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이질을 덮는 동질의 무게 Quartet
[갤러리] 이질을 덮는 동질의 무게 Quartet
  • 김준철(본지 편집위원)
  • 승인 2019.05.01 0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인의 화가가 그리는 로맨스

 얼마 전, 4명의 젊은 한인 여류작가들의 전시회가 한인 타운에 위치한 리앤리갤러리에서 가졌다. 이 전시회는 ‘사중주’(Quartet)라는 타이틀로 잡았고 많은 미술 애호가들의 기대와 관심 속에 열렸다.

  우선 리앤리갤러리는 LA 한인 타운에 가장 전통 있고 오래된 화랑 중 하나로 알려진 곳이며, 이 갤러리의 대표이자 큐레이터이기도 한 아그네스 리 관장은 “전혀 색이 다른 작가 4명이 만들어내는 묘한 이질감이 오히려 새로운 어우러짐으로 조화를 전해주는 것 같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바로 이 4명의 작가는 스텔라장, 김소윤, 전미영, 최고운이다. 스텔라장 작가는 주로 팝아트 화풍으로 진하게 다가온다. 그녀의 작품에서는 다양한 각도와 장소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이는 모든 사진을 찍는 작업을 메멘토모리(Mentomori)라고 명명하고, 그 그림 속에 작가 자신의 철학을 깊이 담아낸다. 그녀는 LACC에서 페인팅을, 뉴욕주립대에서 시각 미술을 공부했으며 깊은 고뇌와 철학을 충분히 화폭에서 색채와 이미지로 전달하고 있다.

  김소윤 작가의 경우 일상 속, 피사체들을 작가의 예민한 시선으로 순간, 포착하는 것이 매우 놀랍다. 일상의 평범함에서 느낄 수 있는 이질감이나 어색함을 새롭게 해석하고 성공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파슨스디자인스쿨, 플랫인스티튜트에서 일러스트레이션과 순수미술을 전공한 그녀는 특유의 순간포착과 과장 그리고 세밀하고 예민한 시선에 잡히는 순간을 거친 드로잉기법으로 잡아내고 있다.

  연꽃을 주제로 전시한 전미영 작가는 크리스탈을 이용해 연꽃의 기하학적 문양을 표현했는데 이는 원광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오랫동안 동양화로 단련된 그녀는 강렬한 화풍과 붓의 힘을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다. 먹과 크리스탈을 이용하여 캔버스에 ‘죽은 연꽃의 부활’을 그려내는 그녀의 도전도 상당히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끝으로 최고운 작가, 메타포의 연속성을 작품 속에서 상상력으로 유도해내고 있다. 구겨진 알루미늄 호일을 근접 묘사하여 그 안에서 반사되어 비춰지는 형태와 색감을 그려냄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녀는 이화여대에서 순수예술을, AAU(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컴퓨터아트를 전공했다.

  이번 4인의 전시회는 다양한 주제와 예술적 경험을 일반인들로 하여금 쉽게 다가가 느낄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4인의 각기 다른 이미지적 감각과 각자의 개성 있는 특성이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것 같지만 우리가 그 어떤 하나의 조화로운 친숙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일상적 주제와 공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또 하나의 이유는 모든 작품들이 우리의 평범한 풍경에서 주제를 포착하여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이번 4인의 전시회는 우리 미주 한인 사회에 큰 예술적 이벤트이며 미국 화단에도 신선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 《쿨투라》 2019년 5월호(통권 59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