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움켜쥐다
[갤러리] 움켜쥐다
  • 김수현
  • 승인 2019.05.0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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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켜쥐다

우리의 눈이 마음의 거울이라면, 손은 세상으로 연결시켜주는 매개체이다. 스마트 폰을 하거나 음식을 먹거나 문을 열 때, 손은 우리의 생각이 현실이 되게 해준다. 그것은 우리의 노력, 인간 관계를 보여주기도 하며, 행복한 우리가 얼마나 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고난한 삶의 흔적을 담고 있는 작품 속 손들은 한국전통의상과 함께 이산가족들의 만남을 풍부한 색체로 보여준다. 그러나 그 손들은 화려한 화면과는 달리 이중성을 띤다. 한국의 역사와 지리적 배경을 담은 ‘불안한 반가움'은 평범해 보이는 도시에 내재돼있는 전쟁의 아픔과 분단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마치 덧없이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행복을 움켜잡으려는 개개인의 인생과 닮았다.
사회에 대한 시각, 메스미디어 이미지 차용, 개인사를 섞어 작업하며, 우리가 넘겨짚는 감정적 진실에 의문을 던진다. 사회적 통념에 이의를 제기하며, 책임의식과 죄의식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한다. 그녀의 작품은 개인적 인생사를 목격한 것 같이 생생하면서도 보편적인 이야기이며, 복잡하면서도 단순한 우리네 삶 같다.

 

 

* 《쿨투라》 2019년 5월호(통권 5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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