데는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 소프트MS가 구글에 내민 도전장이라는 의미도 숨어있다. MS는 검색에 있어 구글의 97% 점유에 밀려 3% 수준에 그치던 ‘Bing’에, 챗GPT를 도입하여 ‘New Bing’을 선보임으로써 사태의 전환을 꿈꾸고 있다. 인공지능이 개발되고 활용되는 곳은 당연히 미국만이 아니다.

영국의 ‘Stability AI’나 중국의 ‘Ernie’ 등이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업스테이지의 모바일 메신저용 대화 프로그램 ‘아숙업Askup’이나 LG의 전문가 AI ‘엑사원EXAONE’이 성과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의 개발이 시작된 것은 터미네이터나 스카이넷이란 이름이 말하는, 이른바 기계의 자유의지가 논란이 되던 1950년대부터였다. 1980년대 들어 새로운 방식으로 학습기반 인공지능machine learning이 개발되었고, 2010년이 되어서야 기계학습의 새 유형으로 심층학습deep learning이 등장했다. 이 60년에 걸친 변화는 알고리즘의 차이라기보다는 결국 데이터의 차이를 말한다. 강아지 사진 100장을 보여주고 요구하는 정보와 100만 장을 보여주고 요구하는 정보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챗GPT에게는 질문을 효율적으로 잘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특히 언어별 가성비도 한참 다르다. 한국어 자료는 10년, 영어 자료는 30-40년의 축적을 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모든 사실을 인식의 바탕으로 하여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글쓰기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있다. 인공지능을 모두 믿을 수가 없고, 그 오류를 판별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의 위력은 막강하다. 7년 전 알파고가 바둑천재 이세돌을 이긴 것이 첫 번째 충격이었다면, 이번의 챗GPT는 두 번째 충격이다. 챗GPT는 이미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인간의 소통 방식을 습득했다. 다만 한국어에 있어서 향수鄕愁와 향수香水 같은 동음이의어를 구별할 수 있는가, 지구의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의 대책으로 인류의 제거를 제시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지속적인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그렇다면 질문자인 인간이 기계의 답변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2차적인 문제가 도출된다.

예거하기로 하면 문제는 훨씬 더 많다. 인공지능에게 저작권이 있는가, 챗GPT가 내놓은 답변 중에 현실적인 적용에 무리가 따르는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인간이 자랑하던 문화 예술에 있어서의 빛나는 창의력은 어떻게 구제될 것인가 등의 문제는 기계가 해결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응은 하나의 길을 찾을 수밖에 없다. 챗GPT의 역할을 인정하고 활용하되, 그 결과를 필요한 자리에 적용하는 것은 인간이 가진 본래의 정신적 활동과 판단력에 회부하고 조회해야 한다. 이 방정식을 잘 지키면 인공지능은 결코 두렵거나 위험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그를 ‘알라딘의 램프’로 누리거나 ‘반려 AI’로 수긍하며 함께 가는 동반자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의 실용성과 인문학적 상상력 - 기능적 역할과 창의력의 시너지

우리 시대의 3040세대는 지금도 ‘컴활(컴퓨터 활용 능력 자격증)’을 따러 컴퓨터 학원으로 달려간다. 파워포인트PPT와 엑셀을 다루는 능력이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의 기준으로 손꼽히는 까닭에서다. 그런데 우리 눈앞의 생성Generative AI 챗GPT가 그 도식을 무너뜨리게 되었다. 프롬프트prompt(명령어)만 입력하면 콘텐츠를 제작해 내고, 자료수집과 문서편집 등 업무혁명을 예고하는 시점에 이른 것이다. 지식 노동으로서는 완전히 새로운 근무환경과 마주치는 셈이다. 과거 처음으로 컴퓨터가 등장하던 시기가 잔물결이었다면, 인공지능 컴퓨터가 몰고 오는 과학적 실용성의 시기는 큰 파도를 넘어 해일海溢로 가고 있다.

지식 노동자의 일반적인 업무에 있어서 인공지능의 역할과 기여는 순방향의 기능을 발휘할 때가 많을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인간의 창의력이 고도로 발양되어야 하고 인문학적 상상력이 이를 뒷받침하는 문화나 예술의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동일한 기능을 다 할 수 있을 것인가에 있다. 많은 이들이 그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그리고 그 우려는 납득할 만한 의견을 수반하는 형국이다. 인공지능이 인류 보편의 정서와 감동을 분별하고 도출할 수 있을까, 설사 그렇다고 해도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창의성과 내면적 가치에 육박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의 기계적인 수행 방식으로 전혀 생경한 답변이 나왔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데이터 입력의 시점상 미래 세계에 대한 판단의 취약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질문이 제기될 것이다.

이때의 우리는 동양 문화권에서 전가보도傳家寶刀처럼 끌어다 쓰던 중용中庸의 미덕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시대의 첨단을 가는 현대과학의 실용성과 인간이 가진 인문학적 상상력을 조합하고, 그 중용의 방식과 변증법적 통합을 응용하여 가장 효율적인 시너지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인공지능이 수행한 산출자료를 바탕으로, 이를 건사하는 창작 주체가 점검·보완·재창작의 과정을 병행하자는 뜻이다. 그러할 경우의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문해력文解力)가 전문성·균형성·지속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새로운 시대의 총아 인공지능과 함께 가는 길은 마냥 즐거워하며 방심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불필요하게 두려워하고 우울해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김종회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6년간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988년 《문학사상》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문단에 나온 이래 활발한 비평 활동을 해 왔으며 현재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촌장, 이병주기념사업회 공동대표,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환태평론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편운문학상, 유심작품상 등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문학과 예술혼』 『문학의 거울과 저울』 『영혼의 숨겨진 보화』 등의 평론집,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 등의 저서와 『삶과 문학의 경계를 걷다』 등의 산문집이 있다.

 

 

* 《쿨투라》 2023년 5월호(통권 107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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