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광대 가면 뒤에 숨겨진 재즈의 영혼
[재즈] 광대 가면 뒤에 숨겨진 재즈의 영혼
  • 김근홍(대구가톨릭대 교수)
  • 승인 2024.06.04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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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A Wonderful World
이 얼마나 멋진 세상인가!

-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

클래식 음악계에는 베토벤이 있고, 팝 음악계에는 비틀즈가 있다면 재즈 음악계에는 단연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이 존재한다. 재즈의 역사를 논할 때, 루이 암스트롱이라는 이름은 결코 빠질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베토벤의 웅장함이나 비틀즈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그의 베스트 앨범을 가득 채우는 곡들은 단순하고 우수에 찬 멜로디로 가득 차 있으며, 그의 공연은 더욱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다. 코미디언을 연상시키는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끊임없이 객석을 향해 던지는 농담과 만담은 진지한 음악회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당혹감과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겉모습 뒤에는 6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음악 인생을 바쳐온 재즈의 거장이 자리하고 있다. 11세의 어린 나이에 음악을 시작하여 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루이 암스트롱은 미국의 재즈가 탄생하고 성장하는 모든 과정을 온몸으로 함께하며 그 중심에서 활약했다. 그의 삶은 그 자체로 재즈의 역사였으며, 그의 음악은 재즈의 정수 그 자체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루이 암스트롱이 음악회에서 광대처럼 행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그 해답은 어쩌면 그의 어둡고 힘겨웠던 유년 시절과 깊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알코올 중독에 빠진 어머니 밑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5살이라는 어린 나이부터 거리로 나가 노래를 부르고 신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세상에 대한 불만과 반항심으로 가득했던 그는 결국 소년원에 수감되는 신세가 되었지만, 그곳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트럼펫1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계기가 되었다. 음악은 루이 암스트롱에게 희망과 위로를 선사했고, 그는 희망을 세상 모든 사람과 나누고 싶어 했다. 그의 익살스러운 몸짓과 농담은 관객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그만의 특별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재즈의 새로운 지평을 연 선구자

루이 암스트롱은 재즈 음악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다. 그의 음악적 재능은 트럼펫 연주에서 특히 빛을 발했는데, 당시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독창적인 연주 스타일로 재즈 트럼펫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암스트롱은 단순히 악보에 적힌 음표를 따라 연주하는 것을 넘어, 즉흥적인 연주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영혼을 표현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의 연주 스타일은 후대 재즈 음악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트럼펫 연주자의 롤 모델로 존경받고 있다.

루이 암스트롱의 음악적 영향력은 트럼펫 연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재즈 보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스캣scat 창법을 대중화시킨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재즈 보컬리스트는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 노래를 부르다가, 때로는 ‘슈, 다, 디, 두, 밥, 비, 샤밥, 웁….’과 같이 의미 없는 음절이나 소리를 즉흥적으로 엮어내는 스캣 창법을 선보인다. 루이 암스트롱은 이러한 스캣을 통해 재즈 보컬의 표현 영역을 무한대로 확장하였고 청중에게는 보컬 감상에 새로운 차원을 열어주었다.

 

본 기사의 전문은 추후 공개됩니다.

 


1 사실 루이 암스트롱이 처음 접한 악기는 코넷(cornet)이다. 코넷은 금관악기로, 트럼펫의 구조를 개조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외형, 음역, 연주법 등이 트럼펫과 매우 유사하다.

 


김근홍 버클리음악대학 현대음악작곡과, 뉴욕대학교 대학원 재즈작곡 졸업, 고려대학대학원 문화콘텐츠학 박사과정, 대구세계육상대회 전야제음악회 작곡발표, 제2회 대구국제재즈페스티벌 작곡발표, 2014 실경수상뮤지컬 〈부용지애〉 작곡, 현 대구가톨릭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

 

* 《쿨투라》 2024년 6월호(통권 12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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