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성년식을 치르는 전주 국제영화제의 다양한 영화들
[전주국제영화제] 성년식을 치르는 전주 국제영화제의 다양한 영화들
  • 해나(본지 에디터)
  • 승인 2019.06.0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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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스무 살, 성년식을 치르는 독립영화의 해방구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가 5월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전주시 영화의 거리와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린다.

 지난 2000년 ‘대안, 독립, 디지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시작을 알린 전주영화제는 20년 동안 국내외의 독립영화를 발굴·소개하는 역할을 하며 그 몫을 톡톡히 해왔다.

 ‘스타워즈 아카이브: 끝나지 않는 연대기’와 같은 기념전과 ‘뉴트로 전주’ 등의 특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2019년 전주국제영화제는 총 52개국에서 온 263편의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개막작은 올해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각 본상을 받은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의 <나폴리:작은 갱들의 도시>로 선정됐다. 이 작품은 마약 밀매를 하며 갱단으로 변모해가는 10대 소년들의 성장기를 다룬 영화로 베를린영화제에서 관람했을 당시에도 많은 호평이 쏟아졌다. 폐막작은 기 나티브 감독의 <스킨>이다. 스킨헤드족이었던 실존 인물의 실화를 바탕으로, 폭력적인 삶에 찌들어있던 한 인간이 거듭나는 구원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들

 혹 예술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상용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신작 <신의 은총으로>를 눈여겨보자. 그는 “과거사를 회고하는 형식이 매우 독특한 데다 오종의 근작과 매우 다른 느낌이다. 영화적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찾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 작품은 어린 시절 가톨릭 신부로부터 성적으로 학대당했던 남성이 신부가 여전히 아이들과 활동하고 있음을 알고 행동에 나서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가톨릭 성직자의 아동 성 추문 문제를 다룬 이 영화는 개막작과 함께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감독상)을 받은 수작이다.

 그리고 장병원 프로그래머는 키튼의 친구, 가족, 그리고 그에게 영향을 받은 여러 방면의 예술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 중 한 명인 버스터 키튼의 업적을 기리는 영화 <위대한 버스터 키튼>을 추천한다. 그는 “키튼의 작품들이 놀라운 수준으로 복원돼, 대형화면에서 그 마법이 되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영화는 한 마디로 위대한 광대에 대한 위대한 코멘트라고 부를 수 있다”고 평했다.

 

 또한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전주의 간판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상영작을 놓치지 말라”고 당부했다. 전설적인 무용수 이사도라 덩컨의 생애를 다룬 <이사도라의 아이들>(다미앙 매니블 감독), 평생 불과 싸운 도공의 장인정신을 세밀하게 기록한 다큐 <불숨>(고희영 감독) 등 4편은 에디터도 놓치고 싶지 않은 영화다.

 

백 년 동안의 한국영화: 한국영화의 또 다른 원천(20세기)

 그리고 또 주목해야 할 섹션이 있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영상 자료원이 공동 주관하는 ‘백 년 동안의 한국영화:한국영화의 또 다른 원천(20세기)’이다.

 이 섹션은 100년의 역사가 지나는 동안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거나 이미 알려진 작품이더라도 재차 언급해야 마땅할, 영화사적으로 귀한 가치를 지니는 영화들을 상영한다.

 상영작 가운데 가장 오래된 영화인 <지옥화>는 장르의 흥행사로 알려진 신상옥이 리얼리즘 지향의 감독이기도 했음을 증명하는 작품이며, 김수용의 <혈맥>은 오랫동안 묻혀 있었던 네오리얼리즘 계열의 걸작이다.

 <춘몽>은 유현목의 표현주의적 상상력이 만개했으나 당대에는 선정성 논란으로 빛이 바랬던 작품이며, <귀로>는 이만희라는 감독이 얼마나 현대적인 영화 어법의 선구자였는지를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웅변한다.

 이성구의 <장군의 수염>은 풍자 영화의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기억할 만하며, 하길종의 <한네의 승천>은 자신의 작품세계를 채 펼치지 못했던 천재 감독의 지향점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문제작이다.김기영의 <이어도>는 ‘하녀’ 시리즈에 가려 오랫동안 주목을 덜 받았던 김기영 세계의 결정판이며, 임권택의 <짝코>는 역사와 현실을 응시하는 한국적 리얼리즘이 무엇인지 역설한다

 

 특히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는 이장호의 작가적 무의식이 가닿은 심원한 영화적 진경을 보여주며, 배창호의 <꿈>은 당대에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한국영화 미학의 극점에 달한 작품이다.

 박광수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과 장선우의 <꽃잎>은 분단과 독재로 점철된 한국의 근현대사에 천착하면서도 독자적인 형식을 구축했던 코리안 뉴웨이브 세대를 대표하는 영화이다.

 이중에서도 5월 3일, 5월 7일에 전주디지털독립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배창호 감독의 <꿈>과 5월 4일, 5월 9일에 메가박스 전주(객사) 6관에서 상영하는 이장호 감독의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를 강추한다. 영화는 물론 영화 관람 후 진행될 두 거장의 시네마클래스(GV)는 한국영화의 파노라마를 한눈에 읽어낼 수 있는 청년문화의 현장이 될 것이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대중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아온 그들이 아날로그 시대를 지나 21세기 현재의 발전된 디지털시대를 뚜벅뚜벅 걸어가며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는 우리들의 영화교과서요, 빛나는 한국영화사를 다시 재검하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다.

 

차인표와 전혜림 감독의 <옹알스>

 마지막으로 에디터가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말’없이 웃음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대한민국 ONLY ONE 넌버벌 코미디팀 ‘옹알스’의 미국 라스베가스 무대로의 도전을 그린 휴먼 다큐 버스터다.

 배우 차인표와 전혜림 감독이 공동연출을 맡은 <옹알스>는 지난 2018년 1월 미국 LA 촬영을 시작으로 약 1년간 촬영, 편집, 제작을 맡아 완성한 작품으로. 대한민국은 물론 영국, 호주, 중국 등 전 세계에 대사 없이 마임과 저글링, 비트박스만으로 웃음을 선사하며 한류 코미디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옹알스’ 팀의 남다른 도전기뿐만 아니라 팀의 리더인 ‘조수원’의 암투병, 멤버의 탈퇴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꿈과 웃음을 잃지 않는 그들의 빛나는 팀워크가 진솔하게 담겨져 있어 더욱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5월 2일 레드카펫 및 개막식 행사에 참석하는 <옹알스>는 5월 3일 전주 돔에서 첫 상영 후 차인표, 전혜림 감독의 무대인사와 함께 옹알스 멤버들의 특별 공연도 진행할 예정이다. 5월 4일 영화 상영 후엔 두 감독과 함께하는 GV가 예정돼 있어 제작 과정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는 물론 ‘옹알스’ 팀의 특별한 도전기를 생생히 전한다. 이 외에도 영화제 기간 동안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관객들과 만남을 예고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오는 5월에 개봉 예정인 이 작품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먼저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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