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PA IN VERSI 2024] 이탈리아 코모에서 펼쳐진 유럽국제시축제: 최동호 시인 올해 최고시인상 Best Poet of 2024 수상
[EUROPA IN VERSI 2024] 이탈리아 코모에서 펼쳐진 유럽국제시축제: 최동호 시인 올해 최고시인상 Best Poet of 2024 수상
  • 손희 에디터
  • 승인 2024.06.0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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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를 맞는 유럽국제시축제International Poetry Festival, Europa in Versi가 5월 23일부터 26일, 그리고 28일, 5일간 이탈리아 코모에서 개최되었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움직이는 시: 문화 사이의 다리Poetry in motion: a bridge between cultures’이다.

한국이 주빈국인 올해에는 최동호, 김구슬, 손정순, 김종훈 네 명의 한국시인을 비롯하여, 멕시코의 마르코 안토니오 캄포스Marco Antonio Campos, 이탈리아의 안토넬라 카르멘 카지아노Antonella Carmen Caggiano, 다비데 론도니Davide Rondoni, 에밀리오 코코Emilio Coco가 초청받았다. 최동호, 김구슬 시인은 한국 서울에서, 손정순 시인은 77회 칸영화제에 참석한 후 렌트한 자동차로 6시간 운전하여 코모에 도착하였으며, 김종훈 시인은 연구년으로 가있는 호주 맬버른에서 30여 시간의 비행과 경유시간을 거쳐 코모에 도착하였다.

유럽국제시축제 운영위원회는 “시에는 경계가 없지만 바람이 있다. 인간 영혼의 거리를 통과하여 비전과 감정의 상호 풍요로움을 만들어낸다. 이 시적 경험을 함께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며, 이들 시인과 함께 인수브리아대학과 2곳의 고등학교, 밀라노 한국총영사관, 코모시립박물관, 캄나고 볼타Camnago Volta 등에서 5일간 시에 관한 대화와 낭송을 펼쳤다.

 

볼타고등학교와 인수브리아대학 시축제

볼타고등학교 학생들

한국시인들의 공식적인 시축제 행사는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이어졌다. 5월 24일 오전 9시, 첫 행사는 전지 발명자 알렉산드로 볼타의 이름을 딴 고등학교Grand’ Aula of Liceo Alessandro Volta에서 ‘젊은이들의 시 영상: 시를 해석하는 새로운 방식’이란 주제로 학생들을 위한 시축제 모임이 있었다. 시를 영상으로 해석해내는 청소년의 새로운 시읽기는 각국에서 참석한 시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2시간의 행사를 마치고 11시 경 이동한 인수브리아 대학University of Insubria에서는 ‘움직이는 시: 문화의 가교’라는 주제로 서로 다른 문화를 향유하는 학생들과 초청 시인 사이의 시낭송과 시토크가 펼쳐졌으며, 대학생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최동호 시인은 시 「디지털 시가 바람을 타고Digital Poems Carried through the Air」와 시세계에 대한 질문에 유창한 영어로 “하나는 시의 시대성이고 다른 하나는 생의 영원성”인데 이 시대성과 영원성은 서로 분리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시대성이란 지금 우리가 직면한 동시대의 디지털 문화의 특성과 관련되어” 있으며, “활자문화 시대에서 디지털문화 시대로의 전환은 가히 혁명적”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언어를 구사하기 시작한 이래 시는 인간이 가장 인간적으로 감정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절대적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시대가 목전에 펼쳐지는 상황에서 인간과 기계의 경계선은 시대성과 영원성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지키는 결정적 쟁점이 될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명쾌한 답변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멕시코의 마르코 안토니오 캄포스의 시 「달리는 말Caballo en fuga」과 이탈리아 시인 안토넬라 카르멘 카지아노의 시 「나는 어머니에게서 우아함을 배웠습니다Ho appreso l’eleganza da mia madre, I learned elegance from my mother」, 다비데 론도니Davide Rondoni의 시 「화성에서 로봇이 사라졌다는 새로운 보고서가 나온 후In seguito a una notizia riportata dai giornali sulla perdita di robot sulpianeta Marte, In the wake of a new report on the loss of robots on the planet Mars」, 에밀리오 코코의 시 「큰 아파트에 있는 건 너와 나Siamo tu e io nel grande appartamento, It’s you and me in the big flat」 낭송과 함께 시에 대한 질문과, 김구슬 시인의 시 「1월의 여름Summer in January」에 나오는 ‘에밀리 정원’에 대한 질문, 손정순 시인의 시 「복사꽃 진 자리Where the peach blossoms fell」에 나오는 ‘사월’에 대한 의미, 김종훈 시인의 시 「종이 인형Paper doll」에 대한 한국 어린이 놀이문화에 대한 질문에 각 시인들의 개성 있는 답변이 이어졌다.

시인과 젊은 청소년, 대학생들과의 신선한 대화는 2-3시간에 이르는 긴 ‘오찬 토크’까지 이어졌다. 왜 유럽의 식사시간이 긴지, 그들의 식사문화에 대한 의문이 조금 풀렸다. 문화살롱같은 느낌이랄까? 이들은 식사를 하면서 유쾌하게 담론을 즐겼다. 천천히 여유 있게 즐기며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의 식탁문화가 부러워지기도 했다.

 

이탈리아 한국 수교 140주년 기념 시낭송회

이날 23일 저녁 8시에는 밀라노 대한민국총영사관에서 이탈리아와 한국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시와 문화: 이탈리아와 한국의 시적 대화’라는 주제로 시낭송 행사가 펼쳐졌다. 최근, 한국과 이탈리아 관계는 정치, 경제, 문화, 관광 동 다양한 분야에서 순조롭게 발전하고 있으며, 올해는 한국과 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해이다.

유럽국제시축제 초대 시인들과 박광일 밀라노 한인회장과 밀라노 거주 한국시인과 한인들, 라우라 가르바글리아Laura Garavaglia 코모시인협희 회장과 이탈리아 시인, 독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강형식 총영사는 “이탈리아 문화, 유적, 음식, 축구, 명품 등은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한국인이 가장 방문하고 싶은 국가 중의 하나”로 “매년 10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이탈리아를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K-pop, 드라마, 영화 등 한국문화는 TV, 자동차, 스마트폰 등 한국 상품과 함께 이탈리아에서 큰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으며, “한국을 방문하는 이탈리아인들도 증가”하고 있다며, “문화에는 국경이 없으며, 오늘 행사가 여러분의 한국문화 및 시문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한국과 이탈리아, 세계 간 우의와 협력이 증진되는 유익한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 이탈리아 시낭송 행사 후 한국과 이탈리아 시인들과의 교류를 위한 리셉션이 이어졌으며, 행사에 참석한 밀라노대학의 한국학 교수는 “한국시인들의 시를 이탈리아어로 번역하여 한국어 수업에 활용하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무대공연으로 이어진 이색적인 시놀이 체험

25일 토요일 오전 9시, 고등학교Aula Magna of Liceo Teresa Ciceri에서 ‘시와 젊은이: 무한한 창의적 표현Poetry and young people: boundless creative expression’이라는 주제로 이색적인 시놀이가 펼쳐졌다.

이 행사는 유럽국제시축제에서 만난 가장 감동 깊은 무대였다. 학생들은 각국 시인들의 작품을 읽고 다양한 시적 체험을 영상과 음악과 미술, 연극 등 무대공연을 선보였다. 학생들이 초대 시인들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영상비디오는 한편의 초단편 영화를 보는 듯 수준 높았으며, 시를 작곡하여 피아노 음악으로 연주하고, 정성스런 그림으로 이미지를 표현하고, 시극 공연을 펼쳤다. 상상을 초월한 무대공연은 초대 시인들과 관중들에게 깊은 울림과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시와 젊은이: 무한한 창의적 표현'이라는 펼쳐진 이색적인 시놀이에 참가한 고등학생들과 초대시인들

김구슬 시인의 시 「상상과 현실이 만나고Where Imagination and Reality Meet」에 대한 감상을 각기 다른 이미지로 표현한 그림상자 모형 설치미술은 시인에게 선물했지만 부피가 커서 한국에 가져오지 못해 아쉬웠다.

그들은 시적 체험을 발표한 후 시에 대해 느낀 감상과 궁금한 부분을 시인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였으며, 행사가 끝난 이후로도 이어졌다.

선생님은 한 학생을 손정순 시인에게 데려와 “이 학생이 시인의 시를 너무 좋아한다”며 직접 소개하기도 하였다. 학생은 1년 동안 시를 공부한 습작생으로 시를 잘 쓰고 싶은데 시적 상상력을 어떻게 발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함께 한국문화를 좋아하며, 한국에 꼭 한번 방문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김종훈 시인의 시 「종이 인형」에 대한 질문은 이곳에서도 이어졌다. 이탈리아 문화에서는 볼 수 없는 한국 어린이 놀이문화에 대한 신비로움과 궁금증이었다.

초대시인들은 학생들과 깊은 교감을 사진으로 남기며, 이메일을 주고받기도 하였다. 코모호수를 닮은 이탈리아의 푸른 청소년들은 깨어 있었다. 치열하고, 뜨겁고, 순수했다. 예비 시인들의 시에 대한 순수와 깊은 사유 및 진솔한 시 분석은 이번 시 축제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시인에 대한 경외와 초대 시인들과 교감하는 학생들의 태도였다. 이들은 시인의 시어와 행간에 내포된 상징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 또 물었다.

 

최동호 시인 올해 최고시인상 수상

수상자 최동호 시인

25일 오후 3시 30분(현지 시간)에는 이탈리아 코모시립박물관에서 ‘움직이는 시: 다감각적 경험’이란 주제로 국제시 낭독과 ‘유럽국제시축제Europa in Versi’ 시상식이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에서 최동호 시인이 유럽 국제시축제 ‘올해의 최고시인상Best Poet of 2024’을 수상하였다.

시상식 전에는 최동호 시인의 시낭송과 최동호 시인이 쓴 시에 곡을 붙인 시노래 〈영혼의 푸른 눈동자 - 코모호수에 부치는 송시〉가 소프라노 임선혜의 아름다운 노래로 울려 퍼졌다. 참석한 한국시인들과 한인들은 물론 현지인들에도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다.

수상자 소개

유럽시 국제시축제 위원회는 최동호 시인의 시를 높게 평가하며, “그의 시들은 우리 문학세계를 더욱 풍요하게 했으며, 세계 독자들의 가슴과 마음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겨놓았다”고 평했다.

이탈리아 대표 평론가 로베르토 갈라베르니Roberto Galaverni가 시상하였으며, 이탈리아 작곡가 지오반니 칸탈루피Giovanni Cantaluppi는 최동호 시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을 연주했다.
멕시코 시인 마르코 안토니오 캄포스, 이탈리아 시인 에밀리오 코코 등 20여 명의 시인과 코모시장, 강형식 밀라노한국총사관을 비롯한 이탈리아 주요 인사들과 문화예술인 100여 명이 참석하여 그의 수상을 축하했다.

최동호 시인은 “추최측과 모든 시인들께 감사함”을 전하며 “이번이 세 번째 코모 방문입니다. 햇살이 밝던 아주 붐비던 어느 날, 벨라지오 한 편에 서서 산과 코모호수, 다리를 바라보며 ‘이게 뭐지?’ 싶었습니다.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었고, 마치 에메랄드 같은 코모호수에서 푸른 눈동자의 영혼이 느껴졌습니다. 하늘과 코모호수가 한 편의 영화 같았습니다. 저는 제 시와 코모의 아름다움이 좋습니다. 제 시의 메아리가 코모에서 한국까지 울려 퍼져 코모와 한국을 연결해주는 노래가 되면 좋겠고, 코모 사람들에게 영원히 불리면 좋겠습니다.”라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산언덕에 아지랑이 피어올라
백합화 하얀 십자가 눈부신
교회 앞 야생화의 향기는 산들바람에 날리고

설산의 전설을 노래하며 살았던 사람들은
높은 산봉우리에 깃든
신비로운 향기 전해주네

빙하가 물결치는 코모호수여,
에메랄드빛 보석처럼 빛나는
그대 영혼의 푸른 눈동자여!

하얀 백합화 내 마음에 피어오르고
짙푸른 눈동자 눈앞에 출렁이니
코모호수 산들바람 나 어찌 잊을 수 있으리오

- 최동호, 「영혼의 푸른 눈동자 - 코모호수에 부치는 송시」

최동호 시인은 1979년 시와 평론으로 등단한 이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왔으며 다수의 작품이 이탈리아와 프랑스, 헝가리, 스페인 등에서 번역되어 해외 문인과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캄나고 볼타 산책하며 시낭송
빌라 소르마니 마르조라티 우바에서 시적 대화

캄나고 볼타 산책 시낭송 관객들

26일 일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두 시간 가량 ‘움직이는 시: 시, 과학, 자연 사이의 다리’를 주제로 초대 시인들은 캄나고 볼타를 산책하며 시를 낭송했다. 코모에 도착한 날부터 코모 호수 위 저 높은 산속 집들이 아름다워 그곳에 가닿는 꿈을 꾸었다. 드디어 꿈은 이루어졌다.

행사기간 내내 흐렸던 날이 일요일 아침에는 활짝 갰다. 코모의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호수를 오른쪽으로 끼고 산으로 오르는 길, 바람이 코모호수 쪽에서 불어왔다. 발밑에서는 풀꽃들이 바스락거리고, 내 발소리에 놀란 산새들이 빠르게 달아난다. 산 아래로 빛나는 코모의 호수와 유서 깊은 건물과 숨겨진 집들은 아름다웠다.

피날레를 장식한 최동호 시인

숲으로 우거진 캄나고 볼타를 오르며, 낭송하는 시 산책은 정말 이색적이었다. 현지인들과 여행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둘러서서 경청했다. 전날 고교와 대학에서 만난 학생과 그 가족들도 보였다. 초대 시인들의 나라와 문화는 다르고 하는 일도 제각각이지만 그들의 마음 속 깊은 시의 영혼은 닮아 있었다. 무엇보다 예술과 문화에 대해, 시가 보여주는 길 위의 풍경에 대해 열려 있었다. 특히 손짓과 몸짓을 다해 영혼을 노래하는 멕시코 시인 마르코 안토니오 캄포스의 시낭송은 알아듣지 못하는 이국어였지만 이미 모두의 마음속 깊이 스며들었다. 시인들은 각기 길들이지 않은 순수의 시선과 뜨거운 시의 심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 빛나는 시인들 속에서, 관중들 속에서 나도 뜨거워졌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아름답고 강렬한 순간을 그들과 나누었다.

높이 올라갈수록 호수는 점점 더 넓어지고 2시간 만에 산등성이 그로나 산Monte. Grona(1736m)에 올라섰다. 이곳은 온통 푸른빛이다. 산과 하늘과 호수가 경계를 허물며 어우러져 있다.

드디어 최동호 시인의 시가 낭송되었고, 어제 코모시립박물관에서 울려퍼진 최동호 시인의 시노래 〈영혼의 푸른 눈동자 - 코모호수에 부치는 송시〉가 다시 울려퍼졌다. 순간 지나는 사람들도 자연도 모두들 멈추고 숨죽였다.

이탈리아국경을 넘어 밀라노를 지나 코모호수를 향할 때 궂은 날씨에다 공사현장이 많은 도로를 달리며, 다시 칸으로 돌아가고픈 유혹에 잠시 흔들렸다. 한 시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가 거기 있다는데 얼마나 아름다울까?”라며 기회가 된다면 자신도 꼭 그곳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지만, 이십 년 전 잠시 찾았던 코모가 내 기억 속에 그렇게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있는 건 아니었다. 여기까지 올라 〈코모호수에 부치는 송시〉를 들으니 이제야 끝도 없이 이어지는 코모호수가 얼마나 아름답고 큰 호수인지를 짐작게 한다. 김종훈 시인은 저기 알프스 설산이 보여 사진을 찍었다며 감격해 한다.

내려오는 길, 산 아래로 오렌지색 지붕을 얹은 유럽의 이국적인 풍경들을 바라본다. 나라는 다르지만 애기똥풀과 패랭이, 엉겅퀴 등 피어나는 꽃들과 풀들은 내 나라 고향의 자연과 다르지 않다.

산에서 내려와 또 3시간 동안 긴 오찬을 나누고 푸르른 코모호수를 따라 걸었다. 맑고 푸른 호수 주변으로 높은 산들이 솟아 있고, 정박한 배들과 호수를 둘러싼 마을들이 아름답다. 자전거를 타기도 하며, 많은 인파들이 호수 주변을 거닐며 산책을 즐긴다. 어디선가 음악이 흐르고, 색소폰 연주에 맞추어 재즈곡들이 흘러나오자 지나가는 이들이 춤을 춘다. 낯익은 재즈음표가 물결처럼 흐른다. 순간, “에메랄드빛 보석처럼 빛나는 / 그대 영혼의 푸른 눈동자”를 오래 오래 담아본다.

오후 6시부터는 아름다운 빌라 소르마니 마르조라티 우바Villa Sormani Marzorati Uva에서 ‘시: 경계가 없는 예술 형식’을 주제로 청중, 시인과 문학평론가 로베르토 갈라베르니 사이의 시적 대화가 이어졌다.

귀국하기 전, 코모성당과 광장을 둘러보며, 세실리아가 일러준 광장의 오래된 젤라또 가게에서 줄을 섰다. 최동호 시인이 노래한 “코모호수 산들바람”뿐 아니라 코모의 초여름 햇살 아래 광장을 거닐며 맛본 젤라또 또한 잊을 수 없을 것만 같다.

 


 

 

* 《쿨투라》 2024년 6월호(통권 12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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