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호 감독 50주년 기념식] 영화 〈별들의 고향〉 50주년: 거장 이장호 감독의 영화인생 50년
[이장호 감독 50주년 기념식] 영화 〈별들의 고향〉 50주년: 거장 이장호 감독의 영화인생 50년
  • 해나 에디터
  • 승인 2024.05.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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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고향〉 개봉(1974년 4월 26일) 50주년이자 거장 이장호 감독의 50주년을 기념하는 ‘감독 이장호와 떠나는 타임머신 여행’이 4월 26일 오후 4시부터 논현동 건설회관 2층 CG아트홀에서 개최되었다.

한국영화사를 흔히 〈별들의 고향〉 이전과 이후로 나눌 만큼 70년대 청년문화를 선도했던 최인호 원작, 이장호 감독의 영화 〈별들의 고향〉이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이를 증언하듯 이날 행사에는 배우 장미희, 이보희, 최재성, 강석우, 가수 김도향, 김세환, 장미화를 비롯한 김동호 전 부산영화제 이사장, 한국문학박물관장인 문정희 시인, 배창호, 정지영, 이수향, 이무영 감독 등 영화계를 비롯한 문화예술인 축하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1부에는 이장호 감독의 무대인사와 함께 50년 전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리마스터링 버전의 영화 〈별들의 고향〉 특별 상영이 진행되었다. 2부에는 이 감독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철부지〉(감독 하민호)가 상영되었으며, 박찬욱,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선후배 영화인들이 거장 감독의 50주년을 축하하는 영상메시지도 보내왔다.

축사에는 이장호 감독의 조감독으로 영화생활을 시작한 후배 배창호 감독이 40여 년 함께하며 지켜본 이장호 감독에 대한 존경과 에피소드들을 들려주었으며, 문정희 시인은 이장호 감독이 지닌 솔직함의 미덕과 당시 별이었던 그에 대한 변함없는 팬심을 문학의 언어로 고백하여 객석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한 이장호 감독은 자신은 50년 전에도 지금도 늘 ‘철부지’였음을 고백하며, 길을 걸을 때마다 마음속에 서 절로 흘러나온다는 동요 〈봄〉을 무대에서 즉흥적으로 불렀다.

엄마엄마 이리와 요것 보셔요
병아리 떼 뿅뿅뿅뿅 놀고 간 뒤에
미나리 파란 싹이 돋아났어요
미나리 파란 싹이 돋아났어요

- 동요 〈봄〉 1절

순간 객석은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 고요해졌다. 역시 그는 거장이었다. 그의 즉흥적이면서도 어린아이 같은 영혼의 순수는 객석을 일순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우리는 거장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동요를 마음속으로 따라 불렀다. 거장이 부르는 무반주 동요는 백 마디의 인사말보다도 깊고 아름다웠다. 그는 우리를 잃어버린 동심의 세계로 인도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처럼.

봉준호 감독은 그의 40년 영화 인생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저서 『이장호 감독의 마스터클래스』 추천사에서 “그를 실제로 만나 본 사람들은 누구나 느끼겠지만, 이장호 감독님은 어린 아이의 눈빛과 야수의 괴력을 동시에 지닌 분이시다. 이 책은 이장호 감독님이 그런 눈빛과 에너지로 어둠의 시대 한복판을 돌파하며 영화를 만들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누구도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괴력으로 넘쳐나는 〈바람 불어 좋은 날〉과 〈바보선언〉 같은 걸작들이 잉태되고 만들어지던, 그 경이로운 창작의 순간들이 한 줄 한 줄 적나라하게 펼쳐진다”고 평하기도 했다.

압구정 포럼, 대종상조직위원회 등이 주최한 이번 이장호 감독 50년 기념 행사에는 이 감독의 자서전 출판 행사 및 비긴21 사회적협동조합의 복고풍 패션쇼, 레드카펫 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도 함께 진행되었다. 이 감독의 〈시선〉 메이킹의 필름 상영, 〈별들의 고향〉의 영화음악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한잔의 추억〉, 〈나는 열아홉살이에요〉를 소재로 한 씨네 톡 등 이장호 감독의 5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다. 특히 특별전을 통해서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이장호 감독의 사진과 소장품, 자필 원고, 필름, 책, 상장 등을 통해 거장감독의 50년 발자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어서 더욱 뜻 깊었다.

이장호 감독은 1945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홍익대 건축미술학과를 수료했다. 신상옥 감독의 〈무숙자〉와 〈내시〉의 조감독 생활을 했으며, 1970년대 청춘영화의 대표작인 〈별들의 고향〉(1974), 연이어 〈어제 내린 비〉 (1974)도 흥행에 성공하여 청춘영화 감독으로 부상했다. 그 후 〈바람 불어 좋은날〉(1980) 등으로 1980년대를 풍미하였다.

사회파 감독이라는 칭호를 얻은 〈바람 불어 좋은 날〉 (1980), 〈어둠의 자식들〉(1981), 〈과부춤〉(1983), 〈바보선언〉(1983)은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대표작에 속한다. 그의 가장 진지한 작품인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1987)는 베를린 영화제에서 칼리가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무릎과 무릎 사이〉(1984), 〈어우동〉(1985)은 당시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어 수많은 아류작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이장호 감독은 1996년부터 중부대학교, 전주대학교, 서울예술대학 교수로 활약하는 한편, 부천시 영상도시화 PROJECT 연구원(1977), 제1회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1977), 사단법인 한국영화감독협회부이사장(2000), 전주시 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2001),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2005),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회부위원장(2007)을 맡기도 했다.

2002년 서울시문화상, 2003년 대한민국 옥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현재 사단법인 신상옥기념업회 이사장과 서울영상위원회 위원장,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이사장, 최인호청년문화상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본지는 〈별들의 고향〉(1974) 50년을 맞아 이장호 감독의 영화 인생 50년을 조명하는 테마를 2024년 4월호에 진행하였다. “남이 간 길은 가지 않는다”는 그의 앞으로의 영화 행보도 쿨투라는 함께 할 것이다.

 

 


 

* 《쿨투라》 2024년 5월호(통권 11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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