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국제영화제] 두근두근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은 누가?
[칸국제영화제] 두근두근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은 누가?
  • 설재원(본지 에디터, 파리특파원)
  • 승인 2019.06.05 14: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과 [악인전](이원태 감독) 초청

아녜스 바르다 감독을 추모하는
제72회 칸영화제 포스터

 오렌지빛 하늘과 바다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반짝이는 햇살들이 수놓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여성이 남자 스태프의 등 위에 올라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슬아슬한 스릴과 열정이 전해지는 이 포스터를 보는 순간, 나는 반해버렸다. 이는 아녜스 바르다 감독이 1954년 프랑스 남부 세테 인근에서 데뷔작 <라 푸앵트 쿠르트로의 여행>을 촬영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당시 그의 나이는 26세였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의 공식 포스터에는 지난 3월 타계한 아녜스 바르다 감독을 추모하는 뜻을 담겨있다. ‘누벨바그의 어머니’로 불리는 아녜스 바르다는 1950년대 후반 장뤼크 고다르 등과 함께 프랑스 영화계를 움직였던 누벨바그(새로운 물결) 운동을 주도했던 대표적인 여성감독이다.

 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이 사진은 영화를 향한 열정, 침착함, 짓궂음 등 아녜스 바르다의 모든 것을 압축해서 보여준다”고 말하면서 “그가 65년간 보여준 창의성과 실험정신은 그동안 칸영화제가 지향하는 바와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1928년 5월 벨기에에서 태어난 아녜스 바르다는 루브르 학교에서 예술사를 공부했고 사진작가로도 활동하며 스페인, 중국, 쿠바 등지에서 기록 사진을 찍었다. 1954년에는 전시회도 열었다. 그는 영화 <라 푸앵트 쿠르트로의 여행>(1954)을 시작으로 <5시에서 7시까지의 클레오>(1961), <행복>(1965), <라이온의 사랑>(1969), <방랑자>(1985) 등 30여 편 작품을 남겼다.

그는 칸영화제와는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는데, 영화제 공식 부문에 13번이나 초청을 받았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제68회 칸영화제(2015)에서는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또한 <방랑자>로는 제4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지난 2월 개최된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베를린 카메라상의 영예를 안았다.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을 모두 휩쓴 여성감독,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뜻을 기리는 이 아름다운 포스터는 세계영화사에 길이 기억
될 것이다.

 

개막작은 짐 자무쉬 감독의 <더 데드 돈트 다이>

올해로 제72회를 맞는 칸국제영화제는 5월 1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지 칸에서 열린다. 개막작으로는 짐 자무쉬(미국) 감독의 <더 데드 돈트 다이>가 선정됐으며,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멕시코)이 심사위원장에 위촉됐다. 또 배우 알랭 들롱이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는다.

 더군다나 작년 제71회 칸영화제에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경쟁부문에, 윤종빈 감독의 <공작>이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데 이어, 올해에도 두 편의 한국영화가 칸의 공식섹션에서 소개된다. 칸영화제 사무국은 지난 4월 18일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6시) 프랑스 파리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5월 개막하는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라인업을 발표하였는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Parasite>이 경쟁부문에 초청됐으며,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 The Gangster, The Cop, The Devil> 또한 비경쟁 섹션인 미드나잇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됐다. 예상한 바였지만 파리 현지에서 체감하는 낭보는 더욱 감격스러웠다.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는 지난해에 이어 한국 영화 초청작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이름만으로도 너무나 황홀한 거장 감독들과 배우, 그리고 영화들을 칸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내 가슴이 두근두근한다.


경쟁부문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20편 안팎을 소개하는 경쟁부문은 해마다 황금종려상을 두고 겨루는 칸영화제의 메인 섹션이다.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 영화 <옥자>(2017) 이후 2년만에 <기생충>이 경쟁부문에 초청돼 칸의 레드카펫에 오른다.

 앞서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이 감독주간, 옴니버스 영화 <도쿄!>(2008)가 주목할만한 시선, <마더>(2009)가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5번째로 칸과 인연을 이어가며 칸이 사랑하는 한국 대표 감독임을 재확인시켰다.

 내가 머물고 있는 파리7대학에서도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봉준호 감독은 이창동 감독, 박찬욱 감독과 더불어 손꼽는 가장 인기 있는 한국영화 감독이다. <살인의 추억>은 물론 그의 전작을 다 찾아보며 세계의 영화학도들은 한국영화의 매력에 빠져든다.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인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다.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메가폰을 잡은 봉준호 감독과 연기파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이 모두 뭉쳤다.

 더군다나 이 <기생충>은 무엇보다 봉준호 감독이 <마더>(2009)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영화이기도 하다. 한국·프랑스 합작영화였던 <설국열차>(2013), 넷플릭스 오리지널 <옥자>(2017)와 달리 국내 자본으로 만들어져 세계무대에 소개되기에 더욱 의미롭다.

 송강호는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 박찬욱 감독의 <박쥐>(2009)에 이어 3번째로 칸 경쟁부문의 주인공이 됐다. <괴물>,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으로도 칸과 인연을 맺은 송강호에겐 이번 작품이 5번째 칸영화제 진출작이다. 이선균 역시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2014)가 감독 주간에 초청된 이후 5년 만에 다시 칸을 찾으며, 배우 최우식은 <부산행>(2016년 비경쟁 부문)과 <옥자>(2017년경쟁 부문)에 이어 세 번째 칸 진출의 기쁨을 맛보
게 되었다. <기생충>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보인 후 오는 5월 말 국내에 개봉할 예정이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된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

 <대장 김창수>의 이원태 감독이 연출하고 마동석 김무열 김성규가 출연한 <악인전>은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돼 칸의 밤을 달군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 스릴러, 호러, 판타지, SF 등 장르영화를 소개하는 칸영화제의 대표 섹션이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작품들을 즐겨 선보이는 만큼 영화팬들의 관심 또한 높은 편이다.

 5월 15일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 <악인전>은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됐다가 살아난 조직 보스 장동수(마동석)와 법인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형사 정태석(김무열), 두 타협할 수 없는 사람이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 손을 잡고 벌이는 이야기를 그리는 범죄액션물이다. 마동석, 김무열, 그리고 김성규가 세 축을 맡아 극한 액션을 선보인다.

 특히 주인공 마동석은 역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던 1000만 좀비영화 <부산행>(2016)에 이어 2번째로 칸과 인연을 맺는다. 2016년 당시에는 일정 문제로 칸 레드카펫을 밟지 못했던 마동석은 생애 첫 칸영화제 참석을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부산행>의 이원태 감독과 김무열, 김성규에게는 이번이 첫 칸영화제 초청이다.

 올해 칸영화제에서는 <버드맨>,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옥자> 이후 2년 만에 황금종려상에 도전하는 봉준호 감독이 수상의 낭보를 전해올지, 칸에서 먼저 소개되는 한국영화들이 어떤 반응을 얻을 지 두근두근 기대가 된다. 제72회 칸영화제의 생생한 현장 리뷰는 본지 6월호에서 만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